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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AGONIA

Isla Tenglo,매의 눈으로 바라본 황홀한 세상



 www.tsori.net


Isla Tenglo,Puerto Montt CHILE
-매의 눈으로 바라본 황홀한 세상-




"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지구 반대편 칠레의 로스 라고스 주의 수도 뿌에르또 몬뜨 항구 맞은편에 위치한 땡글로 섬에서 황조롱이를 만나게 됐다. 녀석은 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고 우리 곁으로 다가온 것. 땡글로 섬 꼭대기는 너른 초원이 펼쳐지고 있었는데 녀석들이 여행자 곁에 얼쩡거리는 것이다. 한 두 마리도 아니고 여러 마리가 무리지어 근처를 배회하는 한편 우리가 땡글로 섬을 떠날 때까지 주변을 맴돌았다. 




*포스트 사정상 다 싣지 못한 여행지의 풍경 다수는 동영상에 담았음을 참조 하시기 바란다.



한국에서도 좀처럼 보기 드문 황조롱이는 땡글로 섬이 최적의 서식지로 보였다. 땡글로 섬 꼭대기에서 앙꾸드 만 쪽으로 이동하면 그곳은 깍아지른 벼랑이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절벽에 둥지를 트고 육추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황조롱이가 좋아할 장소. 땡글로 섬 꼭대기에 올라서자 그곳은 마치 진공상태처럼 여겨졌다. 도시가 협수로를 사이에 두고 가까운데 위치해 있지만 도시의 소음은 전혀 들리지 않는 곳. 그곳에 황조롱이가 살고 있었다. 





150일간의 파타고니아 여행기 23편

-매의 눈으로 바라본 황홀한 세상-



황조롱이(학명 Falco tinnunculus interstinctus HORSEILC)로 부르는 매류는 전 세계에서 58종이 알려져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6종이 기록되어 있다. 이 중에서 황조롱이와 매의 2종과 수리류 중 4종(참새·붉은배새매·새매·개구리매)을 한데 묶어 매류로 취급하는 것. 한국에서 딱 한 번 목격한 적있는 녀석이 이역만리 어느 섬 위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녀석을 가까이서 만난 것도 드문 일이지만 신기했다. 황조롱이가 살고있는 땡글로 섬을 돌아본다.




땡글로 섬 위에 서면 하늘과 바다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하늘이 바다로 내려앉아 코발트빛 장관을 연출한다.




가는 곳마다 졸졸 따라다닌 신기한 녀석. 사방이 정적으로 가득한 데 정적을 깨우는 건 녀석의 날개짓과 더 없이 맑은 바닷바람이었다.




녀석은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사라진 절벽을 왔다 갔다 하며 얼쩡거리는 것. 어쩌면 녀석들은 자기 둥지 근처에 다가선 여행자를 경계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녀석의 전장은 대략 30∼33㎝로 절벽의 바위나 흙벽 구멍에서 산란하는데 한배에 4∼6개의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란기간은 28∼31일, 육추(育雛)기간은 27∼33일이며, 쥐나 두더지 혹은 작은 새와 곤충류.파충류 등 동물성 먹이를 포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맹금류이다. 뿌에르또 몬뜨 항구 주변의 생태환경을 참조하면 녀석들이 살고있는 땡글로 섬은 천국같은 곳. 그곳에 이방인이 찾아든 것이다.




협수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간과 조류가 공생을 하고 있는 곳. 녀석들이 여행자 주변을 얼쩡거리는 이유가 궁금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녀석을 가까이서 관찰 할 수 있도록 포즈를 잡아준(?) 것도 고마운 일이다.




정말 멋진 녀석이다.




확대를 해 보니 독수리에 버금가는 하늘의 메신저같다. 참 잘생긴 녀석이다.




녀석들과 눈을 마주치며 놀아난 땡글로 섬 위로 땡볕이 쏟아진다.




이곳으로 소풍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 풍경들. 우리가 협수로를 건너온 선착장과 작은 어선들이 장난감처럼 펼쳐졌다. 황조롱이가 비행을 하면서 늘 바라봤을 세상은 이랬을 것. 우리는 땅 바닥을 걸어 다니며 로드뷰를 찍을(?) 때 녀석은 스카이뷰를 찍고 있었던 것.




우리가 떠나온 선착장에서 또 한 척의 보트가 여객을 싣고 땡글로 섬으로 이동중이다. 그 너머 빨간 지붕의 건물 근처에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가 위치한 곳. 




동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저 멀리 눈을 하얗게 머리에 인 안데스가 남쪽으로 길게 뻗은 곳. 늘 여행자를 유혹하는 기막힌 풍경이다.




다시 선착장 쪽으로 눈을 돌리자 조금 전에 출발한 보트가 땡글로 섬 선착장으로 다가서고 있는 모습. 협수로를 건너는데10분이 채 안걸린다.




하늘이 맑게 개이면서 깔부꼬 화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칠레의 로스 라고스 주에 발을 들여놓으면 늘 두 개의 산과 마주치게 된다. 머리에 눈을 인 오소르노 산과 깔부꼬 산. 황조롱이가 다시 따라 나섰다.




땡글로 섬 꼭대기에서 처음으로 인기척을 느끼며 몇 컷의 사진을 남겼다. 




땔감은 아닌 듯 울타리를 엮을 용도였을까. 덕분에 벼랑길을 따라 내려가는 길을 확보해둔 셈이다.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 너머로 긴 여정이 이어질 곳. 우리에게 꿈같은 시간들을 선물해준 땅이다. 황조롱이기 다시 따라 나섰다.




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이런 모습일까. 저 멀리 오소르노 화산(좌측)과 깔부꼬 화산이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발 아래로 10년 전에 우리가 머물렀던 풍경이 펼쳐졌다. 감회가 새로웠다.




이제 이곳을 떠나면 언제다시 오게될까. 하늘을 엎어둔 것 같은 앙꾸드 만의 풍광은 여행자의 속을 말끔히 씻어놓는다.




이곳에 황조롱이가 살고 있었다. 




매의 눈으로 바라봐야 확인이 가능한 풍경 하나. 바닷가에서 누군가 해초를 줍고있는 모습이 보인다. 참고로 동물들의 시력 순위를 살펴보면 1위는 타조란다. 타조의 시력은 25.0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두 번째 순위가 매였다. 




매의 시력은 9.0...우리가 '매의 눈'으로 부를 정도의 시력은 타조에 비해 뒤떨어지지만, 시력 순위 세 번째에 해당하는 독수리와 갈매기를 참조하면 대단한 능력이다. 시력 5.0의 독수리의 가시거리는 10km에 해당하고 3km나 떨어져 있는 토끼를 단번에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하므로 매의 눈에 해변에서 얼쩡거리는 사람을 발견하는 건 식은 죽먹기랄까. 




인간이 만든 카메라렌즈도 만만치 않다. 작은 점 하나로 보인 모습을 확대해 보면 이런 모습이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야 할 시간...그런데 발길을 자꾸만 붙드는 풍광들.




벼랑끝으로 다가가 황조롱이가 비상하던 해안의 모습을 담아봤다. 녀석이 살고있는 곳이 천국처럼 여겨졌다면 우리는 잠시 천국에 와 있는 것.




아쉬움을 뒤로하고 조금 전 만났던 나뭇꾼(?)의 길을 따라나선다.




벼랑길을 따라 가면서 찍은 눈높이가 다른 풍경 하나. 땡글로 섬에도 노뜨로(notro-Fire bush)가 서식하고 있었다. 파타고니아 여행 중에 자주 만나 기억에 오래토록 남게된 녀석이다.




땡글로 섬에서 하산하자 인간들의 삶의 향기가 물씬 묻어난다. 우리는 조금 전까지 매의 눈처럼 세상을 굽어봤다면 이제부터 일상으로 돌아온 것.




땡글로 섬의 한 부부가 해초를 수집한 모습을 뒤로 하고 선착장으로 향했다.




땡글로 섬의 해안과 깔부꼬 화산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외계의 행성을 보는 듯 신비롭게 다가온다.




선착장을 떠나면서 뒤돌아 본 땡글로 섬은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용하고 평범해 보인다. 그런데 섬 꼭대기에서 바라본 세상은 비범함으로 가득했던 곳. 그곳에 황조롱이가 살고 있었다.




땡글로 섬을 돌아보고 온 사이 협수로에 만조가 찾아들었다. 지구별이 살아있는 한 만조와 간조가 되풀이 될 것이며, 사람들은 늘 선착장을 오갈 것. 대략 5시간 정도가 소요된 여행지의 소풍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여행자는 다시 발품을 팔며 길 위로 나선다. <계속>



내가 꿈꾸는 그곳의Photo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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