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사막의 '일몰' 연말분위기 닮아!
해마다 맞이하는 연말은 늘 같을 것 같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 온다.
행복할 때 맞이한 연말과 불행할 때 맞이한 연말이 그러할 것 같다.
행복할때란, 물질이 풍요로울 때를 말하는 것일까?
2008년 한 해는 결코 물질이 풍요로웠다고 말할 수 없는 한 해 였다.
배고파도 견딜 수 있을 것만 같았던 '민주'도 버렸던 한 해 였고
그리하여 선택한 '경제'도 우리를 배신(?)한 한 해 였다.
무엇하나 제대로 챙겨줄 것만 같았던 2008년은
아쉽게도 우리에게 아무런 소득도 남기지 않은 채 저만치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불행했던 것일까?
오늘, 2008년 한 해를 마지막으로 떠나 보내면서
나는 남미여행중에 만난 볼리비아에 있는 세계최대 소금사막인 우유니의 일몰 사진을 꺼내 들었다.
그 속에는 일몰로 멀어진 태양이 긴 그림자를 만들며 서쪽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하루가 마무리되고 있는 시점, 우리는 소금사막 한가운데서 일몰을 맞이하고 있었던 것이다.
참으로 감개무량한 광경이었다.
잘 알려진대로 우유니 소금사막은 지금으로 부터 약 1억년전,
또는 수억년전에 바다가 융기하면서 만들어 놓은 '알띠쁠라노'의 산물이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출과 일몰을 거듭하며
바다가 융기할 당시 만들어 놓은 거대한 바닷물이 담긴 호수물이 조금씩 증발하는 과정을 통하여
그림과 같은 소금의 결정체만 남긴 것이다.
그리하여 이 소금들은 거대한 소금사막을 이루고
세계최대 최고 비경을 만든 것이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게 아니라 수억년의 시간이 소요된 것이다.
오늘, 우리가 보내고 있는 시간은 수억년에 비하면 수억분의 1년에 지나지 않고
최고 최대의 역사를 만들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어떤 결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며
그 가운데 내 몫이 적었음을 아쉬워 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건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볼 때 우리가 만든 각각의 족적이나 노력의 흔적들은
마침내 우유니 소금사막과 같은 기적같은 장관을 연출 할 것이다.
그때, 우리는 이 기적속의 한 작은 개체로 기적을 만드는데 동참한 역사적인 일을 만든 시간을 반추할 것이며
매일 같이 내리쬐던 따가운 볕과 어둔 밤을 혹독하게 춥게 했던 시간들에 감사할 것이다.
이런 자각은 행복한 일이다.
날이면 날마다 해마다 만나는 태양의 일몰이 아쉬운 것은
한 해 동안 못다한 일이 너무 많았음이지만 최선을 다한 지금 안타까워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내일이면 또 새로운 태양이 동편에서 떠 오를 것이며
그때, 지난해에 못다한 일을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다.
오히려 지난 한 해 나를 불행하게 했던
좌절과 분노와 미움과 시기나 절망과 같은 부정적인 생각들이 새로운 한 해를 망치게 할 변수일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것을 꿈꾸는 일도 중히 생각하지만
지난 한 해 잘못한 일들을 반성하는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긴다.
오늘이 그런 날 인 것 같다.
Boramir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