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압통치 종식 '3보 1배' 나선 강기갑
오늘(14일) 오후 5시 경, 종로구 창성동에 있는 한 겔러리에서 박제동 화백의 '손바닥 그림들 전시회'를 꽤 오랜동안 관람하고 돌아서는데 청와대로 가는 길목 근처가 갑자기 전경들의 움직임으로 바빠졌다. 무슨일이 일어났나보다 하고 광화문로를 다라 시청방향으로 걸어서 오던 중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의원 일행을 만나게 됐다.
그런데 그는 그저 걸어서 내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게 아니라 3보 1배의 의식을 치르며 힘들게 다가오고 있었다. 작년 5월 25일 촛불이 한창 불타오를 때 청계광장을 출발하여 청와대 입구까지 가는 여정을 함께한 후 1년만에 다시금 광화문로에서 우연히 조우하게 된 것인데 그때와 다름없는 3보 1배의 모습으로 강기갑의원을 만나게 됐다. 참 묘한 인연이다.
작년, 그러니까 이명박정부가 막 출범하여 똥 오줌 못가리고 있을 즈음 촛불집회를 취재하면서 강기갑의원을 만났는데, 그때는 '미국산광우병쇠고기 수입 재협상과 고시 철회'를 위한 3보 1배 의식이었지만 이명박정부의 기만적인 '대국민사과'와 경찰을 통해 촛불을 폭력으로 진압하는 등 이유로 3보 1배의 염원은 성사되지 못한 채 이명박정권의 언론과 검찰 등을 이용한 공안정국 조성으로 반정부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에 나서 결국 노 전대통령을 투신 서거에 이르게 한 강압통치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었다.
따라서 강기갑의원이 다시금 3보 1배에 나선 이유는 이명박정권의 이러한 강압통치에 맞서 강압통치 종식과 함께 이명박정부에 의해 말살되고 있는 '민주주의' 회복과 노동생존권 등의 염원을 담아 3보 1배에 나선 것이다. 1년전, 광화문로를 지나 청와대를 향할 당시하고는 비교되지도 않는 정국의 변화가 일어났고 다시 1년이 지난 후, 이명박정권에 의해 잃어버린 것은 민주세력의 구심점이었던 노 전대통령과 더불어 촛불로 대변되는 민주주의와 함께 더욱더 심화된 노동자와 농민의 양극화의 모습이며, '경제살리기'는 한낱 구호에 지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명박정부의 PSI 참여 등 정권유지 차원의 대북 강경정책으로 한반도는 그 어느때 보다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강기갑의원을 비롯한 민주노동당 일행의 힘겨운 3보 1배는 강압통치로 일관하고 있는 이명박정부의 강공드라이브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한다.
그런 한편 민주노동당이나 민주세력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명박대통령이 청와대 뒷산에서 들었다는 '아침이슬'의 노래처럼, 이른바 조문정국으로 민심을 잃은 이명박정부가 또다시 청와대 뒷산에 올라 이번에는 '광야에서'를 듣고 깊이 뉘우쳤다며 양치기 소년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하는 블랙코미디 같은 우려도 없지않다. 속이는 것도 한두번이고 속아주는 것도 한두번인 만큼 힘들게 시작한 3보 1배의 염원이 반드시 이루어지길 기원한다.
<화보> 강압통치 종식을 위한 '3보 1배' 나선 강기갑의원
14일 오후 5시 30분 현재, 3보 1배로 세종문회회관 앞을 지나고 있는 강기갑의원 외 민주노동당 일행
...염원하시는 일 반드시 이루시기 바랍니다! ()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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