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의 전횡 심각했다
언론이 사실을 왜곡하거나 호도하는 것만큼 더 위험한 일이 또 있을까...
TV화면에서 켑쳐한 사진 한 장을 보시면 어떤 기분이 드시는가. SBS가 이 장면을 내보낸 방송시간은 4월16일 오후 6시30분경이다. 사고현장의 모습을 내보내면서 자막으로 청해진해운의 취재결과를 내보내고 있다. 청해진 해운에 따르면 "선장은 같은 항로를 8년째 운항한 베테랑"으로 소개하고 있다. 침몰이유가 다른 데 있을 것이란 암시이다. 주지하다시피 세월호의 선사 청해운해운의 현재 실정은 유병언 회장 일가의 온갖 비리 등으로 세월호 참사 후폭풍 전부를 껴 안고 있는 모습이다. 세월호의 관리부터 해운업계의 비리 등으로 수사가 점차확대되고 있는 모습.
"해경,언딘 위해 UDT 잠수 막아" 국방부 답변서 파장
그리고 또 하나. 자막 아래로 보여지는 장면은 매우 중요한 오보 하나다. 주목하시기 바란다. 방송의 자막에서 정부는 "특수구조인력 350명을 (사고현장에)투입해 구조"를 하고 있다며 사망.실종자 가족과 국민들을 안심하게 만드는 모습이다. 과연 그랬을까. 세월호 참사가 보름을 넘기면서 정부에서는 사고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면피용 백태가 펼쳐지고 있다. 세월호 침몰 초기 대응에 실패한 정부가 책임 전부를 해경과 민간 잠수업체 언딘으로 떠 넘기고 있는 것. 국방부에 따르면 특수부대(UDT와 SSU)가 '해경과 언딘' 때문에 "구조현장에서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구조.수색작업을 하지 못했다(막았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랬다.
"(상략)...해군은 세월호 참사 다음 날인 17일 사고 해역 물살이 가장 느렸던 정조시간에 해군의 최정예 잠수요원인 해군 특수전 전단(UDT/SEAL)과 해난구조대(SSU) 대원 19명에게 잠수 준비를 마치고 대기시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고 해역 탐색을 맡고 있던 해경이 민간업체 즉 언딘이 우선 잠수를 해야 하니 잠시 비켜있으라고 현장 접근을 통제했고, 이에 따라 해군 잠수요원들은 현장에 투입되지 못했다고 국방부가 밝힌 것입니다.
국방부는 답변에서 '상호 간섭 배제를 위해 해경 통제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달리 말하면 해경이 민간업체의 잠수를 위해 군의 최정예 정예요원들의 구조를 방해했다는 것이 되는데요.아시다시피 그 당시는 1분 1초가 급한 시간이었고 또 실종자 가족들이 왜 빨리 투입을 않느냐 강하게 항의를 하던 시점 아니었습니까. 그런 것을 생각하면 대단히 의아한 결정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전문가들은 당시 민·군을 통틀어 군의 UDT와 SSU가 최고의 해난구조 장비와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데 왜 사고 초기에 투입되지 않았는지 의문을 표시해 왔거든요. 그런데 국방부의 오늘 설명으로, 해경이 언딘을 위해 해군 투입을 막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점점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하략)"
<출처: http://news.jtbc.joins.com/html/786/NB10472786.html>
국방부의 발표가 사실이다 할지라도 SBS가 보도한 "특수구조인력 350명 투입"은 얼토당토 않은 거짓이며, 대국민 기망극 내지 심각한 오보 아닌가. SBS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전혀 없던 사실을 꾸며낸 '허위사실'을 통해 대국민 '쇄뇌공작'이나 다름없는 조작질을 방송한 것. 허위사실을 내 보내는 것도 모자라 소설을 쓰면서 구조.수색 노력은 게을리 한 채, 실종.사망자 가족과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있었던 것. 이런 모습이다.
방송 3사의 대국민 헛발질...
위 자료사진은 같은 날 오후 6시 34분경에 방송된 화면이다. 자막을 보면 "해경.군.민간선박까지 100여척 필사의 구조작업 벌여"라고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이 장면을 시청한 유가족들이나 국민들은 어떤 기분이 들까. 정부가 구조.수색 노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구나 싶은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쉬며 에어포켓 속에 갇혀있을지도 모를 생존자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될 것. 그러나 참사 보름이 지나자 이 모든 방송이 서서히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었다.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카카오톡 전송 시각은 오전 10시 30분경부터 모두 끊어졌다. 정부가 내놓은 사고 시간만 참조해도 대략 1시간 30분정도의 이른바 '골든타임'에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만 있었던 것. 방송이 해경.군.민간선박까지 100여척이 동원되어 필사의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게 모두 거짓이거나, 누군가 엉터리 정보를 방송을 통해 내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SBS 포함 방송 3사 등은 경쟁적으로 보도한 오보에 대해 책임은 커녕 그 누구도 사과 한 번 하지 않았다. 정부도 뒤늦게 사망.실종자 유족에게 형식적으로 사과를 하는 등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
만에 하나 방송들이 사고 초기에 "전원구조"같은 정신나간 오보를 내보내지 않고 긴급구조 요청을 알려 전군의 헬기 등이 출동했다면, 지금처럼 정부관계자들이 쥐구멍을 찾아나서는 일은 없었을 것. 정론직필이 생명을 다루는 위대한 사명이란 걸 새까맣게 잊고, 권력의 나팔수 내지 권언유착을 통해 국민을 사지에 몰아넣은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아울러 방송3사도 세월호 참사에 일조했음을 깊이 반성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 가운데 JTBC의 손석희 앵커와 승현이 아버지와의 약속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 같다.
"우리 승현이 찾으면, (그때)꼭 기념사진 한 장 찍어요"
"네. 나중에 연락해서 꼭 한 번 뵈요"
그리고 트윗의 가슴아픈 한마디. "승현이는 오늘 돌아왔습니다.(@sooyeon031642)"...손석희는 팽목항을 떠나면서 "...가족 분들이 아직 많이 계셔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언론의 사명과 언론의 따뜻한 보살핌은 실의에 빠진 '나라와 민족을 살리는 일'이다. 세월호 참사는 엄청난 희생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잊고 살거나 잃어버린 참 많은 교훈을 되살려주고 있다. 그동안 언론이 제 갈 길만 갔어도 이런 일은 겪지 않아도 될 불행이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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