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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나와 우리덜

안현수 신드롬,사랑의 힘 VS 연금의 힘


Daum 블로거뉴스
 

사랑의 힘 VS 연금의 힘
-빅토르안 신드롬, 목표와 응원의 차이-




왜 자꾸만 '빅토르 안' 선수에게 시선을 빼앗기는 것일까...


지난 주말,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이 시작되기 전부터 TV 앞에 앉아 우리 신다운 선수의 메달 입상을 마음 속으로 응원했다. 출전 선수 4명 가운데 3위만 해도 동메달을 딸 수 있는 경기라서 그런지, 선수들이 출발선에 서기도 전부터 긴장되기 시작했다. 남자 1000m 결승이 시작되기 전 한국은 생각 보다 부진한 성적이 이어지고 있었다. 우리선수들이 결승선을 눈 앞에 두고 넘어지는 등 번번히 메달을 놓치는 회수가 증가되면서 이번 만큼은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있는 것이다.

신다운 선수가 출전한 쇼트트랙 1000m 결승에는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안(안현수 선수)과 함께 러시아 선수 두 명이 출전해 있었다. 그러나 결승 직전 머리 속에는 신다운 선수만 바라보게 됐다. 잘 해내면 한국 대표팀은 부진한 성적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1000m의 레이스는 잠깐이었다. 순식간에 이어진 짧은 레이스가 종료되면서 시선을 빼앗긴 한 장면이 등장했다. 






실황을 중계하던 카메라가 관중석에 앉아 응원을 하고 있었던 빅토르안의 여자친구(우나리) 모습을 비추어 주었다. 반사적으로 캡쳐한 화면 속에서 우나리는 (믿기지 않는다는)감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빅토르안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포착한 이 표정은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행복해 하는 모습이었다. 이 경기에서 우리 신다운 선수는 실격으로 4위로 주저앉고 말았다. 허탈했다. 
 

 
그런데 그 순간부터 우리선수에 대한 미련 보다 감격스러워 하는 빅토르안 선수의 여자친구 모습이 자꾸만 기억을 되살렸다. 그리고 애써 피하고 싶었던 '빅토르안의 모습'은 여자친구를 통해 다시금 각인되고 있었다. 빅토르 안은 머리를 얼음판에 기대어 울컥이는 듯 했으며 얼음판에 입맞춤을 했다. 감격에 벅찬 승리의 세리머니였다. 빅토르안이 우여곡절 끝에 러시아로 귀화한 후 8년 만에 이룬 쾌거는 '사랑의 힘'이었을까. 그는 한 매체를 통해 "나는 (이 순간을 위해) 8년을 기다려 왔다."며 금메달을 목에 건 소감을 말하고 있었다. 

 




빅토르 안의 짧은 한 마디 속에서 여자친구 우나리의 '사랑의 힘'이 느껴지고 있는 것이다. 소치 동계올림픽을 통해 안현수라는 이름 보다 우리에게 더 익숙하게된 빅토르 안의 인터뷰를 통해, 결코 짧지않은 8년의 긴 시간동안 집중력을 잃지않게 한 원동력이 눈에 띄는 것이다. 아울러 결승선을 통과후 빅토르 안이 울면서 행한 인터뷰에서는 금메달을 따기 위해 절치부심한 시간이 8년이었으며, 부상의 몸을 딛고 '오로지 금메달에 올인해 왔다'는 점과 '금메달을 딴 후 기쁨을 누리고 싶어 이를 악물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인간 승리의 모습이자 누군가 그를 지탱해 줄 힘이 필요했을 것. 한국에서 기득권과 파벌 싸움에서 버림받은 그를 러시아가 품어주었으며, 여자친구 우나리의 사랑이 원동력을 불어넣었을 것이라는 건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빅토르안의 이런 심경을 가장 잘 아는 여자친구가 관중석에서 가슴을 졸이며 지켜본 경기가 쇼트트랙 1000m 결승 경기였는 지, 그녀의 표정은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만난 표정들 중에서 가장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터질 듯한 감격의 모습을 통해 빅토르 안의 무서운 집중력을 보고 있는 것이다. 빅토르안의 인터뷰와 여자친구를 통해 '금메달을 향한 동기부여'가 무엇인지 단박에 느껴지는 것이다. 




빅토르안이 절치부심한 8년의 시간 속에는 명예회복을 노리는 동기부여와 함께, 동기부여가 가져다 줄 사랑의 기쁨이 동시에 (목표로)작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빅토르 안에게 금메달은 우리나라 선수 내지 선수단이 노리는(?) 금메달과 많은 차이가 났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금메달 내지 올림픽 입상에 대해 어떤 생각이나 목표를 가지고 있었을까. 

이같은 현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 인터넷 포털이다. 포털에서 <안현수.빅토르안>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면 와르르 쏟아지는 게 금메달과 금메달의 가치 혹은 금메달로 얻게 되는 포상금 등 금메달을 돈으로 환산한 가치가 대부분이다. 특히 운석으로 만들어진 금메달의 희소 가치 등을 언급한 언론을 보면, 우리 선수들의 동기부여 내지 목표가 무엇인지 저절로 알게 되는 것. 

우리 선수 내지 선수단이 내건 동기부여는 올림픽 메달이 상징하는 올림픽 정신이나 '명예'가 아니었다. 우리에게 금메달의 가치는 '돈(연금과 군면제)의 가치'며, 금메달 갯수는 곧 대한민국의 (정치적)위상과 조직(빙상연맹)의 명예와 관계되는 것이므로,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하는 순간 절망의 빛이 역력한 것이다. 다른 나라 선수들이 동메달에 입상하는 것 만으로도 금메달을 목에 건 것 보다 더 좋아하며 날뛰는 것과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인터뷰 내용만 봐도 우리는 당신을 (합숙 등을 통해) 키워준 국가나 조직의 특정인에 고마움을 표현하는 한편, 응원해 준 불특정 다수의 국민들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것 등 동기부여가 매우 산만하다. 올림픽 금메달은 선수의 미래를 보장해 줄 뿐만 아니라 조직의 미래와 관련 감독이나 코치의 미래를 보장해 주고, 나아가서 정치적 위상을 드높이는 데 악용되고 있었다고나 할까. 


그러나 소치 동계올림픽을 통해 러시아의 표정을 보면 우리가 올림픽에서 열광하는 이유와 확연한 온도차이가 났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의 커버사진에 빅토르안의 금메달 획득 사진이 소개되기도 했지만, 이같은 조치가 반드시 정치적인 이유라 보기도 힘든 것도 돈으로 포장된 메달에 열광하는 것과 차이가 나는 것. 외신을 통해 확인된 러시아인들의 빅토르안에 대한 열광의 모습은 '조국의 명예를 빛내준 영웅'이자 국민들을 한 데 결집시켜준 '스포츠의 힘'이었다. 





그 시각 우리는 우리 선수단을 향한 언론의 배신(?)을 봤고, 이들의 배신 이유는 주로 금메달을 따지 못한 배경에 빙상연맹의 파벌주의 등을 꼽으며, 빅토르안의 귀화 이유 등에 열을 올리며 위안으로 삼고 있었다. 아울러 정부에서는 우리 선수단의 부진 소식에 대해 뒷북을 두드리며 원인을 찾아 해결하라는 주문도 있었다. 경기에서도 지고 정치적으로도 국민들을 다독거리지 못하는 꼴불견을 자초한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소치 동계올림픽을 지켜보는 적지않은 국민들은 우리 선수와 선수단으로부터 등을 돌리며 <빅토르안 신드롬>에 빠져들고 있는 것.

빅토르안의 여자친구 1인이 빅토르안의 목표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응원하고, 조국의 명예을 향한 러시아인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한 몸에 받았다면, 우리는 언론이 앞장서서 선수 개인과 조직의 이해를 저울질 할 금메달 소식과 금메달의 혜택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며 독려하고 있었던 참으로 씁쓸하고 썰렁한 풍경들. 
소치 올림픽이 낳은 빅토르안의 신드롬은 명예회복이 포함된 목표와 응원의 차이가 나은 결과이며, 강요되거나 포장된 애국심과 절대적 사랑의 힘이 갈라놓은 올림픽 메달의 진정한 가치 차이가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수들이여! 올림픽 메달의 진정한 가치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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