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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AGONIA/Canal Cholgo

바다에서 바라본 오르노삐렌 화산 장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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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땅 '차이텐'을 향하여
-바다에서 바라본 오르노삐렌 화산 장엄-



엘 챠이텐으로 가는 바닷길에서 바라본 오르노삐렌 화산...


그동안 오르노삐렌 마을을 돌아보고 있을 땐 큰 느낌으로 다가오지 못한 오르노삐렌 화산은. 곤살로 선착장(Caleta Gonzalo)을 떠나자마자 장엄한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었다. 사람들은 화산 아래서 옹기종기 모여살고, 화산은 넉넉한 품으로 마을을 감싸안고 있는 풍경. 우리는 그곳에서 생전처음으로 대자연의 황홀함에 빠져 헤어날 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선착장과 마을이 멀어지면 질수록 마을 속으로 펼쳐졌던 선경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곤 했다.

봄이 절정에 이르고 우기에서 건기로 바뀌는 오르노삐렌의 일기는 여전히 생동감이 넘쳤다. 이 마을 앞 바다의 피오르
 (fjord,협만)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곧 구름이 되어 산중턱에 걸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하늘 저편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그동안 우리는 이 마을을 떠나 뿌엘로 강과 골짜기를 돌아봤고, 다시 오르노삐렌으로 돌아와 7번 국도 까르레떼라 오스뜨랄의 곤살로 선착장에서 미지의 세상을 꿈꾸며 가슴 설렌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대략 8시간 후면 도착하게 될 챠이텐은 2008년 화산폭발로 인한 화산재로, 마을 대부분이 화산재에 덮여 초토화되었던 곳이다. 그후 마을사람 대부분이 떠나고 천 명 남짓한 사람들이 남아 마을을 지키고 살아가는 곳. 그곳에선 새 생명들이 기적처럼 꼼지락 거리며 화산재를 들추어 내고 있었다. 우리는 기적의 땅 '챠이텐(El Chaiten)'을 향해 훼리호에 몸을 싣고 '요정들의 마을' 오르노삐렌과 작별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 아침 뿌엘로를 나서 도착한 곳은 오르노삐렌 광장. 마을은 온통 습기로 가득한 모습이다. 무시로 뿌렸던 비가 마을을 흠뻑 적시고 있었던 것.
 




곤살로 선착장에서 훼리호를 기다리면서 바라 본 잠시 다녀온 오르노삐렌 앞 바다 갯벌은 물안개가 하염없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썰물 때만 되면 마술을 부리며 어린아이처럼 기분좋게 만들던 곳.




물이 안개로 변하고 안개는 구름이 되고 구름은 다시 비가 되는 억만겁의 순회가 이어지던 곳. 짧은 시간이었지만 꿈같은 시간이었다.




맨 처음 오르노삐렌에 도착할 당시 우리를 마중 나왔던 요정들과 함께 했던 곤살로 선착장에는, 그 예쁘고 명랑했던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막 선착장을 떠나 출항을 하고 있는 훼리호 갑판에 서서 보면, 이 마을을 휘감고 있는 안개와 구름처럼 우리 가슴 속 깊은 곳까지 자리잡은 녀석들과, 이 마을에서 만들어진 행복한 추억들이다. 이제 이곳을 떠나면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영원히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될까...참 희한한 일이었다. 생면부지의 얼굴들이 길 위에서 잠시 만나 지울 수 없는 추억으로 남다니...
 




참고로 지도 한 장을 준비했다. 이 지도는 한국을 떠나기 전부터 늘 머리 속에 내비게이션처럼 그려넣고 다니던 곳이다. 위 지도 우측에는 뿌에르또 몬뜨에서부터 깔레따 또르뗄까지 이어지는 7번국도를 표시한 것으로, 까만 틀에 넣어둔 곳이 현재 위치다. 그곳을 '엘 챠이텐으로 가는 바닷길'이라 표시해 두었는 데, 점선의 시작이 곤살로 선착장에서 시작되며 '쫄고 해협(Canal Cholgo)'을 거쳐 챠이텐으로 이어지는 곳이다.

실선은 7번국도의 모습이나 피오르 지형으로 자동차가 다닐 수 없는 곳이다. 따라서 7번국도는 반드시 몇 구간을 훼리호에 의지해야만 남부 빠따고니아 끝까지 갈 수 있는 것이다. 곤살로 선착장을 떠나 첫 번째 기착지까지 소요되는 항해시간은 대략 6시간인데 그동안 이 해협에서 펼쳐지는 피오르와 장대한 폭포들이 시선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6시간동안의 항해라면 꽤 지루할 텐데 전혀 지루하지 못하게 만드는 풍경이 펼쳐져 있는 것이다. 


기적의 땅 '차이텐'을 향하여
 




그 첫 번째 포스트는 곤살로 선착장을 떠나면서 마주치게 된 풍경들이다. 시선은 주로 방금 떠나온 오르노삐렌 마을과 화산에 맞추어져 있다.








































































오르노삐렌이 멀어질수록 장엄한 풍경이 여행자를 압도한다. 너는 그저 자연의 일부일 뿐이다!... 태고적부터 이곳에서 존재했던 대자연이 한 여행자에게 조용히 타이르는 것 같다. 이곳은 1만여 년 전 토착 아메리카 원주민 마푸체 인디오(아라우코)들이 살던 지역으로, 오늘날 칠레가 독립하던 19세기 말까지 원주민들의 혼이 깃든 곳이다. 아직도 이 바다 건너 칠로에 섬(Isla Chiloé)과 북부 빠따고니아는 마푸체 인디오들의 혼을 느낄 수 있는 지역이다. 구름에 가린 채 눈을 마주친 오르노삐렌 화산이 왜 그렇게 커 보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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