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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갤러리/도시락-都市樂

5월의 축제 서막 알리는 조팝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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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축제 서막 알리는 조팝 활짝
-5월에 내린 함박눈 닮은 조팝나무꽃-



이럴수가...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싸락눈이 내린 듯 듬성듬성 하던 조팝나무꽃이었다. 그러나 일주일의 시간이 지나자 마치 기상이변이라도 일어난 듯한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주말 오후 6시 30분경 서울 대모산 자락 불국사 가는 길. 해가 뉘엿거릴 때 본 조팝나무는 5월의 시작을 알리는 하얀 폭죽 내지 함박눈이 내린 듯한 모습으로 자지러지고 있었다.

누가 조각을 했는지 꽃 한 송이 한송이 마다 다른 듯 모두 똑같은 모습으로 가지끝에 새하얗게 매달려있었다. 아가들이 방실 거리며 깊은 잠에 빠진 듯한 새하얀 송이송이.주말 나들이를 나섰던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와 조팝나무꽃 삼매경에 빠져든 나를 깨운다.


"아구 아름다워라.아저씨...이 꽃 싸리나무 꽃이져?...^^ "
"아닌데...요. 조팝나무꽃이거든요. 조팝나무꽃은..."

한 아주머니가 가족과 함께 지나치다가 아는 척 하시며 말을 걸어왔다. 참 다행이었다. 필자가 알고있는 몇 안 되는 봄꽃들 중에 조팝나무
꽃에 대한 비하인드스토리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으므로 아는 데까지 이야기 해 드렸다. 





춥고 배고프던 시절 춘궁기(春窮期, 가을에 수확한 양식은 바닥이 나고 햇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은 5~6월 식량이 모자라서 고통받던 시기)가 되면 칡뿌리 등 풀죽으로 연명하다가 조팝나무 꽃봉오리가 흐드러지게 열리면, 그게 조(Foxtall Millet)로 보여 '조밥-조로 지은 밥'을 떠올릴 정도였다고 한다. 얼마나 배가 고팟으면 꽃봉오리가 조밥으로 보일 정도였겠는가. 그때 들판에 새하얗게 무리지어 피던 꽃이 조밥으로 불리다가 조팝으로 자리잡게 된 것.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춥고 배고프던 시절에 불리우게 된 조팝나무(
Bridal wreath)에 얽힌 슬픈 이야기. 다소 배부르고 등 따신(따뜻한) 요즘 조팝나무를 보면 조밥과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뉘엿거리는 태양에 비친 조팝나무꽃은 여왕의 행진을 위한 개선문 앞에 도열한 요정들이 새하얀 꽃가루를 한바구니씩 들고 있는 듯한 환상적인 모습. 사흘만 지나면 5월이 되고 5월의 책갈피를 수 놓고 있는 하얀 자수가 귀족적 풍모의 조팝나무였던 것. 새하얀 옷을 입고 새하얀 꽃가루를 들고 새하얀 웃음을 웃는 요정들 때문에 머리 속까지 새하얗게 바래버린 황홀한 풍경은 이랬다.
 
 

일주일 전,조팝나무 꽃봉오리가 '조밥'으로 보였을 풍경
-2013년 4월 22일 오후 3시 30분경-




































[Flash] http://tsori.net/attachment/fk050000000005.swf


일주일 후,
조팝나무꽃이 '5월의 축제' 서막 알리는 풍경
-2013년 4월 27일 오후 6시 30분경-



























































사흘 후면 5월이다. 세월 참 빠른 듯. 엊그제 남도에서 벚꽃 소식이 들렸고 가까운 산기슭에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폈었다. 그렇지만 봄비 한 두 번 오시고 바람 몇 번 부는 둥 마는 둥 하더니 산자락 사찰에 울긋불긋한 초파일 연등이 매달렸다. 곧 세상이 온통 푸를 것이나 산자락과 들녁 곳곳에 함박눈이 내린 듯 새하얗게 핀 조팝나무꽃이, 달밤이면 희끄무레하게 지난날을 추억하게 만들지 모른다.

춥고 배고프던 시절을 일부러 기억해 내며 슬퍼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풍요 속에서 바쁘게 살면서 잊고 살거나 잃어버린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그게 또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나. 조팝나무꽃을 보며 떠올린 작은 생각. 곧 다가올 5월의 축제에 그대를 초대한다. ^^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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