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에서 열리는 무우 '콜라비' 아시나요?
작년 년말 강남의 한 유명 야채가게에서 낮선 야채와 만난 아내는
콜럼부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것 보다 더 신나는 표정을 지으며
제 앞에 주먹 크기보다 조금 더 큰 무우 몇개를 내려 놓고 빨리 한번 먹어보라고 재촉했습니다.
보통의 무우와 다른 이 무우는 우리나라 제주에서 생산되는 새로운 품종이었고
양배추와 순무가 결혼(?)하여 탄생한 무우라 하였습니다.
재촉하는 폼이 이 무우의 맛이 독특하다는 것을 빨리 보여주고 싶었던 것인데
칼을 대고 자르려고 하자 도무지 잘라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했습니다.
겨우 자른 무우 조각을 입에 넣고 씹어 보려했는데 이번에는 너무도 단단한 무우가 이빨도 잘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마치 '밤고구마'의 단단한 속살처럼 여문 이 무우는
일반 무우처럼 수분은 많지 않으나 매운맛은 전혀 없었고 마치 과일같은 맛이 우러났는데
곰되씹어 본 결과 그 맛은 양배추 맛과 순무의 맛이 결합된 절묘한 맛이었습니다.
세상에 이럴수가!...하며 당장 몇개를 더 구입하여 김치를 담궜는데
글쎄 어찌나 여물던지 소금에 절여지지 않을 정도였고
6개월이 더 경과한 요즘 겨우 김치맛을 낼 정도였습니다.
오늘 대모산 자락의 궁마을 주말농장을 방문 하면서 우연히 이 무우와 조우를 했는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서 춘천의 아우한테 물어보고 또 야채가게를 다 뒤져서
잃어버렸던 이름을 되찾았습니다.
이 무우의 이름은 '콜라비(Brassica oleracea var. gongylodes)'였습니다.
다시 백과사전을 뒤져보니 이 무우는 원산지가 유럽이었고 16세기에 겨우 이름을 등재했다고 알려졌는데
"육질부는 순무와 비슷하지만 순무보다 달고 연하다.
상업적으로 널리 심지는 않으며 일부 지역에서 흔히 식용 채소로 먹는데,
유럽에서는 가축의 사료로 쓰기 위해 기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백과사전의 내용은 이 무우의 원출처가 그렇다고 한 모양인데
사전에 기록된 내용에 따르면 지름이 고작 5~6cm정도 자랐을 때 식품으로 쓰기에 적합하다고 한 것을 보면
요즘에 재배되는 콜라비는 당시의 모습과는 많이도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자세히 콜라비가 심겨진 텃밭을 보니 이 무우는 뿌리가 아니라
줄기에서 무우가 열리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십자화과(十字花科 Brassicaceae)에 속하는 양배추의 한 품종이라고 말하는 것 처럼
양배추와 너무도 흡사한데 다른점이 있다면 잎대신 무우가 자란다는 것입니다.
이 무우는 이런 독특한 구조외에도 다양한 영양성분을 함유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바이타민 C와 칼슘이 풍부하고 칼륨이 많이 포함된 대신 칼로리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울러 다른 엽채류에 비해서 영양성분이 4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미있게 생긴 무우 콜라비는 알칼리성이며 섬유질이 많아서 피로회복과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고 하며
칼륨이 많고 칼로리가 적어서 혈압을 내리는데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콜라비라는 이름이 재미있고
일반의 상식을 뛰어넘는 줄기에 열리는(?)는 무우가 더 신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서로다른 종이 교잡되었을 경우 혹시 유전자변형과 같은 생체교란이
우리 인체에 역반응을 일으키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만
미국산광우병쇠고기와 같은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참,...이 콜라비로 담근 김치는 어지간하면 무를만도 한데 아직도 단단합니다.
이 무우는 생채를 해 먹어도 맛있고 물김치를 해 먹어도 맛있다는데
제가 먹어 본 결과 그냥 '날 것'을 과일처럼 깍아서 먹는 것이 제일 맛있는 것 같았습니다.
요즘 우리농촌이 너무도 어려운데 이런 특용작물 만나시면 시식도 해 보시고
맛이 괜찮으시면 다이어트에 적극 활용해 보시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맛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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