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릇된 '조작질' 버르장머리 고쳐야
-박근혜,할머니 연출 사실이면 보따리 싸야-
대한민국 국격이 언제부터 저질로 변해가는 것일까...
외출에서 돌아와 인터넷에 로그인 하니 정나미가 뚝 떨어진다. 세월호 참사 보름째를 맞이하는동안 요리조리 말 바꾸기에 열심인 정부와 해경 등을 보면서 식상해 있었다. 너도 나도 책임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었던 것. 습관과 관행으로 자리잡은 버르장머리들이 결국을 사람을 잡고(?) 말았던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가장 큰 원인은 선박의 구조적 결함도 문제였겠지만 우리 사회에 보편화된 '잔대가리'들이랄까.
세월호 참사 직전까지 새누리당과 정부에서는 댓글사건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으며 멀쩡한 사람을 간첩으로 조작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이 들통나자 이번에는 국정원의 첩보요원이 번개탄쇼를 통해 기억상실증을 연출하기도 했다. 다른 건 다 기억 나는 데 '그것'만 기억 안 나는 희한한 일. 사정이 이러하자 이번에는 누군가 정체불명의 무인기를 띄워 북한의 소행으로 몰아갔다. 씨알도 안 먹혔다. 그리고 박근혜가 형식적으로 대국민사과를 했다.
그 이튼날, 진도 앞 바다에서는 멀쩡한 날씨에 여객선이 침몰하는 희한한 일이 발생했다. 세월호 참사 보름이 지나면서 침몰원인과 구조.수색에 대한 전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해경은 침몰직전 세월호와 해상교통관제센터간 교신 내용을 절대 밝힐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경은 민간 잠수업체 언딘을 통해 사고 초기 구조.수색에 소극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그 뿐 아니다. 언딘은 세월호 선주 유병언 회장(세모)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배경에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부지기수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가 안산의 합동분향소에 조문을 하면서 웬 할머니 한 분과 찍은 사진이 분노를 유발하고 있었다. 조금 전 외출에서 돌아와 관련 소식을 들여다 보니 '참 저질이다'는 생각이 들며 화가 나는 것.
*청와대가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한 할머니를 섭외(연출)한 장면
인간이 할 짓이 없어서 '조문까지 조작질 하고 나섰나' 싶은 생각이 들어 좀 더 살펴봤다. 그랬더니 박근혜와 분향소에서 만난 할머니가 연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간밤에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이 할머니의 신분을 밝힌 사실과 너무도 다른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박근혜는 분향소 할머니를 연출해 무슨 득을 보고자 한 것일까.
생각해 보나마나 '유족을 위로하는 장면'을 통해 정부가 유가족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모습을 홍보하고 싶었을 것. 광고용이라는 일반의 생각이 별로 틀려보이지 않았다. 관련 기사에 실린 사진들은 조문을 간 것이라기 보나 마치 '조문패션'을 연상하리만치 세련된 분위기였다. 물론 박근혜의 표정을 보면 조문과 먼 표독스러운 모습이자 광기어린 모습이라고 네티즌들이 평가했다. 창와대는 '연출이 아니라' 하고, "미리 계획했던 건 아니지만, 청와대 측이 당일 합동분향소에서 눈에 띈 해당 노인에게 '부탁'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변명이 구차하다.
세월호 참사가 보름이 지나면서 온.오프라인에서는 이런 사실에 대한 반향으로 박근혜 퇴진 운동이 한창이다. 조작을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굳이 조작질한 후폭풍이 몰려드는 것. 이명박 정부 당시 촛불시위를 군홧발로 짓밟은 것을 참조하면 우리 국민들의 저항을 무참히 짓밟을 수도 있을 것. 그러나 그렇게 해서 3년을 더 떼우고 나면 조작질이 모두 지워질까.
우리가 알고 있는 인과응보의 법칙은 그냥 되는 게 아니라 음덕을 쌓으면 복을 받고 악덕을 습관처럼 행하면 천벌을 받게 되는 법이다. 지금 당장은 권력의 힘으로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겠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역사는 조작질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았다. 더 이상 시간을 끌지말고 스스로의 버르장머리를 고칠 기회를 찾아 회심하기 바란다. 나라와 민족을 살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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