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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수다떠는 '양철 지붕' 아세요?

수다떠는 '양철 지붕' 아세요?


비가 오시면 수다를 떨어대는 '양철 지붕'이 제 눈에 띈 것은 2년전이었습니다.

전라북도 정읍의 태인면에 있는 아름다운 양철洋鐵지붕이 제 눈에 띈 것은
정읍의 산외면에 있는 '한우마을'을 다녀 오면서부터 였습니다. 산외면으로 가는 국도변 좌측에 있습니다.
눈여겨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곳입니다.



 요즘 신세대들은 양철 지붕이 '수다를 떤다'고 하면 얼핏 무슨말인지 햇갈릴지 모릅니다만
불과 20~30년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도처에 양철 지붕이 있었습니다.
도금을 했다한들 1mm가 채 되지않아 보이는 양철(tinplate)로 만들었으니 금방 부식하여 싹아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양철지붕에 대한 노래를 부르면서 싹아서 구멍난 곳으로 보이는 세상을 풍자했던 것인데
테네시윌리엄스의 원작인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Cat on a Hot Tin Roof)'는
지난 6일 미국의 '브로드허스트극장'에서 공식공연이 시작되면서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이 뜨거운 관심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연출부터 출연배우까지 모두 흑인이기 때문이라고 알려졌지만
일반인들이 정작 '양철 지붕'이 의미하는 '삶의 모습'이란 것을 간과한 것 같습니다.

'흑인'이 관심의 대상이 될 수도 있지만 '흑인들의 할렘가를 덮고 있는 양철 지붕'이 아닌가 합니다.
그들의 삶속에 양철 지붕이 존재하고 있었고
그 양철 지붕 아래에서 벌어지는 '평균이하'의 삶이 양철 지붕의 본래 모습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들이 한때 양철 지붕 아래에서 '삶의 모습'을 그렸기 때문입니다.



양철 지붕이 수다를 떤다는 것은 사실 말도 되지 않습니다.
양철지붕이 무슨 입이 있어서 수다를 떨겠으며 그 대상이 누구겠습니까만
양철 지붕을 형성하고 있는 얇은 판막은 작은 '두드림'에도 잘 공명되어 소나기라도 오시는 날에는
양철 지붕 아래에서 대화조차도 불가능 할 정도 입니다.

요즘 신세대들은 이런 표현을 이렇게 하더군요.

"...ㄷㄷㄷㄷㄷㄷㄷㄷㄷ..."

참으로 솔직한 표현이라는 생각입니다.
양철 지붕은 외부의 작은 두드림에도 즉각 반응하는 우리 서민들의 촉각과도 같습니다.
닳고 닳은 '부르조아적' 삶의 형태보다 더욱더 솔직 하다는 이야깁니다.



그런 이야기를 테네시윌리엄스가 썻다는 이야기죠. 물론 우리들의 정서와 똑같지는 않지만
우리들이 어려웠던 지난 시절을 돌이켜 보면 그와 틀리다고 말할 수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2년전에 우연히 산외면으로 가는 길에 만난 양철 지붕을 인 참하고 반듯한 집을 보면서
저곳에 살고 있는 분은 수다를 들어 줄줄 아는 분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비가 오시면서 다다닥 거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짜증도 날 법한데
이제 이 양철 지붕집의 주인은 수다가 없으면 잠못 이루는 밤이 길어질 것 같았습니다.
양철 지붕에 녹이 많이도 쓸었기 때문입니다.

비가 오실 때도 됐습니다.

저도
저곳...양철 지붕 아래서
  우리네 서민의 소리가 녹아서 떨어지는 '수다'를 듣고 싶어졌습니다.

이 아름다운 봄날에...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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