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자리 점령한 '촛불시위대'도 애처롭긴 마찬가지!
간밤의 6.29촛불집회는 여러모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준 집회였습니다.
태평로에서 경찰의 무리한 강제해산으로 아직도 성이 가시지 않은 시민들은 태평로에서 종각쪽으로 모두 이동했습니다.
새벽 두시가 넘어가기 시작했고 태평로쪽에 있던 전경들은 부서진 버스를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시민들이 임시거처(?)로 삼던 프레스센터 로비에서는 촛불시위에 지친 시민들이 머리를 뉘고 있었고
한편에서는 비와 물대포로 흥건하게 적신 옷을 갈아 입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처 여벌의 옷을 준비하지 못한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쓴소주로 체온을 높이고 있었고
종각의 드 넓은 도로위에는 또다시 모닥불이 쉼없이 타 오르며 추위에 떠는 시위대의 몸을 녹여주고 있었습니다.
어제 오후 8시부터 이어진 시위대와 경찰의 물대포 공방은 경찰은 물론 시민들도 흠뻑 젖게 만들었으며
밤을 지새는 동안 떨어진 체온과 허기와 추위를 달래줄 곳은 건물아래 조금씩 열린 빈공간이었고
틈만 있으면 시민들은 우비를 입은채 지친몸을 바닥에 뉘였습니다.
아직까지 지하철 첫차가 오려면 많이도 기다려야 했는데
종각의 지하철 구내를 들어서는 순간 그 속에는 한 노숙인이 잠을 이루지 못한채 눈을 이리저리 굴리고 있었습니다.
그곳은 평소 노숙인들이 밤이슬을 피하여 머리를 뉜 곳인데 촛불시위대가 점령(?)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마 그 시간에 시민들과 한판(?) 물전쟁을 치른 전경들도 몸을 말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아무런 소득도 없을 것 같은 '물전쟁'에 억울하고 피곤한 것은 그들이나 시민들 모두 같은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저도 일행과 함께 그 사이에 몸을 기댓습니다.
첫차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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