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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스님

짜장스님 짜장이 맛깔난 이유 몇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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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짜장스님의 착한 짜장
-짜장스님 짜장이 맛깔난 이유 몇가지-




"참 
 정갈하다!..."

가는 바람에 살랑거리며 건조되고 있는 이 옷이 위치한 곳은 남원의 고찰 선원사 경내이다. 사찰에서 보기드문 복식이 눈에 띈 것이다. 보통 사찰의 공양간에서 보던 풍경과 전혀다른 이 옷은 짜장스님으로 널리 알려진 선원사 주지스님(운천스님)의 기적의 옷이다. 당신께서 가사를 두를 때를 제외하면 연중 짜장면 봉사로 바쁘게 사는 스님이다. 

2009년 11월부터 시작한 짜장면 나누기 이름은 <사랑실은 스님 짜장>이다. 적게는 수 십 그릇에서부터 많게는 수 천 그릇까지 장소와 대상을 불문하고 무료봉사에 나선다. 기적의 옷이 만들어낸 이웃사랑 실천의 모습들. 하루 24시간이 부족하고 1년 365일이 부족한 스님에게 쉴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제한적인 데 선원사 공양간 곁에 널린 조리복은 언제나 풀내음이 나는 듯 정갈하다. 그렇다면 짜장스님이 만든 짜장면의 맛은 어떨까. 

난 12일부터 2박 3일간 남원에서 개최된 제84회 춘향제에 참석하면서 맛본 짜장스님의 짜장면 맛은 보통의 중국집 짜장과 달랐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레시피)은 비슷할지 몰라도 짜장면에 깃든 철학은 전혀 다른 것. 첫째,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짜장 스님이 만드는 짜장면의 재료는 선원사에서 직접 재배한 친환경 식재료 등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래서 짜장스님의 짜장면은 매우 담백하고 쫄깃거려 한 번 맛본 사람들이 다시 찾고싶을 정도이다. 

둘째,짜장스님이 만드는 짜장면 수익 전부는 불우이웃 돕기에 쓰여진다. 2014 남원 춘향제에서 시민들에게 제공된 짜장면 수익금 전부는 남원시에 기부했다. 짜장면 맛이 거기서 거긴 것 같지만 흔치않은 '스님의 보시'로 만들어진 짜장면을 맛보는 순간 온 몸이 넉넉해지는 이유다. 어쩌면 짜장스님은 종교인 내지 성직자가 아니라 넉넉한 마음씨를 지닌 이웃 아저씨 같은 느낌이 절로드는 것.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해도 시원찮을 짜장 스님의 노하우는 딴 데 있었다.





셋째,짜장면에 대한 '일반의 환상'을 그대로 유지시킨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시중에 나도는 속담 중에 "중국집 주방장과 소설가의 얼굴은 안 만나는 게 좋다"는 말이 있다. 중국집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요리를 만들어낸 주방장을 대하는 순간 환상이 깨진다는 것. 수 많은 요리를 해 내는 주방장의 차림은 땀에 절고 음식물이 튀어 '지저분'한 모습. 정갈하개 차려낸 음식과 대비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설가가 심어준 환상은 배용준을 닮았지만 직접 만나본 소설가는 엉망이라면 어떠하겠는가. 물론 음식이 맛만 있으면 된다는 사람들 한테는 이같은 등식이 소용없겠지만, 요리의 기본은 싱싱한 재료로부터 쉐프의 마음가짐과 외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건 상식일 정도다. 그래서 선원사 약사전 곁 공양간에 널린 정갈한 옷으로부터 정갈한 음식을 기억해 내는 건 어렵지 않은 일.

음식 하나에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철학을 담아 최선을 다해 정갈하게 공급하는 자비심이 없다면, 짜장스님이 수천 수만 그릇의 짜장면을 보시한다고 해서 특별히 유명해질 이유가 있을까. 스님이 만든 음식을 보지않아도 공양간에 걸린 옷가지 하나 만으로도 짜장스님이 만든 짜장면의 맛이 절로 느껴질 정도다. 일부러 남에게 보이고자 하는 일이라면 '하나님의 뜻'으로 포장되겠지만, 우리곁에서 말 없이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하며 기적을 일구는 짜장스님이야말로 우리 곁에 있는 부처님이자 당신의 진정한 제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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