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정부! 한심한 공안당국! 이렇게라도 하지!
5.31 촛불집회를 다녀 오면서 나는 거의 초죽음이 되었다.
거리행진을 하는 집회참가자들을 따라 다니는 것만으로도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처음엔 집회의 모습을 담아 보려고 열심히 집회 이곳저곳의 모습을 찾아 다니며 나름의 보람도 느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정부와 공안당국이 한심하다는 생각외에도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어느덧 집회참가자들과 같이 분노를 하며 폭력진압으로 시민들을 진압하려는 경찰들의 답답한 대응에 몸서리쳤다.
집회현장에서 경찰들이 시민들을 제압하는 모습은 과연 이들도 우리 형제자매들인가 싶었다.
이렇게 원인을 제공한 책임자는 누군지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
물대포가 처음 시민들에게 발포되었을 때 나는 더이상 현장에 머무르지 못하고 집으로 향하고자 했다.
집회참가자들 대부분의 연령은 나의 아들달과 같은 연령대였다.
나는 그들과 같이 행동하고 싶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나는 그들을 현장에 남겨두고 돌아서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저들이 무슨죄가 있단 말인가?
나는 집회참가자들이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지나간 자리를 다시 배회하기 시작했다.
이시간 서울시내 곳곳에서 배회할 무리들이 어느곳에 있을까하고 그들을 찾아 나섰다.
혹시 골목어귀에서 경찰들에게 체포되어 불법연행되고 있지는 않을까?
밥이라도 먹어야 할 텐데 그들은 언제쯤 밥을 먹었고 목이라도 마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배경에는
대부분의 집회참가자들이 먹을 것을 챙기지 못하고 있었고 그럴 상황도 못되었다.
그나마 24시 편의점이 곳곳에 있어서 그들의 속을 채워줄 것인데 그것으로 요기는 부족해 보였고
그들의 호주머니 사정이 그렇게 넉넉해 보이지는 않았다.
마음먹고(?) 집회에 참석한 터라 얼마간의 비용은 챙겨져 있겠지만
그들의 호주머니 사정은 예상대로 많이도 부족해 보였다.
광화문에서 종로3가 까지 두번 왕복하며 시내 곳곳을 들여다 보았다.
마침내 나는 집회에서 이탈한 한무리를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이 머문곳은 종로3가 뒷골목 이었다.
단성사 뒷편 포장마차에서 그들은 허기를 달래고 있었는데
새벽4시가 넘도록 그들이 그곳에서 술을 퍼 마실리가 없었다.그들은 첫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찰로 부터 강제해산 당한 후 그들은 이곳에서 겨우 허기도 면하고 울분을 삭히고 있었다.
다시 광화문으로 이동해 봤다.
종로 곳곳에는 심야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대부분 삼삼오오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들은 주말을 즐기기 위해서 나온 복장이 아니었다.
나도 그들과 같은 신세였다.
이곳에서 택시를 집어타고 집까지 가려면 2만원은 족히 든다.
나는 갑자기 택시비를 치를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들과 같은 신세로 밤을 지세 보기로 했다. 기사몇줄 써 본들 '속보'의 이유가 사라졌다.
현장에서는 이미 생중계되는 언론(?)들이 너무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기사가 대부분 중첩되고 있었다. 나는 집회현장에 출동한 특파원은 아니지 않는가?
광화문에 도착하자 집회현장에서 빠져나온 시민들이 시청앞 부근에서 죽치기 시작했다.
지하철 첫차시간도 잘 모르고 있던 내가 겨우 발견한 것은
덕수궁 앞 지하철 입구에서 발견한 첫차 시각이었다.
종로를 지나치면서 지하철 곳곳을 살펴 보니 그곳에는 노숙인들이 단잠에 빠져있어서
좀체 지하철 역사로 갈 형편이 되지 못했고 내가 여성이라면 그곳은 얼씬도 못할 분위기였다.
새벽 5시 19분발 첫차가 있었다. 아뿔사!...시청앞 저편으로 먼동이 트고 있었다.
경찰은 경찰나름대로 집회참가자들을 강제해산 해야하는 책임(?)이 있을 것이다.
누가 촛불집회의 원인을 제공했던 간에
집회참가자들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그들의 형편을 잘 헤아려야 할 것이다.
물대포를 쏘며 분말소화기를 뿌려대며 폭격진압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항변할지 모른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기 바란다.
집으로 돌아갈 시간을 놓쳐버린 시민들이 타고 갈 교통수단이 없지 않은가?
무조건 청와대로 부터 멀리 집회참가자들을 흩쳐 놓으면 돤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아니면 끝까지 촛불집회 배후자를 찾아내서
이른바 '용공 좌빨'로 몰아가며 우리사회를 양분화 시키려고 하고 있는 것일까?
경찰이 시민을 강제로 연행하는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그 과정에서 정부나 공안당국에 대해서 더 짙은 분노가 쌓일 텐데
언제까지 물대포를 쏘아대고 분말소화기나 뿌리며 방패로 시민들을 짓누를 것인가?
광화문의 한 빌딩에서 내려다 보니 서울시 전체를 막아놓은 듯한 닭장차들의 용도가 무엇인가?
닭장차들을 이용하여 무고한 시민들을 연행하기 위함인가?...
그렇다면 10만 100만으로 불어난 시민들을 연행할 닭장차는 확보되어 있다는 말인가?
이렇게 한번 해 보라!
내가 밤새 거리를 배회한 이유중 하나가 집으로 타고갈 마땅한 교통수단이 없었던 것이고
그렇잖아도 비싼 대가를 치루고 있는 마당에 택시를 타고 한밤중에 집으로 돌아 갈 이유가 있겠는가?
종로3가에서 만났던 시민들과 같이 차라리 그 돈으로 쓴소주를 마시며 울분을 달랠 것이다.
경찰은 닭장차를 놀려두지 말고 시민들이 말하고 있는 '닭장차투어'를 통해서
최소한 강제연행한 시민들을 그들이 살고 있는 집근처까지 바래다 줘 봐라!
그나마 시민들의 울분이 좀 더 가라앉을 것이며 경찰에 대한 반감은 덜할 것이다.
아직도 정부는 현재의 분위기를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소통이 안되어서 그런다며 헛소리를 늘어놓고 있다.
집회참가자들의 마음을 읽어보고 싶으면 최소한 그들과 같은 마음으로 한번만 동행해 보라.
소통이 팍팍 될 것이며 비용을 들여서라도 관광버스를 동원하여 그들을 집으로 모셔 나를 것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촛불집회가 열리게 한 원인을 제거하라!
시민들의 분노가 갈수록 증폭되는 것은 물대포와 강제연행도 있겠지만
시민들의 요구사항을 묵살한 한심한 정부와 시민들을 함부로 다루고 있는 경찰에 있다.
시청앞에서 지하철 첫차를 기다리며!...
* 그림들은 5.31~6.1 새벽까지 12시간의 기록중 몇 컷 입니다.
이시간, 아직도 현상파악을 하지 못한(?) 이명박정부는 경찰을 통하여 그들의 잘못을 강제로 막으려 들고 있다.
세상을 조금만 살아 본 사람들이라면 매를 때린 사람보다 매가 더 미워지는 것을 단박에 안다.
경찰이 바로 그런 '매'가 되어서 시민들과 경찰들간 충돌이 거세지고 이간질 되고있는 것이다.
경찰의 잘못은 그들이 '경찰이 된 이유' 하나 뿐이었다.
정부와 공안당국은 하루라도 빨리 원인제거에 나서고 닭장차투어를 현실화 하여
시민들을 강제연행이나 폭력적인 방법으로 다루지 말기 바란다.
그들은 너무도 고귀한 우리 이웃들이며 우리 국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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