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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갤러리/도시락-都市樂

역지사지 떠올린 마법의 언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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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이 바라본 사람들 심정
-역지사지 떠올린 마법의 언덕길-




역지사지(易地思之)...
입장을 바꿔 보는 것.
 

해질녁 오후, 바람 조차 숨을 죽인 작은 언덕길. 사람들이 산기슭을 오르락 내리락 한다. 그 곁에서 한 사람이 배낭을 내려 놓고 애기똥풀 곁을 서성이고 있다. 그는 나...귀갓길에 샛노란 애기똥풀 곁에서 기분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언덕길을 오가는 사람들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애기똥풀을 바라보다가 가던 길을 재촉한다. 평범한 풍경이다. 사람은 사람의 길을 가고 있고 풀꽃들은 샛노란 꽃잎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아까부터 애기똥풀 곁에서 쓸데없는 생각에 빠져있는 1인. 그게 나..애기똥풀이 돼 보는 것이다. 인간이 식물로 또는 식물이 인간으로 변할 수도 없지만 교감을 할 수 있다고 믿으면 그게 역지사지의 일면. 말을 하지 못하는 애기똥풀에 말을 걸려면 마음으로 대화를 나눠야 한다.이심전심...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조차 마음과 마음으로 교감할 수 있다는데 그게 거짓이 아니라면 세상 모든 사물들과 대화가 가능한 것. 이런 주장에 대해 태클을 걸면 아직 역지사지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걸까. 

 



애기똥풀 곁에서 녀석들을 이리저리 살펴보니 생김새가 다 같은 듯 서로 달랐다. 누군가 크기나 무게를 정밀하게 측정해 봐도 비슷할 망정 같은 꽃을 찾을 수 없을 것. 또 그런 거 비교해 보면 웃기는 일. 비싼 밥 먹고 참 쓸데없는 짓 한다며 놀려댈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모르는 일이 식물들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면 기절초풍 할 일이다.

인간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지켜보고 있으니 숲 속에서 응가한 장면까지 다 지켜봤을 거 아닌가. 또 개똥이 엄마가 소똥이 엄마 한테 꼰질러 바친 비밀 조차 거실에 있던 화초가 다 기억할 것이며. 창가에 있던 화초는 사랑의 행위 조차 모두 지켜봤을 것. CCTV가 없다고 방심한 강도나 밤손님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기억하고 있을 식물들. 만약 그들의 마음을 읽을 수만 있다면...





그리고 그게 증언으로 채택될 수 있다면 사람들의 행실은 좀 더 밝아질 것인가. 범죄자들은 당신의 지난 과거를 모두 기억하고 있는 식물들이 그때부터 슬슬 무서워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착한 사람들 한테는 식물들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들로 다가올지 기대된다. 세상에 살아가면서 이웃과 부대낌으로 생긴 생채기들 모두를 토닥토닥 치유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전 한 다큐 프로그램에서 이누이트 원주민들의 삶을 다룬 모습을 본 적있다. 주인공은 의대를 졸업한 여성 의사로 이누이트의 후손이었다. 그녀는 당신이 배운 의술로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는 게 무엇보다 안타까워 자기 아버지 등 원주민들께 자연이 인간에게 준 치료법을 소개하고 있었다. 지천에 널린 풀들 중에 사람의 몸과 마음을 치료할 수 있는 약초 공부에 빠져든 것이다. 사람들이 과학에 열중하고 열광하는 동안 한 의사는 현대의학의 맹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고민하고 있었던 것. 





양귀비과의 애기똥풀은 전세계에 걸쳐 두 종이 서식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 중 변종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꽃잎은 넉장에 
열매는 가느다란 삭과의 기둥모양이 하늘을 향해 곧추 서 있다. 마치 바닷가 갯벌에 사는 함초의 도톰한 모습과 비슷하다. 또 애기똥풀은 까치다리, 젖풀, 씨아똥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생약명은 백굴채(白屈菜)라고 부른다. 꽃을 포함한 모든 줄기와 잎을 약으로 써 왔던 것. 





요즘 처럼 꽃이 한창 필 때 채취하여 그늘에서 말려 잘게 썰어서 사용하고  진통, 진해, 이뇨, 해독의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또 기침, 백일해, 기관지염, 위장통증, 간염, 황달, 위궤양을 낫게 하며 옴, 종기, 뱀이나 벌레에 물린데 생풀을 짓찧어 즙을 내어 바르기도 한다는 것. 그러나 이런 용도의 애기똥풀도 독성(독성이 약이 된다. 이독제독-
以毒制毒)이 포함돼 사용방법을 잘 알아야 할 것이며, 설령 사용방법을 잘 안다고 해도 막상 신체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백굴채에 의존하는 일은 드물 것. 즉각 병원으로 달려가는 게 현대인들이다. 

그런 사정은 필자도 같을 것이나 애기똥풀 입장에서 보면 미련 곰탱이 같은 게 인간들일지도 모르겠다는 것. 병원에서 의사가 처방해 준 약을 약국에서 지어 먹는 순간 당장은 나아질지 모르겠지만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는 것. 그러나 그런 것도 구체적 증빙 자료없이 사람들이 들락 거리는 자기 블로그에 끼적거려 둔다는 건, 무책임한 일이나 다름없는 세상. 어쩌나...(애기똥풀을 마저 살펴볼까.^^)






































(흠...어쩌긴 어째 '팔자소관'인 걸 ㅠ ) 애기똥풀을 삶아 먹든 구워 먹든 다려 먹든 그건 당신의 (판단이 내린)책임. 애기똥풀들이 샛노란 꽃잎을 내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혹해 보지만 어쩌누...이 언덕길에서 애기똥풀의 꼬드김에 넘어간 사람은 딱 한사람. 머리도 식힐 겸 역지사지 애기똥풀의 마음을 헤아려 보고 있는 것. ^^ 

다른 건 몰라도 샛노란 애기똥풀을 보고 있노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거. 언덕길을 지나던 사람들이 애기똥풀을 주시하던 순간 만큼은 얼굴빛이 환해지고 있었다. 그게 단지 애기똥풀꽃의 노란색깔 때문이라면 집안 전체를 샛노란벽지로 도배를 해 놓고 살면 기분이 좋아질까. 돌아버릴까. 또 애기똥풀이 말을 걸었다고 생각하면 어디 덧날까... 언덕길 옆에서 참 마법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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