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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山들

폐허로 변한 '미시령휴게소' 안타까움만!...




폐허로 변한 '미시령휴게소' 안타까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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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설악산과 속초를 다녀오면서 미시령 옛길을 따라서 '미시령 휴게소'를 들렀습니다.
요즘 미시령휴게소는 들러 볼 기회가 좀처럼 없었고
가끔씩 가 보는 동해쪽도 기왕이면 시간을 절약하는데 익숙해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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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저 뿐만 아니라 여러분들도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서 힘들게 오르내리는 게 귀찮아졌을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예전부터 미시령 고개마루에 서면 탁트인 전망 사이로 보이는 동해와 속초시의 모습은 장관이었습니다.
도회지에서 느꼈던 답답함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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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시령 옛길을 따라가면 내리막길이나 오르막길에서 마주치는 '울산바위'의 모습은 정말 멋집니다.
우람한 근육질의 남성을 연상케 하는 바위산은 이른바 '기氣'를 충전해 주는 묘한 마력까지 지니고 있어서
단풍철이 아니면 동해쪽에서 돌아오는 길 또는 가는 길을 미시령을 통과 하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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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은 포근한 여성적인 느낌을 주지만 미시령은 힘찬 남성을 떠 올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우리나라 38선 이북의 진부령과 미시령은 그렇게 기분좋은 고갯마루였습니다.



기록(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미시령은 조선시대에는 미시파령彌矢坡嶺이라 불렀습니다.
오랜동안 세상을 굽어 살피고 있다는 뜻일까요?

예전에는 산세와 길이 너무도 험하여 한때 통행을 금지 시키기도 했다가
 성종때 다시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미시령은 한겨울 폭설 때문에 최근에도 자주 통제를 한 곳이죠.

미시령은 최근 미시령 터널이 개통전 까지만 해도 이곳을 넘나드는 사람이나 바람이나 뭇 새들까지
동서로 펼쳐진 서로다른 세상의 모습을 관조할 수 있었습니다.

높이야 826m정도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태백산맥으로 넓게 펼쳐진 고개는
구름도 쉬어간다고 해야 옳을 정도로 숨가쁜 곳입니다.

저도 이곳을 너무 좋아했는데 미시령휴게소가 생긴 후 부터 가끔씩 망원경으로 살피는
속초의 영랑호나 청초호와 동해바다는 정말 색다른 느낌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가족들과 여행을 하면서 감자나 옥수수를 주전부리로 먹을 수 있었고
찬바람이 일때면 따끈한 커피도 제 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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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얼마전에 이어서 어제 본 미시령휴게소는 옛모습을 많이도 잃고 있었습니다.
2006년 5월에 터널이 뚫린 이후로 이곳으로 다니는 자동차가 거의 없어서 휴게소는 본래의 기능이 퇴색되었고
잦은 발길들이 뚝 끊겨서 폐허가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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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곳곳이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주저앉고 있었고
휴게소라기 보다 오랜된 유적을 보는듯 낮설게 서 있었습니다.

이곳에 포스팅 된 그림들은 그나마 쓸만한(?) 그림들이고
 휴게소 내부 모습은 차마 카메라에 담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너무도 아끼고 좋아했던 미시령휴게소는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으로 부터 멀어졌던 것인데
저는 쉽게 잊혀지는 이런 문화가 너무도 안타까워 그림 몇장을 건져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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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 고갯길은 꼬불꼬불 뱀이 기어가듯 펼쳐져 있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들도 천천히 기억속에서 되새김질 되듯 휘감기며 따뜻했는데
백두대간 한 가운데를 관통한 터널은 우리들의 기억을 송두리째 앗아가버린 느낌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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