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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山들

수해복구 끝난 44번 국도변 왜 '손님'이 없나?




수해복구 끝난 44번 국도변 왜 '손님'이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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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 주전교에서 본 주전골 모습

지난 19일, 설악산을 등반하기 위하여 '오색'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3시였습니다.
잠깐 자동차속에서 눈좀 붙이고 새벽5시경에 오색을 출발하여 대청봉으로 향하려 했지만
강풍에 간간히 흩날리는 빗방울은 끝내 오색 출발을 미루며 날이 밝았습니다.

먼곳까지 온 김에 자동차를 돌리기가 쉽지 않아서 오색의 모습을 둘러보기 위해서 주전교에 들어서는 순간
저는 눈이 휘둥그래지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수해가 난 재작년 전에는 주전골의 빼어난 풍광을 더해주던 주전골입구의 모습이 너무도 달라졌던 것입니다.
물론 수해가 나고 부터 한계령 곁 계곡은 쑥대밭과 다름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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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복구 공사가 끝난 '오색 산채음식촌' 곁에 콘크리트로 바른 바위들이 줄지어 있다.

저는 수해로 망가진 자연의 황폐해진 모습이 너무도 안타까워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제가 쓴 글 속에서 한계령은 다시는 예전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관련 글 44번 국도를 이동하며...>
그럼에도 수해복구를 위한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제가 보기엔 거의 완전복구가 된 듯 보였습니다.

한계령 곳곳에 흘러내려 흉칙했던 토사들은 말끔히 치워졌고
아수라장이 되었던 계곡의 모습은 어느덧 제 자리를 찾았습니다.
참으로 다행한 일입니다.



수해 때문에 귀중한 인명과 재산의 손실을 입기는 했지만
이렇듯 회복을 빨리 한 이유는 우리가 너무도 아끼는 산하를 귀히 여겼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기에 따라서는 자연도 인간이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 같기도 했습니다.

이틀전 설악산을 다녀 오면서 본 대청봉의 산사태 모습도
우리가 관리하기 나름이라 생각했지만 적지않은 분들이
'자연은 자연에 맡기는 것이 이치다'라는 말씀을 해 주었습니다.
<관련 글 산사태 난 설악산, 신음하는 대청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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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모습은 그림속 계곡의 모습이다.

옳은 말씀입니다.
그러나 한계령의 수해복구현장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때로는 자연을 잘 관리하면 더 자연스러움을 알 수 있습니다.

한계령을 자연스럽게 자연에 맞겨두었으면
그나마 이 지역에서 터전을 일구며 사는 사람들에게는 혹독한 시련이 되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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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수해복구를 한 흔적은 남아 있지만...

그럼에도 자연의 재해를 우리 인간들이 복구하면서 또다른 재해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대청봉의 산사태에서 댓글을 통해서 언급한 분들의 말씀이 그러할 것입니다.
자연을 자연스럽게 관리한다는 것은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역설적인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주전골 입구의 수해복구 모습이 그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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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회지에서 자주 만나던 풍경 같다.

어쩌면 콘크리트로 바르고 돌덩이를 샇아서 만든 계곡 저편으로는 사람들이 주거할 수 없는 곳일지도 모릅니다.
물길이 휘돌아 가는 저곳에는 언제든지 2차적인 재해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며,
 
자연의 모습을 거부하고 쌓아둔 바벨탑 같은 공사업적은 자연스럽지 못하여
마침내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주전골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게 하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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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는 온통 바위돌을 콘크리트로 접착하여 쌓았다.

주전골은 익히 잘 아시겠지만 남설악 오색지구의 대표적인 계곡으로
흘림골 등지로 이 지역을 좋아하는 분들이 연중 발길을 돌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승려로 가장한 도적들이 주화(엽전)를 제조하던 곳으로
요즘으로 말하면 '위조지폐'를 제조할 만한 은밀하고 깊은 계곡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주전골 입구에 있는 '오색약수'는 조선 중기인 1500년경 성국사의 승려가 약수를 발견하고
성국사 후원에 5가지 색의 꽃이 피는 신비한 나무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고도 하며
약수에서 5가지 맛이 난다고 해서 오색약수라 불렀다고도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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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은 허물어지고 있고 한쪽은 자연경관을 막아 버렸다. 대부분이 이런식의 공사가 진행되었다.

오색약수를 중심으로 주위 8㎞ 이내에는 물줄기가 끊이지 않는 풍치절경지대며
발폭포·용소폭포·십이폭포·무명폭포·여심폭포·선녀탕 등

크고 작은 폭포와 연淵이 있는 외설악 다음의 경승지로 알려지고 있어서
남설악의 대표격인 오색에 연중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 지역에 몰아친 홍수피해는 저는 물론이지만 많은 분들을 안타깝게 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44번 국도변의 계곡이 어떻게 복구되는지 관심이 많았던 것인데
그림처럼 전혀 '유명한 모습'과 다른 몰골을 내놓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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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남대천 지류의 모습도 황량해지긴 마찬가지다.

설악동에서 대청봉을 너머 오색으로 하산하는 길에
이 지역에 사시는 분들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분들은 한결같이 '날림공사'라 하며
또 한번 홍수가 몰아치면 계곡 주변에 쌓아둔 바위돌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그건 그렇다하더라도 홍수가 난 이후에 복구는 했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긴 상태'라고 했습니다.

열심히 수해복구를 하신 분들에게는 미안한 말씀이지만
관광객들이 돈을 쓸 수 있는 중요한 지역에
좀 더 신중을 기한 수해복구가 되었길 바랬는데 그림과 같이 그러하질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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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풀'한 저 다리는 무엇을 의미하는지...차라리 교각위 구조물이 없는 게 시야에 편해보인다.

주전골 입구 오색약수터로 가는 길목에는 도회지에서 늘 보던 콘크리트 흔적들이 너무 짙고
질서정연하게 축조된 바위들은 친환경적이지 못하여 주전골 본래의 이미지와 너무 동떨어진 느낌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설악동으로 가는 길에 본 양양남대천 지류인 천에 설치한  다리는 더 우스광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콘트리트 다리까지는 할말이 없지만 교각위에 설치한 구조물은 또 무엇을 의미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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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교각위에 그 흔한 고사목 등으로 치장을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수해복구 현장에 가지런히 쌓아둔 바위들...정말 자연스럽지 못했습니다.

혹시라도 차제에 이와같은 공사가 한번더 시행된다면
공기를 늦추는 한이 있더라도 보다 우리산하와 잘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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