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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박재동의 '손바닥 그림들'이 꿈꾸는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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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동의 '손바닥 그림'이 꿈꾸는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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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만평가로 널리 알려진 박재동화백님의 '박재동의 손바닥 그림들' 展을 둘러 보면서 당신이 꿈꾸는 '손바닥 그림들'의 목적지(?)가 어딘가 궁금하여 물어봤더니 의외의 답변을 듣게 됐다. "...내 작품들이 화장실에 걸려 (용변을 보는 사람과) 교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이었다. 요즘 표현으로 말하자면 '발칙한 상상'이라고 해야 할까? 나는 박화백님의 작품에 대해서 이렇쿵 저렇쿵 평가할 입장은 전혀 못된다. 하지만 나 처럼 보통의 사람들이 귀하게 구입한 작품을 화장실에 걸어둔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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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나 같은 범인들은 박화백님의 작품을 구입하게 되면 거실 한쪽에 걸어두고 집으로 온 손님들에게 박화백님의 작품이라며 자랑을 할 것인데, 정작 당신은 당신의 작품이 화장실 벽면 한쪽 눈에 잘 띄는 곳에 걸어두고 용을 쓰는 사람과 마주보며 교감을 하기 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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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박화백님의 말씀을 듣고 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박재동의 손바닥 그림들' 展이 열리고 있는ZeinXeno 갤러리 관장에게 화장실을 안내 받아 간 그곳에는 그림과 같은 작품이 떠~억하니 화장실 변기앞에 걸려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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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변은 보지 않았지만 변기에 앉아서 본 작품은 바로 내 눈앞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며 나와 소통을 하고자 앉아 있는 모습이었는데, 작품속에 그려진 모습들은 금새 나를 향하여 반문하고 있는 것이었다.

"...뭘 그렇게 바쁘게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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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바쁘게 산 듯 해도 기실 바쁘게 산 만큼 뭔가 제대로 이루어 놓은것도 없고 그저 시간에 쫒겨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을 뿐, 나를 돌아 볼 시간은 없었는데 그림 속 화자는 나를 향하여 짧은 배설행위 중에 귀한 만남을 청하고 나선 것이었다.(더 많은 것을 비우시라는 말씀? ^^)




당신도 어렸을 땐
밥도 잘 먹고
씩씩하게 공도 잘 차고

곧잘 싸움도 했겠지만
친구간엔
의리도 있었겠지요

귀한 아들에다
아버지에다
남편이었겠지요

야심차게
사업도 했겠지요

그때가 꿈인지
지금이 꿈인지
모두가 꿈인지
모두가 현실인지

그러나 이 순간도
긴 삶의 여정 중
한토막이겠지요

언젠가 당신도
이 순간을 추억하며

웃을 날이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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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짧은 글은 얼마전 노 전대통령의 유서에 남겨진 '생사일여'의 불교관이 얼마간 묻어 나 보이는, 과거와 미래의 시공을 넘나드는 박화백님의 자유자재한 현재의 모습이 작품에 녹아든 글이자, 박화백님이 꿈꾸는 손바닥 그림들이 우리들에게 던지는 메세지며, 바쁜 현대인들의 손에 쥐어주는 달짝지근한 솜사탕 같은 휴식의 시간이었다. 그 귀한 시간 한토막을 화장실에 붙들어 두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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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늘 큰 것을 쫏다가 작은 것 하나도 채 이루지 못하고 주어진 삶을 다 허비하고 있는 모습이며 나 또한 그러한데, 박재동화백님의 '박재동의 손바닥 그림들' 展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모습은, 작은 시간 한토막을 귀하게 여기다 보면 큰 행복이 생활 가운데 절로 충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 더없이 귀중한 전시회였다. 오늘날 적지않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드높이며 자랑을 일삼고 있을 때 손바닥만한 작은 공간에서 손바닥만한 그림으로 자신을 스스로 낮추며 작아지고자 하는 모습을 보며 당신이야말로 진정한 세상의 거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돌아선 화장실 속 손바닥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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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화백의 '박재동의 손바닥 그림들 展'에서 만날 수 있는 유쾌 통쾌 상쾌하고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작품들은 이달 24일 까지 광화문역 3번 출구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종로구 창성동 ZeinXeno 갤러리(02-737-5751) 에서 열린다.
**  '박재동의 손바닥 그림들 展'에서 담아 온 작품들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성원있으시기 바랍니다. ^^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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