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이어와 짜장스님
-기적같은 짜장스님의 봉사일정-
"...근데 요즘 절에 가는 사람들이
배고파서 가나요?
짜장면이 유명하다고 하시는데
왜 유명한지 내용은 전혀 없네요."
짜장스님이 왜 유명한 지에 대한 대한 의문 하나는 이랬다. 세상 사람들이 유명한 데는 반드시 이유가 따른다. 유명한 이유는 각자의 처지와 형편 등에 따라 천차별 만차별이다. 인간으로 태어나 착한 일을 하면서 유명해진 경우의 수가 있는가 하면 악한 일을 도맡아 저지르면서 유명해지는 사람들. 하지만 유명세를 치를 때 악행 보다 선행을 더 중시하는 게 인간사이다. 그런데 악행은 순식간에 세상을 도배하지만 선행이 세상에 널리 퍼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꽤 많은 절차와 노력과 비용 등을 치루야 한다. 악행 보다 선행이 쉽지않고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한 네티즌이 짜장스님의 착한 일을 기록한 포스팅에 대해 '짜장스님의 짜장면은 왜 유명한가'에 대해 가지는 의문은 당연하다. 따라서 사람들이 짜장스님에 대해 가진 의문을 속 시원히 보여드리고 넘어가는 게 순서일 거 같아서 선원사 홈페이지에 실린 짜장스님의 봉사일정을 보여드리게 됐다. 2014년 6월 한 달만 기록된 봉사일정 외 '짜장스님의 정체를 좀 더 털어야 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홈페이지 외 관련 키워드를 따라 짜장스님을 털어보시기 바란다. 털면 털수록 점점 더 커지는 기적같은 선행들...
필자가 맨 처음 짜장스님을 만났을 때 기분을 끼적거린 포스팅에서 벗겨도 벗겨도 드러나지 않는 선행을 비유한 적 있다. 오늘날 적지않은 사람들이 자기가 행한 일을 선행으로 포장하여 널리 알리고자 하는 데 짜장스님의 경우 선행을 알리고자 하는 게 아니었다. 당신은 선행을 베풀 곳을 찾지 못해 안달(?)을 하는 분이었다. 믿기시는가...짜장스님(운천스님)의 절친으로 알려진 소야 스님이 말하는 '기적의 행위'를 참고하면 한 네티즌의 의문이 쉽게 풀릴 것 같다. 시인으로 더 유명한 소야 스님께선 예수의 오병이어(五餠二魚) 기적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생각해 보세요. 당시 예수가 살던 주변을 살펴보면 갈릴리 호수에 큰 물고기가 살 수 있을 만한 형편이 못 되지요. 자기들을 가르친 랍비에게 대접할만한 도시락이 없는 건 당연하지요. 우리가 어릴 적 소풍갈 때 고구마 등을 싸 가는 게 전부일 정도로, 너무 가난해서 랍비를 흠모하는 사람들이 차마 자기들이 싸 온 도시락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꺼내놓지 못하는 겁니다. 그러나 이때 한 두 사람이 (용기를 내어)초라한 빵 다섯 개와 호수에서 잡은 물고기로 만든 도시락을 꺼내 놓고 예수께 드리고자 하니, 용기를 얻은 사람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자기들이 싸 온 초라한 도시락을 꺼내놓고 함께 나누는 것이지요. 기적이란 이런 거지요. 하늘에서 빵과 물고기가 쏟아집니까..."
필자가 만나 본 짜장스님은 사람들 앞에서 눈속임을 통해 기적을 연출하는 마술사가 아니었다. 짜장 스님이 이웃을 향한 보시가 시작되자마자 짜장스님을 통해 수 많은 사람들의 후원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적폐로 무너질 것 같지만, 이를 지탱해 주는 또다른 선행(음덕)의 손길이 짜장스님으로 하여금 기적을 만들고 있었던 것. 사람들이 자기 자랑과 권력과 명예욕에 미쳐 날 뛸 때 짜장스님은 이웃을 향해 봉사를 하지 못해 안달(?)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들은 보다 더 유명해져야 하지않을까. 우리가 잘 사는 것 같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밥 한 끼 때문에 힘들어 하는 이웃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안 사람이 짜장스님이었다. 수행정진의 끄트머리가 사리(舍利) 수를 헤아리는 게 아닌 것처럼, 짜장면 봉사로 저자거리로 나선 짜장스님(운천스님)이 위대해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짜장스님의 봉사일정만 보면 선원사에선 매일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에게 예수와 석가모니가 필요하다면 이런 기적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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