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단지내 '청소년 흡연' 안타까워!
오늘 날씨는 여름날씨 같았습니다.
반소매를 입어도 한낮의 열기는 초복을 연상케 했습니다.
강남 대치동에 볼일이 있어서 잠시 'ㅊ'아파트 그늘 아래서 잠시 쉴려고 자동차를 주차했는데
창 너머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여럿 모여들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모여든 곳은 이 아파트단지의 한가운데 있는 놀이터 옆이었습니다.
금방 한 여학생이 나타나자 말자 그들의 입에는 담배가 한개피식 물리며 이내 연기가 피어올랐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습니다. 금방 놀이터 한켠에서는 연기가 자욱해졌습니다.
그리고 이 학생들은 큰소리로 떠들며 저희들끼리 재미있어 했습니다.
방과후에 특정장소를 정하여 모인 친구들 같았습니다.
함께 왔던 여학생은 담배 한개피를 다 피우고 잠시 자리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더운날씨였던지 '아이스바'를 사 왔습니다.
그리고 '독수리 오형제' 이야기 부터 '마징거 Z'까지 알 수도 없는 은어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들은 마냥 즐거워 했습니다.
이 학생들이 떠드는 이야기는 작게 열린 창틈으로 어렴풋이 모두 들렸습니다.
별로 나쁜 이야기는 없었으나 남학생과 여학생간의 이야기가 주로 '존나' 아니면 'XX새꺄'같은 말투였지만
그들은 너무도 친해 보였고 30분정도의 미팅후에 모두 제 갈길로 떠났습니다.
얼마전에 블로거 한분이 학생들의 흡연에 대해서 쓴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그 기사속에서 글쓴이는 선생님도 흡연을 하면서 학생들을 나무랄 수 있느냐하는 것이었고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불문률(?)을 깨고 마침내 선생님의 서랍을 열어서 고발했습니다.
그 기사가 블로거뉴스로 올라 왔습니다. 순간적으로 얼굴이 뜨거워 졌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려면 흡연을 하지 말라는 의도인지 선생님이 더 잘하라는 의도인지는 모르지만
요즘 학생들은 우리때 하고는 좀 다른면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오늘 저는 아파트단지 한가운데서 흡연을 하는 학생들을 지켜 보면서 그들을 꾸짖기에 앞서서
그들을 이해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흡연을 권장하려는 뜻이 아니란 것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자랄때도 그랬고 요즘도 그렇듯이 흡연을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정해져 있습니다.
소위 '잘 나가는' 학생이 아니라도 저맘때는 어른들의 흉내를 곧잘 내 보고 싶고
졸업식 때는 지긋지긋한 '통제'와 '구속'속에서 해방감을 느끼며 과격한 퍼포먼스를 즐깁니다.
다 한때의 일일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 청소년들이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것은 어른들이 흡연을 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단지 여러분들이 '학생'이라는 신분 때문만은 아니란 것입니다.
세상을 살만큼 살아 본 경험법칙에 의해서 흡연이라는 습관이 유익하지 않으며
우리 문화속의 흡연은 일본국과는 달라서 위아래를 구분하는 척도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아파트단지 한 가운데서 연로한 경비아저씨도 눈치를 보며 슬슬 피하는 것은
여러분이 결코 무서워서가 아닙니다. 여러분을 회피하고 있는 것입니다.
곧 사회에 진출할 터인데
그 기간동안 어른들이 무슨짓을 하더라도 다수의 학생들 처럼 본연의 자세를 지키시길 바랍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여러분의 흡연을 나무라는것은 여러분을 위한 것이라는 점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아파트단지 한가운데서 흡연을 하는 여러분들이 너무 안타까워 한마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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