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개포동 이야기
-비둘기가 낳은 희망 두 알-
"비둘기가
낳은
희망 두 알!..."
비둘기가 창가에 알 두개를 낳았다. 비둘기가 두개의 알을 낳은 곳은 서울 강남의 개포동 주공아파트 단지. 서울에 사시는 웬만한 분들은 다 알고 있는 개포동(開浦洞)은 개포1동, 개포2동, 개포4동의 3개 행정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북쪽으로는 양재천을 경계로 도곡2동, 대치1동, 대치2동과 접해있다. 동쪽으로는 일원2동 일원본동, 남쪽으로는 내곡동, 서쪽으로는 양재1동, 양재2동과 접해있는 곳이다.
개포동의 유래는 70년대 개발되기 전, 이곳에 흐르는 양재천 주변에 큰물이 지면 한강물이 양재천으로 들어와 '갯벌'이 된 데서 개펄이라 하던 것이 개패 또는 개포로 변하게 되었다고 전한다. 개포동에 인접한 대모산은 표고 293m이며, 산모양이 늙은 할미와 같다고 하여 옛날에는 '할미산'이라 불렀는데 조선 제3대 태종대왕을 반대편 세곡동에 헌(인)릉을 조성하여 모신후 어명에 의하여 대모산으로 고쳤다. 요즘 필자가 자주 드나드는 산이다.
현재 서편 포이동 쪽으로 구룡산과 마주하고 있고 개포2동에는 자연부락으로 학여울이 있는데 이는 한강이 이곳에 이르러 여울이 거세어져 흐르고 마을이 갯바닥에 있는 데에서 반곡이라 불렀다. 개포동에서는 선사시대 유적으로 4개의 남방식지석묘(고인돌)가 조사된 기록이 있으나 도시 개발에 밀려 모두 없어져 그 형태와 위치조차 알 수 없게 되었다.
또 인접한 포이동은 밀미리마을이라고도 하는데, 예전에 장마가 들면 한강물이 범람하여 양재천을 거슬러 마을까지 밀려들어서 밀물마을, 밀미리마을, 한자로는 수조촌(水潮村)이 되었고, 이 큰물은 해마다 두 번 정도 들었고, 지리적으로도 개포리를 지나 두 번째로 물이 밀려 들어와서 포이리(浦二里)가 되었다. 포이동은 조선시대 말까지 경기도 광주군 언주면 포이동이었으며, 1914년 3월 1일 조선총독부령 제111호와 경기도령 제3호에 의한 경기도 구역획정 때 광주군 언주면 포이리라 하였다.
모두 개포동이 개발되기 전부터 이곳에 전해져 내려오는 지명 등으로 현재의 개포동은 부동산개발 이익을 노리는 사람들로부터 투기지역으로 더 유명해진 곳이다. 한 때 미국발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생기기 전까지 개포동은 투기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개포주공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아 대략 15평 기준 아파트 가격이 12억원을 호가할 때도 있었다.
오래된 주공아파트가 도시 개발 바람에 금덩어리로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때문에 개포동은 재밌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개포동의 별명은 대략 두 개다. 하나는 개포동을 가리켜 '개도 포기한 동네'로 부르고 또 하나는 '개도 포르쉐를 끄는 동네'라고 부르기도 한다. 개포동에 살고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이면 누릴(?) 수 있는 별명이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라면 몰라도 전자의 경우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개도 포기한 동네라면 인간이 살 수 없거나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 지난 6월 초순경 필자는 생활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이곳을 무시로 마실 다니면서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정겨운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으며 기분좋아했다. 오래된 아파트에서 묻어나오는 풍경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개포동 주공아파트 대부분은 너무 오래된 나머지 재건축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12억원을 호가하던 개포주공의 현재 시가는 대략 9억원 정도이며 언제 개발될지도 모를 처지에 놓였다. 개도 포르쉐를 끈다던 명성이 사라진 것이다. 그대신 투기를 해 놓았던 주인들이 뒤를 돌아보지도 앓을 정도로 포기한 애물단지가 또한 개포주공이었다.
그곳에서 비둘기 한 마리가 어느날 알 두개를 낳아두고 부화를 시작한 것이다. 사진은 이곳에 사는 한 지인의 소개로 무시로 녀석의 동태를 관찰하기 시작한 것이다. 도시 한켠의 오래된 건물은 점점 명성을 잃어가는데 비둘기 한 쌍은 그 틈바구니를 이용해 희망을 품고 사는 것이다. 그래서 포스트 제목을 <비둘기가 낳은 희망 두 알>이라고 썻다. 지금부터 이 기록을 시작으로 개포동 이야기를 엮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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