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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갤러리/도시락-都市樂

보물섬,남해 '다랭이논'을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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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마을 다랭이논의 이색풍경
-보물섬,남해 '다랭이논'을 지켜주세요-



사진과 그림이 다른 결정적 이유 하나...


혹시 그 이유가 뭔지 아시나요?...사진은 피사체를 카메라로 찍은 거고 그림은 붓으로 그린 것.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는 행위 중에 결정적으로 다른 이유가 하나 있다. 사진은 시쳇말로 피사체를 '빼도 박도 못한다'는 것이며 그림은 '마음대로 덜어낼 수 있다'는 차이다. 그림 속에 남기고 싶지않은 부분을 빼 내고 그림을 완성할 수 있는 게 그림이라는 것. 그러나 사진은 그러하지 못하다.

요즘은 포토샵 등 컴퓨터의 기술로 사진을 합성하기도 하고 덜어내기도 하고 또 보정을 통해서 사실을 크게 왜곡할 수도 있는 세상이 됐다. 그렇게 하면 
잠시 타인의 눈을 속일 수 있지만 마음 속에 주홍글씨 같은 죄책감이 늘 따라다닐 것인데, 사진을 정말 아끼고 취미로 여기는 분들은 그런 거 안 하는 게 아니라 아예 시도 조차 하지않는다.

그래서 카메라를 든 사람들은 명소를 찾아가든지 생활 중에 또는 장거리 투어 등을 통해 귀한 장면 내지 풍경을 만나기 위한 노심초사를 하게 된다. 이유가 뭔가. 피사체에서 덜어내지 않아도 될 풍경을 만나 행복하기 위해서다. 그 풍경들은 뷰파인더 속에서 '나 만의 프레임'으로 자리잡아 언제 들여다 봐도 행복감으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 


보물섬,남해의 다랭이논을 지켜주세요
 




보물섬으로 불리우는 남해의 다랭이논에 도착하자마자 맨 먼저 든 생각은 카메라가 시선을 둘 여지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여행자들이 남해의 다랭이논을 찾았을 때 가장 보고싶어 하는 '다랭이논의 실체'가 모호하거나 사라지고 있었던 것이다. 왜 그랬을까...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 제15호로 지정된 경남 남해군 남면 가천마을의 다랭이논은 본래 모습을 잃어가고 있었던 것인데 그 이유는 간단했다. 벼농사를 지을 사람이 없어 이농현상이 일어난 게 주요인이었다. 젊은이들은 모두 도회지로 떠나고 가천마을에 남은 분들은 대부분 연로하신 노인들. 그래서 다랭이논은 황량한 밭으로 변해있었고 말끔해야 할 논둑은 잡초가 무성했다. 




그런데 재밌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주말 가천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타고 온 자동차들이 이색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다랭이논 한 곳을 줄지어 주차된 자동차들. 벼이삭 대신 자동차들이 눈에 띄는 것이다. 한 해 30만 명이 찾는다는 가천마을은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는데 정작 다랭이논은 황량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몰려드는 관광객을 수용할 숙박시설이 부족했던지 필자와 일행이 방문한 날은 굴삭기가 한참 공사중이었다. 





새로운 숙박시설을 만드는 공사였다. 정작 해야 할 일은 다랭이논의 원형을 보존하는 일인데 숙박시설이 먼저였다. 그래서인지 숙박시설은 반짝이고 다랭이논은 초라했다. 오랜만에 들른 가천마을의 원형은 거의 사라지고 있었다. 안타까웠다. 따라서 한 번 찍어두면 덜어낼 수 없는 풍경이었으므로, 사진 몇 장을 찍는동안 그나마 나은 풍경을 담으려고 자꾸만 자꾸만 (찍지 말아야 할)시선을 피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필자를 포함한 20여 명의 팸투어 일행은 남해군(군수 정현태)의 초청으로 남해투어에 나섰다. 보물섬으로 불리우는 남해를 세상에 다시 한 번 더 각인시켜 더 많은 관광객들이 남해를 통해 힐링을 체험할 수 있기를 바라는 건 남해군이나 일행의 생각도 틀리지않다. 그런데 가천마을에 발을 딪는 순간부터 떠나는 시간까지 회자된 게 다랭이논의 원형 보존에 관한 안타까운 이야기들. 




이농현상에 대한 문제만 탓할 게 아니라 누구인가 나서서 (관광용이라 할지라도)농사를 짓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원형보존의 대책이라는 것. 봄이 되면 마늘이나 유채를 심고 가을이 되면 벼이삭이 누렇게 익어 고개를 숙인 가천마을의 다랭이논을 생각해 보라. 도시에서 바쁜 삶을 산 사람들이 꿈에도 그릴 '피안의 세계'이자 한순간에 힐링을 체험시켜줄 아름다운 풍경 아니겠는가.





가천마을 다랭이논둑에서 바라본 풍경 일부분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그러나 시선을 가천마을 중심부로 옮기니 혼란스러워진다. 길에는 온통 자동차들만 줄지어 서 있고 다랭이논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다.




다시 한 번 더 살펴볼까.




가천마을은 꽃단장되고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바라는 건 꽃단장된 숙박시설이 아니라 다랭이논이란 거...




가천마을 뷰포인트에서 바라본 대랭이논의 풍경은 이런 모습. 가을이 되었는데 벌건 황토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보고싶은 장면 한 곳을 옮기다 보니 이런 풍경. 이곳에 누렇게 익은 벼가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붉은 황토밭도 괜찮은 풍경이다. 그러나 가천마을을 귀하게 만드는 건 누가 뭐래도 다랭이논이다.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고 대를 이어 살아오게 만든 농토가 현대인들에게 던져주는 메세지는 귀하고 곱다. 인고의 세월이 빚어낸 거대한 예술품이자 생명을 잇게 해준 고마운 터전.
 



남해가 보물섬의 명성을 이어가려면 남해군민의 고민이 더 깊어져야 할 것 같다. 인위적인 개발 보다 원형보존에 보다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 돌아오는 길에 만난 안내문에는 다랭이마을의 원형이 사진으로 남아있었다. 이같이 귀한 장면을 어디서 다시 만날까...남해를 빛낼 보물이 훼손되거나 방치되고 있습니다. 정현태 남해군수님, 그리고 가천마을을 지켜오신 어르신들과 남해군민 여러분, 보물섬 한 곳을 한땀한땀 비단으로 수 놓은 듯 아름다운 다랭이논을 잘 보존하고 꼭 지켜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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