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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갤러리/도시락-都市樂

낙엽 속에서 뒹군 기분좋은 이끌림


-낙엽 속에서 뒹군 기분좋은 이끌림-




이런 느낌 알랑가 몰라...
 


참 희한한 이끌림이었다. 금년 봄은 유난히도 봄꽃에 집착한 것 같다. 특히 가까운 약수터를 오가며 관찰한 진달래는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묘한 감동을 주고 있었다. 진달래의 개화 과정을 쭉 지켜보니 진달래도 감정이 있는 듯한 모습. 사람들이 슬퍼야만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니듯 엄동설한을 이겨낸 진달래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았다. 꽃 한 송이 피우는 일이 마치 출산의 고통을 겪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지난 4월 12일 오후, 그때도 딴 때와 다르게 활짝 핀 진달래 앞에서 서성이며 바람에 흔들이는 진달래꽃을 바라보고 있었다. 거의 한 달이나 더 걸려 핀 진달래는 활짝 웃고 있었다. 꽃봉오리 하나 내는 데 참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비해 활짝핀 꽃송이는 산기슭에서 금새 시들어갔다. 화무십일홍의 법칙이 진달래 한테도 적용되고 있었던 것이며, 봄날은 아기를 나꿔채듯 진달래를 재촉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오가는 길에 늘 마주친 진달래 나무 아래에서 앙증맞은 꽃송이가 눈에 띄었다. 그 순간 진달래는 눈에서 멀어졌다. 귀한 옥돌을 정교하게 다듬어 만든 듯한 현호색이 낙엽을 들추고 꽃잎을 내놓고 있었다. 현호색의 은밀한 유혹이 시작된 것. 약수터를 다녀오는 길이라 배낭 속에는 물통이 다섯 개나 들어있었다. 무거웠다.

카메라를 꺼내 허리를 낮추고 현호색을 향해 슈팅을 날렸다. 사격자세로 말하면 '앉아 쏴' 자세.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허리를 낮추고 현호색을 겨냥하는 동안 현호색 무리가 금새 한 눈에 들어왔다. 전혀 뜻 밖의 일이 생긴 것. 따라서 또다른 현호색을 향해 이번에는 '쪼구려 쏴' 자세로 슈팅을 날렸는데 저만치서 "저요...저요..." 하며 유치원 아이들 처럼 현호색이 소리를 지르는 듯 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앉았다. 일어났다. 쪼구려 앉았다가 다시 '엎드려 쏴' 자세가 지속되자 등이 묵직했다. 이런 이런...현호색의 은밀한 유혹에 빠져든 것이다. 그렇게 몇 발자국 옮기지 않았는데 주변에는 현호색 무리들이 나뭇잎을 들추고 모두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바람이 불고 있었다.

이날 현호색 무리의 유혹은 결국 배낭을 내려놓고 낙엽 속에서 뒹굴게 만들었다. 가끔씩 약수터를 오가는 사람들이 힐끔 거리며 쳐다봤다. 그분들은 나를 향해 '카메라에 빠지면 저렇게 될까' 정도로 생각했을까. 그러거나 말거나 낙엽 속에서 현호색에 이끌려 기분좋게 뒹군 한나절이었다. 그런 느낌 알랑가 몰라...그 장면들을 모아봤다. ^^
 

낙엽 속에서 뒹군 기분좋은 이끌림



















































현호색들은 키가 너무 작고 앙증맞아 쪼구려 앉아서도 그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낙엽 위에 납짝 엎드려야 눈을 마주칠 수 있는 것. 그때 하늘빛을 닮은 현호색이 작은 입을 열어 말을 건다. (저...넘 이뿌죠. ^^* ) 이런 요정 같은 아이들을 다시 만나려면 1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

지난 겨울 유난히도 춥고 눈도 많이 내렸다. 수북하게 쌓였던 눈을 머리에 이고 있던 현호색이 낙엽을 들추고 고개를 내민 기적같은 시간을 함께 누리려면, 낙엽 위를 뒹구는 것 쯤 감수해도 좋은 것. 
그런 기분 알랑가 몰라. ^^ 어느새 주말,한나절을 비용 안 들이고 행복하게 보내는 방법. 카메라를 들고 가까운 산자락을 공략하라. 봄날이 저만치 가고 있다.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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