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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나와 우리덜

이집트폭탄테러,국민감정과 다른 정부의 뒷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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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이 하는 일 왼손도 알게 하라
-이집트폭탄테러,국민감정과 다른 정부의 뒷북-

 

사람이 죽었다. 그런데 왜 슬픔 보다 짜증과 비난이 앞설까...


간밤에 소치 동계올림픽에 채널을 맞추어 놓고 우리 선수들이 출전하는 모습을 기다리고 있는 데 <속보>가 자막으로 나타났다.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는 소식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놀라움에 앞서 '사상자들은 분명히 한국의 개신교 신자들일 것'이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적지않은 사람들이 관광버스에 몸을 싣고 시나이반도 근처로 관광을 떠났다면 그 당사자들은 '성지순례'차 떠난 게 확실해 보였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속보에 이어진 관련 소식은 한국의 모 교회(교회 이름이 뉴스를 타고 널리 알려졌지만, 인터넷선교횐가 뭔가 하는 데서 교회 비판이나 비난 글이 쓰여지면 무조건 명예훼손이라며 귀를 막아 이렇게 부른다)소속 신자들로 성지순례를 떠났다가 봉변을 당했다고 했다. 한국인 성지순례단 일행을 태운 관광버스가 정체불명의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받아 4명이 숨지고 중상자 포함하여 열 댓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것.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다.

이들의 성지순례길은 안 봐도 비디오다. 바이블에 쓰여진 구약의 '출애굽(記)'의 길을 통해 이집트(애굽)에서 탈출하여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가나안에 이르는 경로를 보고 싶었을 것. 어떤 개신교회에서는 그걸 일러 성지순례라 했다. 한 때 필자도 '썬데이 크리스찬(옆구리에 성경을 끼고 일요일에만 교회에 나가는 사람을 일컫는 속어)' 이상으로 독실한 신앙심을 가졌던 적이 있어서 개신교 내에서 행해지는 각종 행사는 손바닥을 들여다 보는 듯 훤하다.

따라서 테러사고 직후 안타까운 마음이 든 것은 죽은 자와 산 자의 모습 때문이 아니라, 모 교회 내지 특정 개신교회를 이끌고 있는 목사들의 어리석은 사고방식 때문이었다. 당장은 성지순례를 통해 신자들을 붙들어 놓고 교회재정을 감당하거나 전도수단으로 삼을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교회가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책무를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테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될 일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가야 할 곳과 가지 말아야 할 곳 등 상식에 부합하는 일을 맨 먼저 가르쳐야 하는 데 그러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예를 드나마나 조폭이나 깡패 앞에서 초딩들이 깐죽대다가 얻어 맞는 건 고사하고  발길에 안 걷어 차이면 그게 이상한 일 아닌가. 그런 일은 여행자들이 특정 지역을 여행하고자 할 때 맨 먼저 첵크해야 할 일 중 하나다. 한 인간의 생명에 대해 '천하 보다 더 귀한' 표현을 쓰는 교회에서 천하보다 더 귀한 생명을 사지(死地)로 내 몰았다면, 그게 개신교에서 말하는 '성령의 인도하심'인가 아니면 '사단의 계략'이었는가 무릎 꿇고 깊이 반성을 해 봐야 하는 것.

더군다나 성지순례 대상 지역에는 분당 우물교회(가명을 썼다. 소통을 마다하고 귀를 막고 사는 모 선교회 때문에...)가 이미 봉변을 당한 곳이었다. 분쟁지역이거나 특정 종파가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것을, 누구 보다 더 잘 알았을 교회의 지도자란 사람들이 일부러 순교라도 강요(?)했거나 담대함을 가르쳤단 말인가. 사정이 대략 이러함으로 이웃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도 모자라 '어리석은 길'로 인도한 결과에 대해 세상 사람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들의 질타는 평신도 보다 목사들이 더 새겨들어야 할 충고들이었다. 


이집트 폭탄테러에 대한 흉흉한 댓글민심 


-.미안한데.. 왜 안 슬프지? 주님이 천국에 보내 주실거예요.대신 다시는 여기로 오지 못해요.
-.이집트는 이슬람 종교문화가 정치적 으로 민감한 나라중 하나 임..ㅋ
-.교회쟁이 새끼들은 왜 위험한데 가지말라는데 왜 구지가서 그래.천국갔겠네
-.또 개독이야 ? 가지마라고해도 꼭 가서 사고치고 혈세 축낸다 개독은 진짜 사회악이다
-.사망하고 다친것은 안됐지만 제발 가지마란곳은 좀 안갔으면 좋겠어요 중2도 아니고.
-.그나마다행 이란생각이드네 그토록 가고싶은 천국에 일찍갓으니 월매나 좋을꼬!!!!
-.우물교회 애들이 돌아와서 고인들 순교했다고 헛 지랄 떨었듯이 이놈들도 순교니 뭐니 하면서 개죽음을 미화 시키려고 하겠지?
-.개독은 공해입니다.. 모세의 기적 보러 갔다가 불벼락을 맞았으니 그또한 하나님의 뜻일게다..ㅉㅉㅉ
-.예수천국 불신지옥,,개독인들이 항상떠들고 다니던대요~이집트에 가서 천당 가셨군요
-.간첩조작사건 덮을라고 국정원짖? 담에는 이명박과 박근혜도 데리고 가라
-.폭탄테러가 아니구요, 성령이 강림하신거에요.주님의 부름으로 기뻐해야 할 일인데, 왜 다들 테러라고 하는거죠???
-.급파 했다면서 사망자들 수도 정확히 파악 못하고 있냐... 그리고 가지 말라고 하면 가지말어! 괸히 가지 말라고 그러냐.
-.언제까지 이런 멍청한 짓거리를 반복해야 하나?



 


사람이 죽었다. 그런데 왜 슬픔 보다 짜증과 비난이 앞설까?...댓글민심 중에서 대략 착한 표현 몇 개를 통해서 발견할 수 있는 공통점은 '가지마라고 한 곳에 왜 갔느냐'란 상식적인 답변들이다. 뒤집어 말하면 모 교회 내지 신도들은 상식 밖의 행위를 통해 비난을 자초하며 인지상정의 모습인 슬픔이나 눈물까지 다 거두어가고 만 것이다. 설령 몇 몇 광신도들이 성지순례를 가자고 졸라대도 영적의미를 통해 세상의 길과 하늘의 길을 구분해 깨닫게 해 줘야 했을 것.

우리 국민이 테러를 당한 성지순례 장소는 출애굽기를 통해 '모세의 기적'이 등장하는 곳이다. 세상 사는 게 녹록치 않아서 로또같은 기적을 바라는 신도들에게 순례길은 기복신앙의 '맞춤 여행지'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바이블을 음미하고 그 속에서 영적각성을 하게 된다면 굳이 그 길을 찾아나설 이유도 없을 것.

필자가 한 때 출애굽기를 탐독하며 감동한 바에 따르면 모세의 기적이 있기까지 출애굽에 따라나선 사람들이 세상에서 '하지마라'는 짓은 다 하고 있었다. 스스로 만들어 낸 우상을 믿는 부류와 강간과 성추행을 일삼는 무리 등, 세상에서
말 안 듣기로 유명한 사람들만 다 모아둔 듯한 풍경들이 뒤섞여 지도자 모세를 힘들 게 만든 것이다. 마치 인간세상을 축소해 둔 듯한 모습이 이집트 탈출을 그린 출애굽기의 모습이었다. 출애굽의 목적은 구속과 핍박의 땅을 떠나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을 갈 때까지 참아야 하는 고난의 모습이 '인간 예수'의 모습을 보는 듯 한데,어쩌자고 모 교회 목사와 신도들은 로또 환상에 젖어있었던지...특정 종교나 정파에 빠져들어 미치면 미친 것도 부인하는 것인지. 

그런데 이집트 테러사건이 발생한 직후 정부의 대응은 더 놀랍다. 
정부는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 한국인 성지순례 관광객 탑승 버스에 대한 폭탄테러로 우리 국민 4명이 숨지는 사건 등 테러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분노와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과 정부의 대응에서 분명한 차이가 났다. 물론 정부에서 댓글민심처럼 '왜 그곳에 가서 말썽을 피우느냐'라고 말 할 수 없을 것이다.당연히 국민의 편에 서서 책임을 물을 일이 있으면 물어야 옳을 것.

그러나 정부의 즉각적인 대응을 보면 책임을 면해보기 위한 '정치적 제스쳐' 정도로 밖에 안 보이는 것. 
분노와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한 테러 당사자의 실체가 안 보이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조의와 위로의 뜻을 표하며 필요한 모든 가능한 지원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는 데 이런 걸 보고 '뒷북치기'라면 괜한 꼬투리 잡는다고 할까. 금번 테러사건은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표현 조차 어울리지 않을 정도였다. 분당 우물교회가 남긴 성지순례의 폐해를 교훈 삼았다면 현지의 관광상품은 근절돼야 마땅한 것이며, 사전에 얼마든지 막을 수도 있었던 테러사건이었다는 게 여론의 모습이다. 

바이블을 통해 인간 예수가 가르친 겸손의 말씀은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세상을 좌,우로 갈라놓고 한쪽만 보게 하는 정치와 종교적 풍토는 상식 밖의 일을 자초하게 만드는 것. 좋은 일이나 위험한 일에는 '오른 손이 하는 일 왼손 도 알게 하라'는 게 사람들이 말하는 충고다. 귀 있는 자들은 들으시라. 
똥인지 된장인지도 구분하지 못한다면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 폭탄테러로 사람이 죽어도 슬프하거나 분노하지 않고 짜증과 비난을 하는 이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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