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옛 주공 '우아하게' 만든 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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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라한 옛 주공 '우아하게' 만든 목련!

'주공아파트' 하면 우선 떠오르는 '키워드'가 무엇일런지요?...

저는 주공아파트를 떠 올리기만 하면 비좁은 공간과 아파트 단지의 넓은 공간과 함께 주공아파트 단지 곳곳에 심어둔 조경수가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풍경이 우선 떠 오릅니다. 요즘 건축되는 주공아파트라면 몰라도, 최소한 20년도 더 된 주공아파트 단지에는 열댓평의 비좁은 공간과 난방을 위하여 연탄을 주로 사용한 서민적 모습과 달리 계절에 따라 풍경을 달리하는 조경수가 머리속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요즘과 같은 봄철에는 아파트 단지를 둘러싸고 있는 개나리 울타리가 운치를 더해주고 있고, 조금만 시간이 더 지나면 오래된 하얀 벚나무에서 벚꽃들이 하얗게 핀 모습은 마치 꿈을 꾸는듯한 모습입니다. 뿐만 아니라 주공아파트의 역사와 더불어 굵어진 나무들은 아파트단지를 푸른 녹지로 바꾸는 한편 드넓은 화단에는 온갖 꽃들이 만발을 하고 가을이면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정취를 더해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대한주택공사 (한국 공사)  大韓住宅公社 1941년 설립된 조선주택영단의 권리를 승계하여 1962년 7월 설립되었다. 1962년 국내최초의 현대식 아파트 642호를 마포에 건설한 것을 시작으로 1978년 잠실지구에 1만 9,180호, 1984년 과천에 1만 3,522호, 1989년 상계동에 3만 6,909호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고 고덕·철산·광명에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했다. 1962년 이후 1992년까지 전국에 약 75만 8,000여 호의 주택을 건설·공급했다. 주요업무로는 건설·개량·분양·임대 및 관리와 대지조성 및 건설자재생산, 도시의 조성·정비 등 도시계획 사업의 시행, 주택단지내 편익·복리시설의 관리, 주택건설과 관련하여 정부로부터 위탁된 업무를 수행한다. 재개발사업 실적으로는 1983~88년 서울특별시 을지로2가의 도심지개발사업과 1986, 1989년 대구직할시 주택개량사업 등이 있다. 1987, 1990년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다음백과>

이런 풍경은 세월이 흐른 지금 오래되어 초라한 주공아파트를 돋보이게 하는 모습인데, 재개발을 하면 다수의 조경수들이 잘려나가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공아파트단지에는 요즘 매화와 더불어 봄소식을 알리고 오래되고 낡은 주공아파트를 우아하게 만드는 목련화가 한창이어서, 며칠전 서울 강남의 개포 주공 4단지를 방문하여 목련의 우아한 자태에 넋을 뺏기며 다수의 그림을 남겼습니다.
 
그들은 키 작은 나무로 이곳에 옮겨졌다가 마침내 거목이 되어 주공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엿보며 자라게 됐는데, 제 생각과 달리 목련은 사람들의 삶을 엿보며 자란 게 아니라 은빛을 마구 쏟아붓는 달님만 바라보고 살았던지 고운 자태는 너무 우아하고 아름답습니다. 이런 우아함으로 인해서 목련곁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변한 주공아파트가 더욱 빛나 보였던 것이죠.  

옛 주공아파트 단지에 핀 우아한 목련 함께 보실까요?

목련의 키는 어느덧 주공아파트 높이 만큼 자랐습니다.

이 만큼요.

아래서 올려다 본 목련의 모습 하늘에서 연이 떨어지는 듯 합니다.

곧 꽃망울 터뜨릴 목련들...

그들은 이곳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삶을 엿보며 자랐을까요?

훌쩍 커버린 목련은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 전부를 들여다 보며 자란 나뭅니다.

사람들이 힘들게 살아온 모습과 그 속에서 느낀 행복한 웃음을 동시에 알고 있지요.

그들이 늘 품고 살았을 꿈과 희망같은 모습을 닮은 백목련

그들의 삶이 하늘높이 꿈꾼 미래는

목련도 더불어 자라게 하여 하늘 높이 가지를 뻗게 했고

마침내 그들이 거목으로 자랄 때 쯤

목련을 기억하던 사람들은 떠나고 없을지라도

목련은 여전히 그들 곁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목련으로 인하여 우아하게 돋보이게 된 주공아파트...

목련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하얀 모습으로

우아한 자태로 다시금 봄을 맞이 했건만

사람들은 이제 더는 그를 반기려 하지않고 있는듯 보입니다.

하얀 목련이 필 때 쯤이면

이곳에서 자라던 환한 웃음을 머금은 아이의 얼굴이 떠 오를 것 같지만

이제 그 아이도 자라서 목련곁을 떠날 때가 됐고

목련도 재개발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습니다.

좁고 낡은 복도를 올라 창에서 내려다 본 목련과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사는 모습은 다르지 않았고

목련은 그 어느때 보다 더 많은 꽃송이와 우아한 스카프 같이 하얀꽃잎을 내 보이지만

이미 사람들의 마음들은 옛 주공을 떠나 있었습니다.

목련은 사람들이 자신보다 드 넓은 공간과 돈을 더 사랑한다는 것을 모를 리 없습니다만,

오가는 길에 늘 눈길을 마주쳐 준 것만 해도 고마워서 3월만 되면 하얀 속살을 드러내는 것일까요?

목련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곱고 우아한 모습이지만

사람들은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욱더 교활해지고 교만하여
옛 주공 단지에 처음 입주할 때 행복했던 그 모습을 되찾길 바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새 아파트는 잠시 기쁨을 줄지언정 해가 바뀔 때 마다 기쁨을 주지 않는다는 걸 사람들은 모르지만

옛 주공 아파트를 지키는 하얀 목련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3월 끝자락에 주공 아파트단지에 활짝핀 우아한 목련화의 자태를 보며
잠시 옛 주공을 돋보이게 하는 목련을 떠 올려 봤습니다.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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