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3 나와 우리덜

앞 길 가로막은 담배 한 개피


Daum 블로거뉴스
 


앞 길 가로막은 담배 한 개피
-내가 겪은 금연 노하우의 핵심-



누구의 짓일까...

얼마전의 일이었다. 외출을 하는데 저만치서 담배연기 냄새가 코를 찔렀다. 아무도 없는데 담배연기 냄새가 났던 것. 담배연기의 출처를 확인해 보니 아파트 옆으로 길게 나 있는 보도곁 회양목 위였다. 그곳에서 담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누군가 아파트 위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아래층으로 휙 던져버린 흔적이었다.

가는 바람이 불어 담배연기는 이리저리 날렸는데 그 연기가 나 쪽으로 날아왔던 것. 그냥 지나치려다 카메라에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장면을 포함 두 컷을 촬영하면서 피우다 버린 담배꽁초 주인을 머리 속에 떠올리게 됐다. 그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피우다 만 이 담배는 꽁초라고 부르기엔 너무 긴 '장초'였다.

흡연을 해보신 분들은 다 아는 일이다. 이렇듯 장초가 버려질 땐 이유가 있다. 담배를 피우는 순간 급한 일이 생겨 담뱃불을 꺼야 할 상황이 온 것. 어쩌면 이 장초의 주인은 지난해 연말에 금연을 할 작심을 했는지도 모른다. 새해 아침부터 금연하겠노라고 마음 독하게 먹고 금연에 들어갔을 것. 그러나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마음이 초조해지고 불안할 것이다. 금연에 따른 금단현상이 슬슬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

그때부터 수도사 또는 수도승의 심정으로 하루 이틀 살아가야 하며, 흡연을 할 수 없는 시간은 그야말로 '일각여삼추'로 다가오며 압박을 가할 것이다. 필까 말까, 아니야 작심 했는데, 그냥 피워 여태껏 아무일도 없었잖아, 금연한다고 돈이 돼? 밥이 돼?, 담배값 절약? 얼마나 될 거라고...그런데 눈치가 보일 것.

가족은 고사하고 당장 아내 보기 민망하다. 뭔 사내가 그 까이꺼 하나 못 끊고...그래 갖고 무슨 일을 하겠어. 머리 속은 복잡해 진다. 금연 전에 느끼지 못하던 금단현상은 악마처럼 '피워 피워 걍 피워'라며 꼬드길 터. 이런 상황에서 아내 몰래 꺼내 든 한개피 담배 그리고 쭉~ 빨아들인 한 모금의 연기...모처럼 빨아들인 연기 한 모금은 금새 온 몸을 전율시킬 것이며 아찔한 엑스터시 속으로 빠져들게 할 것이다. (아 이 맛이야...ㅜㅜ) 

이건 소설이 아님. 필자의 경험을 그대로 옮겨본 것. 누가 그랬던가 '홀애비 마음 과부가 안다'고...흡연을 해 본 사람들은 다 아는 것 중 일면일 뿐이다. 금연 결심을 실행하기가 얼마나 힘들면 금연한 사람을 일컬어 '독하다 독해'라는 표현을 쓸 정도이겠는가. 필자의 경우만 해도 최소한 너 댓번 이상의 금연 결심과 흡연결심(?)을 반복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3년째(햇수로 4년 째 ^^ ) 금연에 성공하고 있다. 
 




시간을 지내놓고 보니 금연한 시간만큼 유익했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흡연이 도움이 될 때도 있다. 정말 초조한 일이 생길 때 한 모금 길게 깊이 빨아들이면 마음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 치유는 아닐지라도 치유효과는 즉시 나타나는 게 흡연이 주는 마력이다. 그런데 그건 그때 뿐이다. 그 다음부터는 '그 짜릿한 맛'을 못잊어 틈만나면 끽연을 하는 습관에 빠져들게 된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담배가 자기를 빨아들이는 마력. 이런 건 흡연자가 아니면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 일. 그래서 그 까짓것 하나 작심하지 못하나 할 정도. 그러나 작심은 하되 금연에 성공하기란 결코 쉽지않다. 따라서 우연히 내 앞을 가로막은 장초 한 개피 때문에 모처럼 결심한 금연이 무너지지 않도록 '나 만이 겪은 금연 노하우'를 끼적여 보기로 한 것이다. 일체의 자료를 참조하지 않은 생생한 금연노하우인 셈이다. 

나 만의 금연 성공 노하우의 핵심

-.담배의 성분(니코틴,타르 등)을 분석하지 말자. 끽연의 빌미를 제공한다.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구체적으로 발견하기 어렵다.
-.흡연자와 적당한 거리를 두자. 특히 술좌석에서 골초 옆에 앉지말자. 간접흡연은 끽연 욕구를 증폭시킨다.
-.집 안에 있는 재떨이나 라이터 등 끽연에 필요한 도구는 일체 다 버리자.
-.입으로 무는 습관 일체를 점검하자. 끽연 습관을 버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며 금연 성공 노하우의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가. 식사 중에 입술이나 이빨에 물리거나 무는 식품에 유의하자. 담배 필터를 무는 습관으로부터 멀어져야 한다.
 나. 떡볶이나 길쭉한 어묵 등 입술이나 이빨로 무는 식품은 가급적 멀리하자.
 다. 사무실에서 볼펜 등 필기구를 입술에 물거나 입으로 가져가는 행위를 점검하자.
 라. 손가락으로 입술을 만지거나 이빨로 손가락을 무는 행위도 삼가라. 금단현상의 하나다. 욕구불만의 한 표현.
 마. 혹시라도 장난삼아 담배 필터를 입에 물지 말 것. 중요하다. 술좌석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상.
 바. 시험 삼아 담배 한 모금이라도 빨아들이지 말 것. 담배 필터를 입에 물거나 담배 한 모금이라도 삼켰다면 금연 실패의 큰 징조다.
 사.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선 무조건 참을 게 아니라 담배 필터를 물거나 흡입하는 흡연 습관으로부터 멀어지는 게 좋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모르는 게 있다. 전혀 눈치도 못 챈다. 자기 몸에서 담배연기에 찌든 냄새를 모른다는 것. 누구 몰래 담배 한 개피를 피우고 나서 양치질을 하고 가글을 해도 소용없다. 혹시라도 박하사탕을 입에 물면 나을까. 이건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담배연기+박하사탕=듣보잡악취...로 변하게 된다는 점 잊지말자. 

흡연은 이웃이나 가족에게 간접흡연 피해를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주의하면 될 것. 흡연을 할 동안 안절부절했던 자기 모습을 뒤돌아 보면 마약 환자의 몸짓과 별로 다르지 않다. 그게 잠시 유익을 주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어느 순간 자기가 담배연기의 노예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인간 보다 더 위대한 게 담배라는 것. 

이런 작은 욕구로부터 멀어지면 보다 큰 기쁨이 다가올 것. 누군가 피우다 버린 장초 속에 숨겨진 흡연자의 비애를 모르는 바 아니다. 피다만 장초가 잠시 내 앞 길을 막았다면, 흡연 습관은 꽤 긴 시간 당신의 앞 길을 막아설 것. 금연 4년차 선배의 조언이다. ^^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내가 꿈꾸는 그곳의 PhotОтправить сообщение для Марта с помощью ICQ 이야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