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일까. 호수 너머로 오소르노 화산이 버티고 있는 풍경을 배경으로 잠시 여정을 늦춰도 무방하다는 표시같은 음표 하나가 눈길을 끈다.
버스 앞 좌석(엔진룸)이 아니었다면 건지지 못할 찰라의 순간...!
버스는 잠시 독일인 이주민들이 살고있는 마을을 돌아 다시 55번국도로 들어선다.
이때부터 창밖으로 다시 펼쳐지기 시작하는 전원풍경들...!
멀리 눈을 하얗게 머리에 인 오소르노 화산 때문에 마치 다른 행성을 여행하고 있는 듯한 묘한 기분이랄까.
봄이 무르익기 시작한 55번국도변은 황홀경으로 변하고 있는 모습들.
눈을 뗄 수 없는 풍경들이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만들고 있는 곳이, 뿌에르또 바라스에서 뿌에르또 옥따이로 가는 55번 지방국도.
한국에서 맨날 지지고 볶고 살다가 지구반대편으로 날아간 건 생애 최고의 결정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파타고니아가 내준 선물은 과분했다.
뿌에르또 옥따이는 10년 전에 떨궈둔(?) 슬프도록 아름다운 추억이 서린 곳.
버스 앞에서 혹은 창 너머로 바라본 풍경들은 다시 찾아온 여행자를 환대하듯 화려한 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아무 곳을 향해 슈팅을 날려도 그림이 되는 곳.
정말 둘이만 보기 아까운 풍경들이 줄지어 서 있는 곳이다.
이런 데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있을까...?
라틴아메리카에서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이자 작가인 가브리엘라 미스뜨랄은 [예술가의 십계명]에서 "우주 위에 존재하는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을 사랑하라."고 노래했다. 필자가 너무 좋아하는 그녀의 작품을 통해 발현된 건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일. 아름다움이 신의 그림자라고 간파한 가브리엘라 미스뜨랄의 가슴 속에 신이 존재했고, 한 여행자의 가슴에 신의 그림자가 깃들기 시작한 것이다.
여행지의 버스 앞 좌석이 최고의 명당이란 표현이 적절하게도 아름다운 풍경이 계속이어지고 있었다.
다시 이어지는 특이한 교통표지판...교통표지판 하나가 여행지를 두고 두고 잊을 수 없게 만드는 것.
마침내 목적지 뿌에르또 옥따이에 도착했다. 아침부터 설렘 가득 안고 도착한 이곳은 10년 전의 추억이 박재된 곳. 우리는 이곳에서 당시에 만난 한 아주머니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이곳에서 머무는동안 너무 친절히 대해주셨기 때문에 인사라도 드리면 반가워할 것 같았다. 뿌에르또 옥따이를 품은 장끼우에 호수는 변함없이 푸른데 우리는 오소르노 화산이 머리에 인 새하얀 눈처럼 백발로 변해가고 있었다. 펜션(Cabaña) 아주머니는 우리를 알아볼 수 있을까...다음편에는 뿌에르또 옥따이의 비경을 담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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