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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홍어가 '울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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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가 '울고' 있어요!

작년 이맘때 였습니다.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사업을 하다가 귀국한 지인으로 부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전화내용은 뜬금없이 홍어를 좀 팔아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지인의 통화내용으로 미루어 홍어 한두마리가 아니라 상당량인건 같아서 자초지종을 알아보기 위해서 그와 약속한 종로의 한 호텔로비에 도착했는데 그곳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수산업을 하고 있는 교민 한 분이 나와 있었습니다.

자세히 그의 말을 듣자하니 참 딱한 사정이었습니다. 3개월 전에 부산으로 선적한 홍어가 냉동창고에 묶여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그는 호텔에서 홍어 때문에 한달간 투숙하고 있는 상태고 홍어는 홍어대로 냉동창고에서 풀려날(?) 조짐을 보이지 않자 본전만이라도 건져서 귀국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의 딱한 사정을 들어주고 싶어서 부산에서 수산업을 오래동안 한 친척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냉동창고 속의 홍어가 왜 반출이 안되는지 알아봐 달라는 부탁과 함께 판매가 가능하면 전량 수매를 해 줄것을 아울러 부탁했습니다. 부산의 한 냉동창고에 보관중인 홍어는 가오리 일부를 포함해서 컨테이너 3개의 분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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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이 내민 홍어 리스트에는 대중소로 나뉜 홍어가 숫자만으로도 빼곡하게 적혀있었는데, 글쎄요. 홍어 좀 팔아달라는 전화내용과 달리 터무니 없는 부탁 때문에 홍어에 대한 속설이 금방 떠 오르더군요.(아시는 분만 압니다. ^^) 부탁한 소식은 이틀만에 전화벨을 울렸는데, 아뿔사 냉동창고에 발이 묶인 홍어는 교민과 우리나라의 한 사업자가 동업을 한 사업인데 신용장을 담보로 우리나라에 계신 한분이 컨테이너 절반에 해당하는 홍어값을 미리 챙기고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역만리 바다건너 온 교민은 동업자와 홍어 때문에 울고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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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에는 홍어가 대풍이라는 소식과 함께 오늘 아침 가락시장에는 전에 볼 수 없던 진풍경들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홍어가 많이 잡히지 않을 때 어판장에는 거무튀튀한 칠레산 홍어들이 주로 판을 치고 있었는데 오늘 어판장 곳곳에는 붉으스레한 홍어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습니다. 홍어가 풍녕이 든 덕분에 가격은 저렴하다고 해도 여전히 홍어는 서민들이 손쉽게 장바구니에 담을만한 물건(?)이 되지 못했습니다. 저는 어판장 곳곳에 널려있는 홍어를 보면서 1년전의 악몽같은 일을 떠 올렸는데 당시 교민이나 홍어의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도 울고 홍어도 울고있는 모습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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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는 그림과 같이 뒤집어 놓으면 마치 사람의 얼굴 형태를 하고 있고 입주변의 생김새가 사람의 얼굴과 흡사합니다. 아마 이런 모습은 기분이 좋을 때는 웃는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고 기분이 언잖을 땐 슬픈 모습으로 보일 수 있는데 자세히 관찰해 보면 입모양이 위로 치켜 올라간 게 아니라 약간 밑으로 쳐저있어서 '삐친' 모습이자 울고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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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의 형상이 이러해서 그런지 몰라도 홍어를 삭히면 발효되면서 발생하는 암모니아 냄새로 인해 썩은 냄새가 진동하여 처음 홍어를 접하는 사람은 정말 먹기 고약한 음식일 뿐만 아니라 이런 음식을 먹어도 되나 싶을 정도 일 것입니다. 보통 상한 생선을 먹으면 사람들은 식중독에 걸리기 십상이고  심할 경우 생명까지 잃을 수 있지만 홍어는 생선 가운데 유일(?)하게 썩은듯 발효된 상태에서 최상의 맛을 낼 뿐만 아니라 인체에도 무해하고 홍어가 삭을 때 만들어지는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 성분은 인체에 해로운 세균 번식을 막아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히려 잘 삭힌 홍어는 몸속의 담배독이나 술독 등을 제거하고 심지어 담석까지 삭혀주는 것으로 알려졌고 한의학상으로 볼 때 차가운 성질을 지니고 있어서 열이 많은 고혈압 환자들에게 좋은 작용을 한다고 하며, '황산콘드로이친' 성분이 다량 함유돼 관절염 환자나 류머티즘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의 다이어트와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홍어 이야기가 나온김에 남미 칠레 등지에서 잡히는 수입산 홍어와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국산 홍어를 비교할 수 있는 자료와 함께 가오리인지 홍어인지 구별할 수 있는 자료를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홍어를 보고 앗싸! 가오리!...하는 실수는 범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

 

 -. 몸은 마름모꼴이고 폭이 넓으며, 등쪽은 갈색,
     배쪽은 희거나 회색이며, 담색의 작고
     둥근반점이 있다.
 -.주둥이가 짧고 약간 돌출되어 있다.
 -. 목의 중앙선에는 많은 가시가 있고, 등지느러미
     는 2개이나 몸 뒤쪽에 있고, 아주 작다.
 -. 꼬리 등쪽에 있는 가시는 1~3개의 줄이 있다.

 -. 몸은 마름모꼴이나 전사면은 깊고 오목하다.
 -. 주둥이는 끝이 뾰족하고 많이 돌출되어 있다.
 -. 몸의 등쪽에는 눈의 상면에 4개,
     목부분에 2개의 가시가 있고, 꼬리부분의
     등쪽에는 드물게 3열의 가시가 있다.
 -.꼬리의 등쪽에는 갈색으로 작은 암적색이 산재하고,
     배쪽은 백색으로 작은 흑색이 산재되어 있다.

홍어 원산지 식별요령 (출처: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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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는 수컷보다 암컷의 가격이 세배로 월등히 높습니다. 그림은 홍어암컷 모습입니다.
수컷은 생식기 두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산어보 玆山魚譜'는 홍어를 가리켜 "홍어 암컷은 먹이 때문에 죽고, 수컷은 간음 때문에  죽음을 당하는 바
음淫을 탐하는 자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새겨들어아 할 명언 같습니다.

 

홍어

가오리

ㆍ체형은 마름모꼴로 전사면은 깊고 오목하다.
ㆍ주둥이 끝이 뽀쪽하고 많이 돌출되어 있다.
ㆍ가시는 등쪽 눈의 상면에 4개, 목부분에 2개,
   꼬리부분의 등쪽에 드물게 3열의 가시가 있다.
ㆍ모공이 있다.
ㆍ체색은 꼬리의 등쪽에는 갈색으로 작은 암적색이 산
   재하고 배쪽은 백색으로 작은 흑색반흔이 산재한다.
ㆍ등쪽을 손으로 문지르면 꺼칠꺼칠하다.

ㆍ몸 빛깔은 등쪽이 담황색 배쪽은 검은색을 띤다.

ㆍ껍질을 벗겼을 때 육질은 백색을 띤다.  

ㆍ꼬리가 통통하고 짧다.  

ㆍ모공이 없다.

칠레산 가오리와 홍어 유사품종 구별요령 (출처: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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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들 중 '칠레산' 산지표시가 된 홍어외 전부 우리나라에서 잡힌(국산) 홍어 모습입니다.

위와 같은 이유 등으로 홍어는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할 만큼 비싼값에 팔려나가고 한동안 홍어가 많이 잡히는 흑산도 연근해에서 홍어가 잡히지 않아 마리당 가격이 70만원을 호가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홍어맛을 아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남미의 칠레나 페루 연근해에서 잡히는 홍어를 수입하게 되었는데 서두에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 교민 한분이 홍어 때문에 만만한 홍어 신세가 되었다는 거 아닙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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