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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친구가 빼앗아 간 처참한 '죽음'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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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빼앗아 간 처참한 '죽음'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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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서울 도심에서는 보기힘든 벚꽃터널이 있는 대치동의 'ㅊ 아파트단지'를 방문하여 벚꽃이 흐드러진 장면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데 그림과 같은 처참한 광경이 목격되었습니다. 그림의 모습과 같이 이 나무는 '수양버들 Salix babylonica'로 수령이 40~50년은 족히 돼 보이는 고목이었고 근처의 조경수들과 함께 이 아파트단지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었던 나무로 보이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나 나무 밑둥지를 잘라내는 한편 큰덩치의 잔가지를 모두 잘라내어 곁에 쌓아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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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버들은 중국이 원산지로 특히 '양쯔 강 揚子江' 하류 지방에 많으며 일본에도 분포하는 수종으로 한국에서는 전국 각지의 마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요즈음 미국에서도 인기 있는 관상수로 많이 심는다고 전해지는데, 수양버들의 '수양'은 원래 중국 '수隋 나라'의 '양제 煬帝'에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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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이나 수양과 모습이 비슷한  능수버들의 가지가 가늘고 실같이 늘어지므로 아름다운 여인에 비유되기도 한 수양버들은 원래 '풍치수 風致樹'로 심었고 수양버들은 생장속도가 빠르고 공해에도 잘 견디는 나무로 알려졌습니다. 갈래갈래 축 늘어지는 가지가 아름다워 도심지나 큰 길가의 가로수로 많이 심었으나  봄이 되면 솜털처럼 공중에 떠다니는 씨가 호흡기 질환이나 피부염 등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최근에는 다른 수종으로 바꿔 심고 있는 형편인데 이 아파트단지에 있는 수양버들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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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파트단지 입구에는 '재건축'을 위한 주민들의 공청회가 이어지고 있었는데 현수막 내용을 보아하니 반드시 수양버들이 인체에 나쁜영향을 미쳐서 잘려나간 것 같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이를테면 재건축을 위한 수순밟기라 해야 할까요? 아파트단지 곳곳에 심어 둔 조경수들은 재건축을 하면 옮겨심기도 하지만 수령이 오래되고 덩치가 큰 나무들은 장소를 옮겨서 잘 살지 못하는 모습을 많이 봐 왔습니다. 밑둥이 잘린채 쓰러져 있는 수양버들은 이 아파트단지에서 제일 큰 고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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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목은 서울 강남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 부터 이 자리를 지켜온 듯 다른 조경수와 비교가 되지않을 정도로 큰 몸집이었는데, 한때 이 나무는 이곳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 뭇사람들의 시선을 독차지 했을 것이며 수양버들의 전형을 보여주며 무럭무럭 자랐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수양버들에 깃든 목신도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더 많은 가지를 치렁치렁 매달며 봄의 전령처럼 이곳에 살았을 것이나 어느날 그가 단하나의 친구로 사랑했던 인간들로 부터 목숨을 빼앗기며 죽음을 맞이했던 것입니다. 그것도 한참 기세 등등하게 물을 뽑아 올리던 어느 봄날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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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4월의 풀꽃들과 더불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피어나는 봄철 꽃나무들 일 것입니다. 매화를 필두로 목련화나 개나리 벚꽃 살구꽃 복숭아꽃 등 사방을 둘러봐도 세상을 천국처럼 만들고 있는 나무들인데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이런 나무들에 대해서 인간들이 하는 짓이라고는 한순간의 이기심으로 그들의 삶 전체를 살찌우게 했던 나무 밑둥지를 처참하게 베어내는 몹쓸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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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나무 밑둥지를 자른데는 이유야 없을 리 없지만 눈만뜨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단 하나의 소중한 친구와 같은 나무에게 행한 대가 치고는 너무도 살벌한 세상입니다. 그는 인간들을 향해 늘 이렇게 고백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난 절대로 외롭지 않아
내 친구인 너도 알거야
정말로 친구를 얻었다는 걸
...

모든 사람들이 네게 등을 돌려도
그들이 하는 말은 듣지 않아
나 처럼 널 보지 않으니 말야

난...
너를 너무도 소중히 생각했어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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