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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내겐 가끔씩 '헤드랜턴'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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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가끔씩 '헤드랜턴'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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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은 한동안 구룡마을 밭뙈기 곁에서 처음보는 낮선 내게 호기심을 보였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녀석은 나를 따라오는듯 하더니 그의 영역으로 사라졌다.
나는 녀석이 궁금하여 그가 사라진 골목길을 따라가 봤다.

녀석이 기거하는 듯한 곳은 움막집이 있는 어둠컴컴한 골목길 안쪽이었는데
내 발자국 소리에 가던길을 멈추고 몸을 웅크리며 노려봤다.

녀석의 눈에서 광채가 번득였다.
그리고 몸을 세우고 앉은 녀석은 마치 '라이언킹' 같이 늠름한 모습으로 나를 쳐다봤다.
어둠속에서 냥이의 눈에는 카리스마가 넘쳐 흐르고 있었다.

고양이나 사자 등 동물들의 눈은 인간과 달리 어둠속에서는 광채를 발한다.
그들은 그들 스스로를 보호하고 사냥 등 살아남기 위한 장치로
밤에는 인간들 보다 최소한 여섯배나 더 멀리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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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눈은 사람과는 달리 망막 뒷쪽에 반사막이 있고
희미한 빛이라도 모두 망막 뒤쪽에 빛을 반사하는 엷은 층에 모아 반사하게된 때문이라고 한다.
참 다행한 것은 인간들에게 이런 반사체가 없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생각해 보라.
만약 인간들에게 고양이나 동물들 같이 반사막이 있다면
밤거리는 온통 눈을 부릅뜨고 번득이는 괴물들이 오가는 해괴망측한 분위가 될 게 아닌가?
뿐만 아니라 불꺼둔 방에서 마주치는 가족들의 모습은 또 어떨까?

조물주의 창조력은 정말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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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내 앞에서 카리스마를 보이고 있는 길냥이 눈은
 마치 '헤드렌턴'처럼 사물을 비추고 있는 모습이었다.

내가 볼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척 하며 등을 돌리자
녀석은 다시금 좁은 골목길로 나를 따라 나왔다.
그리고 눈이 마주치자 마자 다시 쪼구려 앉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누구...세횸?...)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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