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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으라
가만히 있으라
-3시간짜리 수석회의 담화문에 빠진 알맹이-
어제(11일), 청와대에서는 박근혜가 갑작스럽게 회의를 소집해, 오전 11시45분부터 2시간45분간 비교적 장시간 회의를 진행했다고 한다. A4용지에 누군가 써 준 글을 낭독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변인 민경욱이 전하는 말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 이후 제기된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 그동안 관련 전문가를 비롯한 다양한 계층으로부터 수렴한 의견을 바탕으로 회의를 진행했다"고 밝힌 것. 따라서 조만간 회의결과를 바탕으로 대국민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란다.
회의 내용을 살펴보니 "새 국가 변혁의 방향과 안전한 국가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고, 특히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한 국가 안전재난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제고 대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한다. 그런데 관련 기사를 살펴보니 회의 주재자는 주로 김기춘 비서실장이라고 한다. 대국민담화문 내용을 미리 예측해 볼 수 있는 허접한 풍경. 세월호 참사 이후 그동안 청와대와 박근혜가 보여준 사고 수습 대책 등을 참고하면 '경제도 어려우니 세월호 참사는 덮어두고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게 주요 내용일 것 같은 생각.
인간의 나이가 6070세대에 돌입하면 세상 일에 대해 대해 '빠싹'할 정도 이상으로 밝을 것이다. 박근혜가 그렇고 김기춘 등 댓글정부를 이루고 있는 주요 인물 다수가 그럴 것. 지혜와 잔대가리로 철저히 무장한 이들이 주로 보인건 속임수였다. KBS 등 친정부 언론을 통해 속임수로 일관한 것. 그렇지만 세상은 인터넷시대 혹은 디지털시대로 바뀌었는 데 이들이 자주 애용하는 수법은 여전히 '구닥다리'로 불리우는 <대국민담화문>정도랄까.
그저 청와대 홈피나 포털 한 쪽에 자기들의 주장 사실 내지 호소문을 끼적거려 실어두면 국민들이 댓글로 화답할 텐데, 굳이 복잡한 절차를 거쳐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겠다며 간을 보고 나선 것. 세월호 참사 이후 문제로 불거지는 건 재난 대처에 대한 매뉴얼 조차 파기하고 지키지 않은 정부의 무능함이고 보면, 대국민담화 따위로 이 사건의 책임을 벗어나긴 힘들어 보인다.
"고민하지 마쇼...지난 14개월 동안 제대로 한 게 한 건이라도 있으면 말해보쇼.비젼도 없고, 능력도 없으며, 도덕성 조차 없다면,할 수 있는 건 단 한가지 밖에...(보따리 싸시든지...)공약은 모조리 어디론가 사라졌고뉴스에는 눈만 뜨면 북한소식그간 머헸고 앞으로 머 허자는 것인지욕심을 제발 내려 놓으시길...대한민국이 새누리당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정신 차리소"
그런 생각들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위)댓글민심 한 개만 살펴보면 댓글정부의 위상을 단박에 알 수 있다. 3시간 가까운 회의 결과 보다 국민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소통의 부재가 세월호 참사를 키운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 회의나 토론은 좋은 과정이다. 그러나 각본에 짜여진 결과를 만들어 내는 형식적 회의는 '말짱 도루묵'이란 거...국민들은 박근혜가 5분 이상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여자라 굳게 믿고 있다. 오죽하면 수첩공주라 했겠는가. 가만히 있든지 보따리 싸시든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할 텐데, 국민들은 후자의 경우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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