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소맥 좋아하세요...? ^^)
애주가를 '깜놀'하게 만든 계량컵을 만난 건 지난 21일 서울 강남의 한 주점이었다. 동료들과 함께 모처럼 회식을 하는 자리에서 만난 계량컵은 모 주류회사가 판촉을 위해 만든 것으로 필자('나'라고 한다)에겐 '낮선 술잔'이었다. 애주가에게 이게 무슨 말인가. 어쩌면 세상의 술을 다 한 번씩은 맛을 보거나 두주불사를 했으므로. 세상의 술문화는 두루 섭렵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따라서 술 이름은 물론 브랜드와 종류까지 웬만하면 숙지하고 있는 것.
그런 나는 이른바 '애주가'였고 술과 사람들을 너무 사랑했다. 사랑했었다. 사랑했었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사랑하게 될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일생일대의 삶의 목표 앞에서 잠시 술을 멀리하고 사람들로부터 멀어져야 하는 것. 지난 봄부터 얼마전 회식이 있을 때까지 나에게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고 있었다. 당분간 금주를 하기로 결심한 것이며 어쩌면 술은 나로부터 저만치 멀어질지도 모를 일이었다. 왜일까...내게 주어진 아니 스스로 부여한 한 프로젝트에 방해가 될 게 틀림없었다. 그래서 어느날 계량컵 앞에서 촌티를 팍팍 풍기며 호들갑을 떨고있는 것. 이랬다.
첫 잔을 들이킬 때 '적당히 마시고 빨리 귀가해야지' 하는 생각을 해 봤자 시쳇말로 '말짱꽝'이라는 건 다 아는 사실. 조심스럽게 워밍업을 시작했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흡입 속도가 빨라질 뿐만 아니라 말이 많아지고 언성이 높아진 걸 까마득히 잊게 된다. 물론 여기까지만 해도 양반(?)이다. 이 양반들이 다시 노래방 등으로 2차 3차를 다니는동안, 그~렇게 조심스럽던 황금비율은 까마득히 잊으면서 주류회사의 매출에 엄청난 기여를 하게 되는 것이다. (ㅋㅋ 다 아시죵? ^^*)
이날 나는 생전 처음보게된 계량컵을 신기해 하면서 동료들에게 정확한 량을 맞춰달라며 엄살을 떨었다. 예컨데 소주와 맥주 비율을 3:7 내지 2:8로 주문한 것. 이 비율은 그동안 술을 마시기 전 워밍을 시작한 습관이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이같은 황금비율이 끝까지 안 지켜진다는 것 조차 모른채 소맥속으로 빠져든 것. 어느새 내 앞에는 소줏잔 하나가 놓여있었다는 것이죰. 흐흐 (그 다음 시츄에이션을 굳이 끼적거려야 할까?...아흑 ㅜ) 아무튼 프로젝트고 뭐고 그대(?) 앞에만 서면 왜 글케 망가지개 되는 지... ㅋ 이날 테이블 위에 놓인 고깃덩어리의 비쥬얼만 봐도 계량컵의 실효성은 꽝이란 거 애주가들을 다 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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