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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난생 처음 '파마'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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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파마'해 보니!




어림잡아 6개월 이상 기른 머리카락은 결국 고무줄로 묶고 말았는데 긴머리카락이 어깨뒤로 넘어가자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게 되어 긴머리카락의 여성들이 겪는 고충 얼마간을 이해하게 되었다. 처음 이런 모습을 본 지인은 나더러 '폐인'이 다 됐다는 말로 놀렸는데 그도 그럴것이 긴머리카락과 코수염까지 기른 모습은 그렇게 불러도 별로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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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작 이런 모습을 보고 잔소리가 심한 사람은 안사람이었다. 콧수염을 자르던지 아니면 머리카락 둘 중 하나를 잘라야 예뻐보인다나 뭐라나...그러면서 고집을 피우는 내게 제안한 게 '그렇다면 파마를 해서 머리카락이 단정하게 보이도록 하라'는 엄명과 함께 머리카락도 기르고 콧수염도 유지하는 실속(?)을 차리기 위해 난생처음 '날 받아둔' 날에 대치동에 있는 꽤 유명한 미용실에서 파마를 하게 되었다. 제법 오래전에 머리를 커트하기 위해 미용실을 들른 경험은 있지만 파마 때문에 미용실에 들른 것은 난생 처음 겪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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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전화를 하여 예약을 하고 들른 미용실에는 파마를 하는 여성들이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있는 모습이 보였고 파마는 순서대로 우선 원하는 헤어스타일에 따라서 머리카락이 커트되고 처음 해 보는 파마라 디자이너는 제 머리카락에 맞는 파마를 첵크한 다음 와인딩 후 롯드를 말고 본격적으로 파마시술에 들어갔는데, 앞에 있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재밋기도 하여 기념으로 몇컷의 그림을 남겼다.

그러나 파마를 하면서 재미있는 모습들은 의외로 다른곳에 있었다. 마지막 손님으로 찾아간 미용실에서는 디자이너들과 여성 손님들이 막 시작하는 '아내의 유혹'을 시청하고 있었는데, 아내의 유혹을 바라보는 여성들의 가혹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었다. '아니 저게 드라마야?' '그러게...저건 완전히 만화야!' '저런 걸 드라마라고 만들고 있나?' '아무리 드라마라고 해도 그렇지 말도 안돼!' '그럼 안보면 될 텐데...' '그러게 말야 그 시간에 딴 게 볼 게 있어야지' '저거 언제 끝나나?' '황당 시츄에이션이야!'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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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아내의 유혹에 등장하는 장면들이 바뀔 때 마다 키득이며 좋아하고 있었다. 그뿐 아니었다. '전선희 더 있다가 나와야 하는데' '정선희가 죽었다며?' '누가그래?' '아니 그여자는 정선희 출연한다는 이야기 넘겨짚고...' '하여간!' '정선희 너무 빨라 나오는 거 아냐?' '정선희 안 나왔으면 좋겠어'...마치 약속이라도 한듯 파마를 마치고 기다리는 동안 미용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 드라마 하나와 최근 출연을 예고하고 있는 정선희 등에 대한 입방아가 끊어지지 않았다.

솔직히 저는 이런 분위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여성들의 작은 관심사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려면 가끔씩 파마를 하든지 아니면 미용실을 찾아 갈 궁리를 해봐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방송사들이 만드는 드라마와 같은 프로그램 모니터링을 위해서는 여성들이 많이 모여들고 잡담이 이어지는 곳에가면 금방 특정 프로그램의 다수를 점하는 시청자들의 생생한 반응과 함께 드라마의 전개방향 까지 시청자에 맞게 재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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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을 뒤집어 쓰고 있는 동안 나의 두피는 근질 거리기 시작했는데 차마 긁지도 못한 채 디자이너에게 물어봤더니 조금만 참으라 하고 파마액이 발라진 상태여서 두피에 상처가 나면 안된다는 것 등, 파마를 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부작용과 함께 처방도 동시에 알려줬는데 머리카락을 길게 기르면서 머리손질을 자주못한 원인이나 스트레스가 있을 경우 두피가 엷어진다는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파마를 마치고 거울을 들여다 본 내 모습이 완전히 다른사람 처럼 보였고, 내 모습을 지켜보던 한 아주머니가 멋있다나 뭐라나...ㅋ ^^

반백이 넘은 나이에 생전처음 해 보는 파마는 미용실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늘어놓는 여성들의 잡담처럼 내 머리카락을 꼬이게 만들어 놓았고 나는 또 꼬부랑 거리는 머리카락 때문에 얼마간 사람들의 입방에 오르게 되었는데, 그때 사람들이 나더러 폐인이라는 오명과 함께 뜬금없는 소문으로 '...죽었다며?'와 같은 수다속에 갇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처음 낮설기만 했던 파마 머리는 안사람이 좋아하고 윽박질러서 한 조치지만 나이가 들면서 생전 처음해 본 파마는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는듯 기분이 묘하면서 결정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여성들이 심경의 변화가 일어나면 헤어스타일을 바꾼다고 한 속설이 맞는 말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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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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