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4 나와 우리덜

아현고가도로,철거에 담긴 정치적 의미


Daum 블로거뉴스
 

서울과 부산의 정치적 발상 차이
-아현고가도로,철거에 담긴 정치적 의미-
 




우리사회에서 걷어내야 하는 낡은 것들은 무엇일까.


서울지역에 모처럼 새하얀 눈이 내렸다. 지난해와 달리 금년에는 눈이 내리는 횟수와 량이 많은 차이가 나 겨울 분위기가 많이도 퇴색됐다. 그렇지만 서울에 비하면 남쪽지방은 눈 구경하기가 참 힘들다. 어쩌다 내린 눈도 금새 녹아내린다. 서울과 부산의 거리는 4백 수 십 킬로미터 정도의 차이인 데도 불구하고 기후 차이가 뚜렷하다. 요즘 부산에서는 눈 구경하기가 힘들다. 그런데 요즘 서울에서 볼 수 없는 풍경들이 부산 전역에서 확인된다. 서울은 하얀 눈이 도시의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잠시 덮어주었지만 부산은 다르다. 아니 부산은 달랐다.

부산은 눈 대신 회색빛 건축물들이 곳곳에 건설되고 있다. 그 중에는 서울에서 이미 철거되고 철거될 예정인 고가도로가 버젓이 새롭게 건축되고 있는 것. 대도시의 풍경이 대략 이런 가운데 서울에서는 46년 전에 건설된 아현고가도로가 오늘(9일) 철거된다는 소식이다. 유신독재자 
박정희 시대를 상징하던 대표적 건축 구조물인 삼일고가도로(청계고가도로)에 이은 구시대의 건축물들이 철거되면서, 도시가 활기를 되찾게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따라서 부산과 서울 혹은 대도시에서 헐리거나 다시 지어지는 건축물에 담긴 정치적 의미 등을 잠시 돌아보게 됐다.(필자 주)
 




* 46년 전, 국내 최초로 건설된 고가차도 아현고가도로가 철거를 하루 앞두고 서울시(박원순 시장)가 시민들에게 개방하는 행사를 가졌다. 


아현고가도로 건설의 역사적 배경  


아현고가도로(阿峴高架道路)는 서울특별시 중구 중림동 754번지에서 마포구 아현동 267번지를 잇는 고가 차도로, 1968년에 준공된 아현고가도로(약 939m)는 서울시에 최초로 만들어진 고가도로로 '근대화의 상징'이기도 했다. 아현고가도로 하나가 대한민국의 근대화 상징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

자료에 따르면 이 고가도로가 건설될 당시의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는 거의 바닥이었다. 1957년에 3억2천만 달러를 기점으로 1965년에는 1억3천만 달러 수준까지 원조액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여기에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이 무리하게 추진한 (잠재성장률을 웃도는)성장목표 설정과 화폐 개혁의 실패로 인한 경제 혼란과 민정 이양 과정의 정치적 불안들이 모두 함께 작용해, 1961년 군사 쿠데타 당시 장면 정부가 넘긴 2억 달러에 달하던 외환보유고는 63년 말에 거의 1억 달러 수준까지 떨어지게 됐다. 




당시 수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기는 했지만, 대표적 수출품이던 합판의 경우 원자재 가격이 수출 가격의 90%를 점하는 등 지극히 비효율적인 수출 구조였다. 수출을 늘릴수록 원자재와 기계류를 더 많이 수입해야 하는 상황으로 늘 수입이 초과인 무역 구조였다. 따라서 외환 보유고는 계속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미국은 더 이상 박정희 정권에 원조를 하지않았다.1964년 박정희가 직접 서독으로 건너가 달러를 구걸하게 된 이유였다. 그는 서독으로부터 차관 5천만 달러를 마련한 것을 포함해, 1965년 말 정부가 보유하고 있던 외환 규모는 겨우 1억 3천 8백만 달러 정도 밖에 안 됐다.(위 사진 속 표7-1 참조)




당시 한국은 이같은 국가적 재정위기를 묘면하기 위해 미국이 일으킨 이른바 '더러운 전쟁'에 끼어들며 혈맹이 되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은 원조 삭감(조치)을 통해 한국이 미국과 함께 베트남전에 참전토록 유도하고 한국은 베트남전 특수를 누리게 됐다. 따라서 베트남에 한국의 대규모 병력이 파병 되면서 베트남전쟁 특수에 따른 외화 수입은 눈덩이처럼 늘어나게 됐다.(위 사진 속 표7 참조) 아현고가도로를 준공할 당시의 한국의 경제지표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1968년 아현고가도로기 준공될 당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4억 달러도 채 되지 않았다는 게 확인된다. 

유신독재자의 추종자들이 입만 열면 '조국 근대화' 내지 '한강의 기적'을 외친 배경에는, 파독 간호사들과 광부 및 파월 장병들이 거두어들인 외화가 대부분이었다는 게 확인되는 셈이다. 결국 박정희 군사정권은 이 땅의 젊은이들을 전쟁터에 파병시켜 목숨과 바꾼 게 외화벌이였고, 이역만리 독일땅에서 열악한 환경을 극복한 대가로 쥐어진 달러를 바탕으로 조국근대화라는 허울좋은 역사를 만들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고가도로 철거에 따른 정치.경제적 효과
 

아현고가도로의 역사적 배경은 주로 이러했다. 그로부터 1년 뒤에 준공된 
삼일고가도로(청계고가도로)는 거지들이 득실 거리던 청계천을 덮어버린 것일 뿐 조국근대화와 거리가 멀었다. 시민들이 굶주리고 헐 벗고 있는 데 고가도로를 건설한다고 해서 시민들의 삶이 얼마나 나아질 수 있을까. 토건족들의 배만 불릴 뿐이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건설된 두 고가도로 중 삼일고가도로는 토건족 출신 이명박 전 서울시장 당시 허물었고, 오늘날 '반쪽짜리 청계천' 복원을 자랑거리로 삼고 있는 형편이다. 고가고로를 건설하고 허문 배경에는 똑같은 정치적 배경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

박정희가 군사쿠데타의 이미지를 털기 위해 내건 모습이 새마을 운동과 조국근대화였다면, 이명박 정권으로부터 수평으로 정권을 교대한 댓글정부의 모습은 건설을 통한 특정 정파의 경제살리기였을까.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평가는 겉만 뻔지르르 했던 근대화의 상징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평가가 날이면 날마다 쏟아지고 있다. 4대강 사업의 담합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사법부는 집행유예 등 솜방이처벌을 하고 있고, 정부기관에 의해 저질러진 댓글사건에서 조차 일반의 상식을 허무는 무죄 판결로 국민들을 허털하게 만들고 있는 것. 나라 전체가 통째로 정치논리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이다.

작금의 정치적 상황이 대략 이러한데 이틀 전 들려온 소식은 상큼했다. 군사정권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도시의 흉물이 철거된다는 소식이 그것이다. 그게 아현고가도로가 철거된다는 소식인데 아현고가도로 철거는 서울시민을 쾌적하게 만드는 교통환경을 제공해 줄 뿐만아니라 경제적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는 것. 아현고가도로 주변 상권의 매출이 20~30% 상승하게 될 전망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게된 것이다.


 

* 불량공법으로 시공되면서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 영도 고가도로 건설 현장의 붕괴 모습



서울(
박원순 시장)과 부산(허남식 시장)의 정치적 발상 차이


아현고가도로 철거 이유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들이 아현고가도로의 마지막 모습을 잘 기억해 주시길 바란다"며 "앞으로 서울은 자동차가 아닌 사람 중심. 철도 중심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과거 자동차 중심의 첫 상징이 사라지는 순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필자의 시선에는 일타삼피의 효과가 그려졌다.

서두와 본론에 늘어놓은 조국 근대화의 상징물이 사라지게 되면서, 마치 오래토록 앓던 치아를 뽑게된 것 같이 시원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어쩌면 박원순 서울시장의 재임 당시 '가장 잘 한 일'이, 이런 허울좋은 상징물 제거를 통해 환경을 개선하고 경제적 효과를 유발하게 만들거나 역사적 사실에 눈뜨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심장부에서는 사람 중심 정책을 위해 자동차 중심 내지 특정 정권 중심의 상징을 제거하고 나섰지만 부산은 달랐다.

서울시가 관리하고 있는 85개의 고가도로 중에 '
떡전고가차도'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15개의 고가차도를 철거한 바 있고, 아현고가도로 철거는 16번째에 이르는 데 서울에서 시민들을 위해 철거하고 있는 고가도로가 부산에서는 새로 만들어지고 있었던 것. 그 고가도로가 요즘 부산에서 한창 말썽을 부리고 있는 난개발 현장의 영도 고가도로 건설 현장이었다.

고가도로 건설현장에서 잘 못 된 공법이 4명의 목숨을 잃게 만들고, 부실시공 위험과 시민들의 재산권 침해 등 여러 문제점을 발생시키고 있었던 것.
서울의 고가도로 철거 이유가 '사람중심'이라는 걸 참조하면, 부산(새누리당 허남식 시장)에서 건설되고 있는 고가도로는 재벌 토건족와 부패한 정치인이 융합된 정경유착의 본보기란 말일까. 부산 영도를 관통하는 고가도로는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 컷다. 





서울시가 민주당과 시민사회 등으로부터 민주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곳이라면, 부산시는 새누리당의 소굴같은 곳이었다.
 부산시 광역의회는 새누리당 의원이 44명, 민주당은 단 2명에 불과했다. 또 부산 지역 국회의원은 새누리당이 총18석 중16석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부산은 사실상 새누리당의 텃밭이었던 것. 부산은 서울과 달리(?) 토건족과 유착된 정치적 산물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있는 것이다.

그 결과 부산을 발전시키는 게 아니라 부산의 자연 경관은 물론 부산시민의 권익을 크게 망치고 있었던 것. 부산이 서울에 비해 정치적으로 크게 낙후된 '딴나라 같은 곳'이라는 것이다. 대도시를 장악하고 있는 정치인들의 발상의 프레임에 따라 시민들의 이해득실 관계는 크게 차이나는 것이라 할 수 있는 것.

대도시에 건축물들이 오래 되었다고 무조건 철거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당장은 잘 모르지만 세월이 조금만 지나게 되면 건축물에 스며든 정치논리를 단박에 이해하게 된다. 한 때 정권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허상들이 수두룩 한 것이다. 아현고가도로의 경우 대략 반세기 만에 정체를 드러내고 허물어지며 시민들 품으로 돌아오게 된 것. 그게 다 민주시민들의 역량 때문이라는 걸 알게되면, 우리가 해야 할 일과 우리 사회에서 걷어내야 할 거품들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오래될수록 좋은 게 있다. 친구와 와인이 주로 그렇단다. 그러나 정치판은 오래 두면 둘수록 썩은 내가 진동하는 곳이다. 오래된 친구와 와인이 그윽한 향기를 내는 것과 하늘과 땅 차이다. 지난 대선기간 중 우리에게 불행을 안겨준 댓글사건을 통해, 우리사회가 심각한 병목현상을 겪고 있는 걸 보면 '우리의 선택'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 다가오는 6.4 지방선거에서는 구시대의 유물이었던 고가도로를 철거하듯 시원스러운 선택이 있길 바란다. 서울시는 
아현고가에 이어 서대문고가도로, 약수고가도로에 이어 내년에는 서울역 고가를 철거할 계획이란다. 부산시민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Flash] http://tsori.net/attachment/fk050000000005.swf

내가 꿈꾸는 그곳의 PhotОтправить сообщение для Марта с помощью ICQ 이야기 
2013 view 블로거대상 엠블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