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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 칠 줄 아세요? 지난주말, 춘천에 사는 지인의 아들 녀석이 당구장을 개업하는데 초대를 받았습니다. 시설이나 규모면에서 단연 주변의 당구장과는 다른 모습이었는데 손님들의 평이나 주인의 평처럼 강원도 최대 최고 규모와 시설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개장한 당구대는 파란 융단에 초크 자국하나 보이지 않았고 당구공은 너무도 반질거려서 큐를 사용하기가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오래전 학창시절 제가 당구를 배울때만 해도 어떤 당구장의 테이블은 흠집이 너무도 많아서 잘 구르던 공이 비틀거리며 방향을 잃기도 했습니다. 그런 열악한 환경속에서 어께너머 배운 당구실력은 300점 정도였고 처음 당구를 배울 때나 그 후로도 늘 호구가 되며 적지않은 수업료(?)를 지불한 결과가 300점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그렇지만 적지않은 사람들은 '다마 たま'로 불리우는 일본식 용어 때문에 쉽게 당구를 접하지 못했고 당구장 환경또한 '범생이'들이 들락거릴 곳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당구를 잘치는 친구를 따라 가 본 당구장에는 자장면이나 튀김만두 같은 먹거리가 넘쳤고 단무지와 함께 먹는 음식들은 꿀맛이었는데 제가 당구를 얼마간 맛들이고 부터 그 음식값들은 모두 제 차지가 되었습니다. ㅜㅜ ^^
저도 한번 한다면 하는 승질(?)이 있어서 덤벼봤지만 덤비면 덤빌수록 게임비만 축내고 그게 300점까지 이를 때 '수업료'가 된 것입니다. 요즘은 어떠한지 모르겠지만 당시에 특별히 신경쓰였던 게 당구 용어였습니다. '다마 たま'는 쉽게 알았지만 '오오마와시 大(おお)回(まわ)し'와 같은 용어와 '우라마와시 裏(うら)回(まわ)し와 같은 용어나 '하꼬마와시 箱(はこ)回(まわ)し'같은 용어는 얼핏 알것 같기도 했지만 제한된 시간에 큐를 놀려야 하는 부담 때문인지 한동안 정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당구 撞球 Billiards 그런 용어가 정리될 때는 무참히 패하여 집으로 돌아 온 다음 방바닥에 누워서 천정을 보면 천정이 당구대로 변하여 복기를 해 주는데 잠이 들 때 까지 당구공은 천정 모서리를 돌고 있었습니다. 그때, '히끼 引(ひ)き'로 끌어쳐야 하는 것과 '오시 押(お)し'로 밀어쳐야 하는 것과 당점의 두께가 너무 두껍거나 얇다는 것을 알았지만 '맛세이 まっせい' 기술을 사용하여 당구공 위를 내려 찍는 방법등은 나중에 알 정도 였습니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겐빼이 源平げんぺい'를 통하여 편가르기 하여 '내기당구'를 치면 저는 늘 우리편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겐세이 牽制けんせい'로 오히려 우리편을 견제하고 쓰리쿠션 때는 '후루꾸 ふるく'로 게임을 망치기 일쑤였습니다. 지인의 아들이 오픈한 당구장에서 떠올린 추억이 주로 이러한 것들이었는데 요즘은 쓰리쿠션이나 4구볼 외에도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포켓볼'이 있어서 선택범위가 넓어졌지만 그래도 저는 3구로 승부를 하는 쓰리쿠션 게임이 더 좋았습니다. 당구공이 미끄러지듯 굴러가는 당구대를 바라보면서 이런 생각이 드네요. 당점과 당구대의 각과 큐의 손놀림에 따라서 결과가 변화무쌍한 당구는 큐에 지나치게 무리한 힘을 가해서도 안되고 철저히 계산된 방법에 따라서 정확한 임팩트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요즘 우리네 경제사정도 이와 같이 자신의 형편을 잘 살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처럼 당구를 잘 치지도 못하여 '후루꾸'로 일관하면 300점에 이르는 동안 비싼 수업료를 지불해야 했던 것 처럼 자신의 능력에 맞는 경제적 대처방법을 생각해 내야 겠습니다. 당구장에서 이런 쓸데없는 생각이 떠 오른 것도 불경기에 당구장을 오픈한 아들녀석 때문이었습니다. 아래는 당구에 대해서 잘 설명된 글을 위키백과에서 옮겨 둡니다. 당구를 처음 배우시거나 일본식용어 때문에 힘들어 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당구기술은 전문가에게 배우시는 게 좋구요.
Boramira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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