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보다 더한 그리움의
'눈물'로 피는 꽃
'눈물'로 피는 꽃
추석전 왠 낮선 전화 한통이 걸려왔습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더듬거리며 수신처의 주인인 저의 이름을 확인했습니다.
"...전데요...누구?...세효?...아! K사장님!!...이게 왠일..."
그는 남미 파타고니아 지역의 '뿐따아레나스'에 거주하고 있는 k사장이었습니다.
전화속에서 그는 대한민국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그저 반갑다는 소리만 오갔습니다.그가 지구 반대편에서 그 먼길을 통하여 우리땅에 돌아온 이유는 연로하신 어머니 때문이었습니다.
K사장을 최근에 만난곳은 지구땅끝 도시인 '우수아이아-Tierra del Fuego-' 였고
맹추위와 눈발이 서서히 걷히는 그곳에는 봄이 오고 있었습니다. 9월이었습니다.
우리나라와 정반대에 위치한 그곳은 봄이 오고 있었고
나와 혜은이 그 땅을 떠난지 만 2년이 되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어제 아침 청계산을 오르면서 그때 기억을 회상하고 있었습니다.
청계산 원터골 입구에는 풀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고 그 곁에서 잠시 생각에 잠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혜은과 늘상 호흡하듯 청계산 산행을 하는 동안 나누는 이야기 중에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도 한몫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남미 땅끝까지 이어졌는데,
그때마다 "...내가 좋아하던 산에 나를 묻어달라"는 소리나
"...나를 그곳에 뿌려 달라'는 이야기를 유언처럼 했습니다.
주검의 행방을 놓고 매장을 하거나 화장을 하여
후처리를 늘 다니던 길이 보이는 곳에 묻거나 아니면 뼛가루를 뿌려 달라고 했던 것입니다.
그때는 반은 장난삼아 반은 진심을 담아서 한 이야기였는데
막상 그런 유언(?)이 현실화 되었을 경우에는 적지않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좋아하는 산이나 여행처가 한두군데가 아니었고
주검은 제한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주검의 처리를 놓고 최종적으로 화장이 적합할 것 같았습니다.
매장을 할 경우 특정 장소에 머무르기 때문에 쉬 잊혀질 것 같았고
먼길을 떠나면 자주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화장은 비록 한줌의 재에 불과 하지만
그동안 사랑하며 다녔던 길 곁에 조금씩 흩뿌리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면 그동안 다니던 등산로 곁 풀숲이나 꽃이 흐드러진 계곡 사이에서
혜은이나 저를 만날 수 있을거라며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제 원터골을 지나며 청계산에 발을 들여다 놓는 순간 펼쳐진 풀꽃들을 보며
그러한 생각들이 얼마나 슬픈 모습인지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원치않던 일은 언제고 우리들 앞에 나타날 것이고
그때쯤 뼛가루 얼마를 손에 쥐고 이 길을 혼자 지나치려면
흩뿌려지는 작은 알갱이 만큼 피눈물이 맺힐 것인데
눈앞에 펼쳐진 이 풀꽃들은
그때 흩뿌려진 눈물과 슬픔에 비례한 만큼의 꽃잎과 피눈물을 머금고 피어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 나나 혜은이 손에 쥔 가루들이 우수아이아 까지 가면 그 외로움은 어떻게 감당하지?...ㅜㅜ)
비행기에 몸을 싣고 이틀을 꼬박 날아가야 당도할 이역만리 먼 땅에 주검의 일부가 뿌려진다면
그 주검속에 남은 그리움의 조각조각들 마다 피빛 눈물로 응어리 질 텐데...
이런 괜한 상상은 마음을 얼마나 울적하게 만드는지요.
전화속에서 K사장이 대한민국이 너무 덥다며 인사치례처럼 말을 건네는 동안
저는 그가 너무도 좋아하는 남미땅 빠따고니아 뿐따아레나스에서 외롭게 흘린 눈물을 기억하며,
또 연로하신 어머니가 그를 그리워 하며 그동안 흘린 눈물이
혜은과 제가 한 약속과 닮아 보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걸 아는지 모르는지 풀꽃들은 아침이슬을 머금고 반짝였고
저는 또다른 쓸데없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한줌의 재로 그동안 우리가 다녔던 길에 한알씩만 뿌려도 모자랄 텐데...어쩌지?)
맹추위와 눈발이 서서히 걷히는 그곳에는 봄이 오고 있었습니다. 9월이었습니다.
우리나라와 정반대에 위치한 그곳은 봄이 오고 있었고
나와 혜은이 그 땅을 떠난지 만 2년이 되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어제 아침 청계산을 오르면서 그때 기억을 회상하고 있었습니다.
청계산 원터골 입구에는 풀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고 그 곁에서 잠시 생각에 잠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혜은과 늘상 호흡하듯 청계산 산행을 하는 동안 나누는 이야기 중에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도 한몫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남미 땅끝까지 이어졌는데,
그때마다 "...내가 좋아하던 산에 나를 묻어달라"는 소리나
"...나를 그곳에 뿌려 달라'는 이야기를 유언처럼 했습니다.
주검의 행방을 놓고 매장을 하거나 화장을 하여
후처리를 늘 다니던 길이 보이는 곳에 묻거나 아니면 뼛가루를 뿌려 달라고 했던 것입니다.
그때는 반은 장난삼아 반은 진심을 담아서 한 이야기였는데
막상 그런 유언(?)이 현실화 되었을 경우에는 적지않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좋아하는 산이나 여행처가 한두군데가 아니었고
주검은 제한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주검의 처리를 놓고 최종적으로 화장이 적합할 것 같았습니다.
매장을 할 경우 특정 장소에 머무르기 때문에 쉬 잊혀질 것 같았고
먼길을 떠나면 자주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화장은 비록 한줌의 재에 불과 하지만
그동안 사랑하며 다녔던 길 곁에 조금씩 흩뿌리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면 그동안 다니던 등산로 곁 풀숲이나 꽃이 흐드러진 계곡 사이에서
혜은이나 저를 만날 수 있을거라며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제 원터골을 지나며 청계산에 발을 들여다 놓는 순간 펼쳐진 풀꽃들을 보며
그러한 생각들이 얼마나 슬픈 모습인지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원치않던 일은 언제고 우리들 앞에 나타날 것이고
그때쯤 뼛가루 얼마를 손에 쥐고 이 길을 혼자 지나치려면
흩뿌려지는 작은 알갱이 만큼 피눈물이 맺힐 것인데
눈앞에 펼쳐진 이 풀꽃들은
그때 흩뿌려진 눈물과 슬픔에 비례한 만큼의 꽃잎과 피눈물을 머금고 피어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 나나 혜은이 손에 쥔 가루들이 우수아이아 까지 가면 그 외로움은 어떻게 감당하지?...ㅜㅜ)
비행기에 몸을 싣고 이틀을 꼬박 날아가야 당도할 이역만리 먼 땅에 주검의 일부가 뿌려진다면
그 주검속에 남은 그리움의 조각조각들 마다 피빛 눈물로 응어리 질 텐데...
이런 괜한 상상은 마음을 얼마나 울적하게 만드는지요.
전화속에서 K사장이 대한민국이 너무 덥다며 인사치례처럼 말을 건네는 동안
저는 그가 너무도 좋아하는 남미땅 빠따고니아 뿐따아레나스에서 외롭게 흘린 눈물을 기억하며,
또 연로하신 어머니가 그를 그리워 하며 그동안 흘린 눈물이
혜은과 제가 한 약속과 닮아 보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걸 아는지 모르는지 풀꽃들은 아침이슬을 머금고 반짝였고
저는 또다른 쓸데없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한줌의 재로 그동안 우리가 다녔던 길에 한알씩만 뿌려도 모자랄 텐데...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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