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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MERICA

이런 '소나무' 보셨나요?

SensitiveMedia
내가 꿈꾸는 그곳 
  


 이런 '소나무' 보셨나요?

어릴적 내가 늘 봐왔던 소나무는 뒷산에 있는 키가 나지막한 것들이었고
어쩌다 큰 소나무들은 절간을 둘러싼 몇그루의 소나무들이었다.

그 소나무들은 바람이 적당히 불고 햋볕이 따사로운 날
솔향기를 뿜어대며 나를 유혹했는데 그때는 아름드리 큰 소나무 보다
 키가 나지막한 소나무와 그 가지에 매달린 작은 솔방울이 너무도 좋았다.



솔방울이 벌어진 틈 사이로 갈색빛깔이 반질거리는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하고
그때 본 솔방울과 함께 솔향을 내 뿜던 솔잎을 생각만해도 온 몸이 개운해지는듯 하다.

나는 안데스가 만들어 놓은 나우엘 우아피 속 '빅토리아 섬'에 있는 솔 숲에서
어릴때 만난 뒷동산의 소나무와 유년기를 떠 올리고 있었다.

내 앞에는 키가 수십미터나 되는 울창한 소나무들이 빼곡히 하늘을 향하여 서 있었다.
소나무 바로 아래에서는 이 광경을 잘 볼 수 없어서
사람들의 모습과 소나무의 모습이 잘 비교되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이 숲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은 마치 작은 개미처럼 보였고
인간들의 모습이란 그저 미미한 존재인 것 처럼 보였다.

약 2억 5천만년 전, 안데스가 생긴 태고 이래로 '나우엘 우아피 호수 Lago Nahuel Huapi'가 품고 사는 이 숲들은
월트 디즈니가 '태초'의 영감을 얻은 '아라야네스' 숲 근처 '빅토리아 섬 Isla Victoria'에 살고 있는 소나무였다.

구글어스 속 그림의 위치

  지도상에, in Google Earth (KML)
 

원본사진 보러가기 이런 '소나무' 보셨나요?
 


내 어릴 때 나를 행복하게 했던 솔 숲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나는 유년기 보다 더 작아진 모습으로 거대한 소나무를 올려다 보며

(와!...)하고 속으로 감탄을 늘어놓고 있었던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연은 가끔씩 사람들을 놀라게 하거나 감탄을 하게 하는데
에메랄드 빛 나우엘 우아피 호수를 어미처럼 가만히 내려다 보며 보듬고 있는 안데스 자락은
나를 조용히 감탄속으로 빠뜨리는 건 고사하고 내 유년기를 떠 올리게 해 준것이다.


세월이 많이도 흐른 듯 하지만 이제 겨우 반백을 넘겼고, 내가 처음 뒷동산에서 만난 소나무와
 절간 옆에서 바람막이를 하던 아름드리 숲은 이 땅에서 계속 살아갈 것을 생각하니,
문득 우리네 삶 속 시간들이 너무도 귀하게 느껴진다.


이 나무들은 잘 조림된 나무들이고 인간들에게 유익을 끼치고 있는데
나는 아직도 이웃들에게 유익을 끼치기는 커녕 그들로 하여금 걸림돌 같은 존재가 아닌지!...
성탄절을 맞이하여 되돌아 본 나는 아직도 이웃들의 디딤돌이 되기에는 턱없이 작아보인다.

유년시절 나를 행복하게 했던
 솔 숲의 향기와 같은 존재가 되는 게 그리힘든 일인가?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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