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행진 예비군 질서지킴이 '국민오빠'로 불려!
그들이 가는 곳마다 환호와 갈채가 쏟아지며 그들이 늠름하게 걷기라도 하면 끼악거리는 소리가 하늘을 찌를듯 하다.
마치 이곳이 촛불행진이 벌어지고 있는 집회현장이라기 보다 유명연예인의 공연장같다.
그곳에는 우리에게 너무도 낮선(?) '예비군'이 거리행진을 안전하게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곳이다.
어제, 촛불집회가 열린 광화문에서 본 예비군들은 거의 영웅적 대접을(?)을 여성팬들로 부터 받고 있었는데
며칠새 봤던 예비군의 지위보다 한층더 격상된 것 같았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촛불행진으로 나왔는지 찾아 보았습니다.
시청앞에서...
그랬더니 아래와 같은 감동적인 글이 발견 되었습니다.
그가 촛불예비군의 질서지킴이 국민오빠중 한사람이었습니다.
http://blog.daum.net/iheardyousaying/4437793?srchid=BR1http%3A%2F%2Fblog.daum.net%2Fiheardyousaying%2F4437793
"일곱시쯤에 이순신장군상 밑에 가면 마스크 준다고 해서
아고라 보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글이 하나 떴다.
유모차 어머님들이 세시에 출발하니까 두시까지 소라광장에 모여 달라고 하는 글이었다.
한시쯤이었다.
'밥먹고 금방 가겠습니다' 댓글을 달고, 라면 끓여먹고 샤워하고 출발.
도와주실 거죠? 하시는 어머님들 옆에서 오랫동안 대기하다가,
어머님들 따라서 크게 한바퀴 돌고,
이후에는 시위대 행진 따라서.
시위대가 앞뒤로 방향을 자주 바꾸어서 참 많이 뛰었다.
지나갈 때마다, 박수쳐주고 힘내라고 외쳐주고.
예비군짱 외쳐주고. 군가도 불러주고.
물주고, 우유주고, 쵸코파이, 쿠키, 사이다.
아들하고 사진좀 찍어달라고.
도와줘서 고맙다고.
오빠멋져 사랑해요.
결혼시켜주겠다고,
자기도 몇사단 나왔다고.
지나가면 길 비켜 주고
막아서면 물러나주고.
그랬던 시민들이 정말 고맙다.
눈물이 나는 걸, 너무 많은 분들이 우리를 의지하시는 것 같아서 참았다.
예비군이라는 신분이 이렇게 자랑스러웠던 적은 없었다.
열시반까지 같이 있다가, 집에 와서 아프리카를 보는데,
행렬은 청와대를 거의 포위했고, 전경들은 물대포를 쏘고 있었다.
물병을 던지고 있었다.
두시에 다시 택시를 타고 다시 나갔는데,
경복궁역 앞에서 막혀서 더이상 갈 수가 없었다.
물대포를 맞은 사람들은 옷을 말리느라 도로에 여기저기 불을 피워두었고,
시민들은 여전히 전경과 대치중이었다.
아까 연락하던 분에게 전화를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도저히 진입할 수가 없었고, 주변에 함께 할 예비군분들은 저 중심부에 들어가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전경들은 헬멧과, 갑옷같은 옷을 갖추고 있었지만,
시민들은 그저 소리칠 뿐이었다. 너무 무력해 보였지만, 혼자로서는 별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교통정리만 잠깐 하다가,
무력하게도, 돌아왔다.
아프리카를 보고 있는데,
전경들은 시민의 머리를 보고 물을 쏘고 있고, 몇명이 잡혀가는 장면이 보인다.
아직도 물은 계속 쏘고 있다. 진중권 (교수)의 말에 의하면, 전경들이 유리병을 던지고 있다고 한다.
시민들은 뒤쪽 행렬에서 앞쪽 행렬로 우비를 던져주고 있다.
아. 열시 반. 왜 돌아왔을까.
후회...."
< 글쓴이 I heard you saying블로그 카카로트님>
위 카카로트님과 같은 이유로 촛불집회현장에 나온 예비군들은 그렇게 자발적으로 모임에 참여하며
시민들이 촛불행진을 하는 동안 대열이 평화로운 집회를 할 수 있도록 곳곳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들에게 비쳐진 예비군들은 입대하기 전의 씩씩한 모습보다
나태하고 게으르며 말을 무지하게 잘 안듣는 '능구렁이'같은 존재로 비쳐졌습니다.
아마도 그런 모습들은 오히려 군에서 단련된 듯한(?) 모습이고
이등병의 생기발랄한 모습보다 닳을대로 닳은 고참병의 모습으로 '요령'을 알만큼 아는 숙달된 병사여서,
예비군훈련장 모습은 목욕탕속과 같이 어느 누구도 잘난 것 같은 사람들이 없어 보일 정도로
중대장이나 기간병들을 힘들게 한 존재였던 것입니다.
(틈만 나면 뺀질거리고 틈을 내서라도 뺀질거리기 일쑤...^^*)
그렇게 그들이 '뭉기적'거린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설이 있을 수 있지만
군생활을 하면서 지겨워진 군대풍경을 사회에 진출한 이후에도 계속하고 있는 게 불만이며
전쟁이 나면 아무런 도움도 줄 것 같아 보이지 않는(?) 예비군훈련 내용이 한 몫을 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비군훈련장은 시간을 떼우기에 급급한 모습이고 '개기는'곳으로 전락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광우병쇠고기 수입고시로 드세진 촛불행진 현장에서 본 예비군들의 전혀 그런 예비군 같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촛불행진 때문에 전경들 처럼 따로 진압훈련을 받은것도 아닌데
그들은 일사불란하게 대열을 유지하며 질서정연하게 촛불행진을 이끌고 있었습니다.
삼청동 물대포 진압현장에서
이런 믿음직한 모습들이 전투경찰의 폭압적인 분위기 보다
예비군들의 모습이 촛불행진에 동참한 여성들을 잘 보호해 줄 것 같은 '보호자'처럼 여겨졌는지 모릅니다.
위에서 인용한 글쓴이의 내용처럼 실제로 금번 촛불행진 '질서지킴이'로 자원한 예비군들은
그리 오래되어 보이지 않는(?) 신선한 느낌을 주는 예비군들이자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마음을 너무도 잘 아는 사람들이었기에
그들의 불편부당함을 잘 챙기고 있는 '국민오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신각 앞에서...
이제 촛불집회 속에서 '오빠들'이 나타나지 않으면 왠지 불안할 것만 같은데
로카르토님의 글에서 보여지듯이 그들은 촛불집회에 참여해 있는 시민들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도 이와 같을 것인데
옳은 일에 대해서 귀한 실천을 보이는 질서지킴이 예비군들이 너무도 자랑스럽습니다.
(아!...열시 반,... 왜 돌아왔을까?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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