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 '이명박 찬양' 듣기 민망했다
지난 3일 서해안 화성 전곡항에서는 2009 국제 경기보트쇼와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 개막식이 열리고 있었다. 이 대회 개막식에서 나의 관심을 끈 것은 '식객 허영만 화백'과 '소녀시대 정도였고 정치인들의 등장에는 별로 관심이 었었다. 그러나 좋던 싫던 개막식장에 참석해 있다면 식순에 따라서 이 지역 등 서울에 버금가는 위성도시들을 거느리고 있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모습을 보지않을 수 없었다.
드디어 자유인 허영만 화백과 '집단가출'팀이 사회자에 의해 소개되고 집단가출팀의 면모를 접할 수 있게 되었는데 나를 민망하게 만든 것은 집단가출팀의 소개와 포부를 듣고 나서 사회자가 김문수를 무대 위로 초대하면서 부터였다. 그는 개막식장의 참가자로 부터 박수를 받으며 무대위로 등장하는 한편, 집단가출팀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건네고 사회자 곁에 서 있던 허영만화백 곁에 서서 문제의 찬양이 담긴 연설(?)과 함께 집단가출팀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쏟아냈다.
그는 허영만화백 소개와 함께 이명박대통령을 찬양하는 발언을 할 때 까지 스스로 민망한 발언을 의식했던지 허화백의 등에서 손을 떼지 못하며 스킨십(?)을 계속했고 "...이 철조망을 이명박대통령께서 작년 취임하시면서 걷어 내셨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바다로 자유롭게 나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철조망을 걷어주신 이명박대통령께 감사를 드리면서..." 라며 감사를 표시하자 개막식장은 순식간에 조용해 졌다. (행사장에서 정치인들의 이런 발언은 곧잘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나타난다. 정당대회도 아닌데...)잠시 동안 허화백의 등을 스킨십하며 헛헛한 웃음을 흘리며 집단가출팀을 소개한 그는 두얼굴도 모자라 천의 얼굴을 가진 전형적인 정치인의 한 모습을 보는듯 발언을 듣는 순간 민망함을 감추지 못햇지만 정작 당사자인 김문수는 아무렇지도 않은 채 이 장면을 통과하고 있는 것이었다. (서해안에 철조망을 걷어내지 않으면 바다로 나갈 수 없다고?...백령도도 아니고 경기도 전곡항인데...)
이명박대통령에 대한 경기도지사 김문수의 아부섞인 '찬양 발언'이 담긴 영상
그러한 김문수는 불과 두달전 특혜의혹이 끊이지 않던 제2롯데 신축허가를 결정하고자 하는 이명박정부에 대해서 반대의 목소리를 내며 '믿을 수 없는 정부'라고 맹비난하는듯 했지만 알고보니 그 비난은 성남시에도 고도제한을 풀어달라는 정치쇼였고, 제2롯데를 반대하는 성남시민 등의 불을 끄기위한 맞바람작전임이 드러난 바 있었다. 그는 성남시민을 위한 듯한 발언에서 "선 성남 고도제한 완화, 후 롯데 허가의 방침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관철할 수 있도록..."과 같이 성남시민을 위한 발언 같지만 사실상 롯데의 허가를 용인한데서 알 수 있듯이 '까는듯 적극적으로' 이대통령을 측근에서 돕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모습을 두고 그가 차기대권을 노리고 꺼내든 카드 아니냐는 말도 안되는 기사로 사실을 호도하는 정치부 기자들도 있었지만 마침내 그의 속내를 드러낸 곳은 전곡항에서 열린 2009 국제 경기보트쇼와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 개막식에서 였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이명박대통령을 찬양하는 이 장면을 보면서 '정치는 저렇게 하는 것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또다시 정치적이득에 혈안이 되어있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며 뻔한 눈속임도 불구하고 아부를 할 줄 모르는 민주당 등 야당들이 문득 떠 올랐다. 김문수가 굳이 이 행사장에서 이명박찬양이라는 카드를 끄집어 내지 않아도 됐지만 노 전대통령의 투신 서거후 '조문정국'으로 변한 국내 정치상황은 이명박정권에 등을 돌리는 국민들이 늘어남에 따라 지지율은 곤두박칠 치고 있는 상황이었고, 검찰의 책임론과 함께 이명박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야당의 거센 도전이 펼쳐지고 있던 참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당들은 아직 정치현실을 뒷전에 두고 아직도 분향소 곁에서 국민들의 정서에만 호소하는 듯 실질적인 역공을 펼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림들은 2009 국제 경기보트쇼와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 개막식의 김문수 경기도지사 모습
정말 듣기 싫은 소리겠지만 민주당은 노 전대통령의 서거로 어부지리로 얻은 지지율일 뿐 당지도부와 참여정부을 구성하고 있던 최고위원 등 지도급 인사들은 김문수와 같은 아부섞인 발언과 같이 흐트러진 야권을 한데묶는 일에 실패하고 있었다. 그들은 참여정부 5년 내내 '반노무현'으로 일관하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만 노리며 적전 분열을 거듭하며 마침내 정권을 내주었던 것인데(누구라고 지목하지 않아도 잘 아실 것이다.) 요즘 이명박정권이 흔들리며 내홍을 겪고 있는듯 하지만 실상은 이렇듯 경기도지사의 외곽포가 이명박정권을 뒷받침하는 것과 동시에 경기도지사의 입지를 챙겨줄 2009 국제 경기보트쇼와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의 주인으로 메머드급 행사지원을 받고있는 모습인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조문정국은 검찰과 이명박정권의 야당 돈줄죄기와 노 전대통령 흠집내기로 노 전대통령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며 자초한 모습이지만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김문수와 같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은 챙기는 동시에 이명박정권에 공을 돌리며 단합을 과시하는 얄미울 정도의 지혜를 발휘하지 않으면 모처럼 역전한 지지율을 다시금 빼앗기게 될 것으로 여겨진다.
벌써부터 차기대권 주자 운운하는 모습이나 제2의 노무현 운운하는 모습은 적전분열의 한 모습일 뿐, 정세균대표의 민주당 모습은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이며 국민들 다수는 김문수의 정치행보와 같이 두얼굴을 하고 있는 정치권에 대해서 여전히 불신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노 전대통령이 서거후 국민들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은 정치적 이해타산을 즐기는 정치인들의 모습에 비해 그의 올곧은 정치철학이 만든 산물이며 열린우리당에 이어 민주당에서 특정 대표를 찬양하며 단합된 모습을 본 것은 오래전이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은 전혀 필요없을 것 같이 보이는 '김문수의 아부'를 배울 필요가 있다.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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