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눈물과
'행복한 눈물'
그저께 오후, 한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그 전화 목소리의 주인공은
춘천에 있는 아우에게서 온 전화였다.
"...응...잘있지?...근데...왠일...? "
Lichtenstein Roy의 作品 -그이를 그리워하며Thinking of him-
그 아우는 다짜고짜로 주소를 한번 더 불러 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가 주소를 불러 달라는 의미를 당장 눈치 챘다.
그가 1년내내 농사를 지은 그 무엇을 내게 붙이려는 의도였다. 잠시 망설이다가 주소를 불러 주었다.
"...응...근데...뭐지?..."
"...네... 형님...저...야콘... 좀 부치겠습니다."
"...농사는 잘됐나?...그거 팔아서 쓰면되지...뭐하러 부쳐?!..."
"네...그래도... 형님 좀 드셔야지요..."
더는 말릴 수 없었다.
이 아우는 많은 양이 아니라도 농사가 끝나면 호박이며 콩이며 온갖 작물들을 부쳐오고 있고
가끔 들릴때면 있는 것 없는 것 다 털어서 대접하는라 부산을 떤다.
그 아우는 특용작물들을 농사짓고 있지만 아직 변변한 농토하나 없는 소작농에 불과하다.
그가 일년내 농사지어 올린 매출은 도시에서 직장에 다니며 번 돈에 절반도 못미치고 있어서
나는 그 아우에게 쓴소리를 자주 하는 편이었다.
그가 농사를 지어서 번 돈은 아이들 교육비조차도 빠듯하여 계수님은 품을 팔고 있는 처지기 때문이다.
아우가 부쳐 온 '야콘'과 조선일보의 '행복한눈물' 관련기사
그래서 나는 아우에게 눈높이를 더 낮추어야 농부의 본래 모습이라고 하며
그가 속히 농사를 때려치우길 바랬지만 아우의 농사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고 고집을 꺽을 수 없었다.
이른아침부터 밤늦도록 수고하여 번 돈이 고작 입에 밥풀도 면하지 못하는 어려운 생활이다.
그 아우는 수도 없이 절망하고 남모르게 흘린 눈물은 잘 마시지도 못하는 소주의 양 보다 더 많았다.
그의 꿈은 '농림부장관'이 되는 일이다.
그리하여 이 땅의 농부들이 처한 삶을 꼭 지키고 싶어하는 야망이 있다.
'...야!...무슨?...농림부장관이 아니라 당장 너 농사나 잘 지어라!..."
나는 속으로 화가나서 빌어먹을 농사 제발 걷어 치웠으면 하는 소리를 그렇게 버럭 내 질렀다.
그런 아우에게서 형님도 먹어보라며 '야콘'이 부쳐졌는데,어제 저녁 그 야콘이 도착했다.
택배아저씨로 부터 야콘을 받아들고 돌아서며 내 가슴은 한순간 미어졌다.
Roy Lichtenstein 作品 -행복한 눈물 Happy Tears-
'행복한 눈물'이라는 문제의 작품이 떠 올랐던 것이다.
리히텐슈타인은 어떤 생각으로 '행복한눈물'이라는 작품을 그렸는지
그의 작품이 있는 갤러리로 들어가서 알아볼 수 있었지만
삼성가가 소유하고 있다고 알려지고 그 그림을 매입한 돈이 '비자금'으로 사용되었다는 세간의 소식으로
나는 이 땅의 재벌들과 그 하수인들과 그들과 놀아 난 정치인들의 행복한 눈물이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니까 지금으로 부터 10년전 'IMF'가 이 땅에 짙은 어둠을 내리고 있었을 때
그들은 죽는 시늉을 하며 비정규직 노동자를 양산했고 IMF의 권고에 의하여(?) '구조조정'이 시작되었다.
물론 당시에 'IMF'가 이 땅에 발을 디뎌 놓을 것이라는 것을 경고한 언론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10년 후, 이 땅의 재벌들과 그 하수인들과 그들을 옹호한 법조계와 정치인들은
또 다시 행복한 눈물을 흘리기 위한 대국민호소작업(?)에 들어갔다.
농촌에서 신음하는 농부들의 눈물은 안중에도 없고 도회지에서 고통받는 영세노동자들의 눈물은 안중에도 없다.
모두들 국민을 잘 살게 해 주겠다는...그리하여 이 땅에 낙원을 만들겠다는 뻥들을 늘어 놓고 있다.
국민을 속여서라도 행복한 눈물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불사하겠다는 그들의 출사표를 보면 소름이 돋는다.
얼마전 김용철 (전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씨가 양심고백을 하며 흘린 눈물도 행복한눈물일 뿐이다.
그들은 철저히 '처절한 눈물'의 의미를 모르고 있으며 그들이 흘려 본 적 없는 눈물이다.
그 눈물을 이해한다고?...
그 처절한 눈물의 의미를 안다면 '행복한 눈물'을 당장 거두라!
Boramirang
http://blog.daum.net/jjainari/?_top_blogtop=go2myblog
내가 꿈꾸는 그곳-Boramirang
제작지원:그린토피아
'HI!~東方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거...먹어도 되나요? (19) | 2007.12.28 |
---|---|
타 들어 가는 '농심'속에서 찾은 작은희망 (2) | 2007.12.11 |
'귀농'이 그렇게 힘드는 것일까? (0) | 2007.11.02 |
'김장'걱정 없는 동네 가 봤어요. (7) | 2007.10.31 |
이런 '건호박' 보신 적 없지요?... (0) | 2007.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