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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IAGO

산티아고의 늦가을, 사흘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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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의 늦가을, 사흘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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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의 숨겨진 데이트 명소 숲의 공원-



사람사는 곳은 다 똑같은 것일까.

우리에게 넘쳐나는 건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는 것 처럼 산티아고 시민들의 생각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 산티아고에는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원이 곳곳에 널려있었지만, 정작 그곳은 거의 텅 비어있었다. 만약 그런 공간이 우리나라에 있었다면 사정이 전혀 달랐을 것 같은데 산티아고 시민들은 잘 가꾸어 놓은 공원을 마다하고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몰려다녔다.

산티아고에서 사람들이 가장 붐비는 곳은 대통령궁과 가까운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이었다. 그곳은 거의 매일 사람들로 붐볐다. 산티아고를 건설한 '발디비아(Pedro de Valdivia)'의 동상과 '대성당(Catedral Metroporitana de Santiago)' 주변으로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아르마스 광장은 시내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므로 
산티아고에 머무는 동안 자연스럽게 그곳을 통과하게 되는 일이 잦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간은 교민들이 살고있는 '빠뜨로나또(Patronato)'로 오가는 길이어서 반드시 '숲의 공원(parque forestal)'을 거쳐가야 했다. 숲의 공원은 지나칠 때 마다 거의 텅 비어있었다.

이른 아침에는 조깅을 나선 시민들이 몇몇 눈에 띄고 낮부터 오후까지 대부분의 시간 조차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이 드물었다. 따라서 이 공원에 시설해둔 장의자는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비어있을 때가 훨씬 더 많았다. 산티아고 시민들은 드넓은 공원을 마다하고 다 어디로 갔다는 말인가. 이들이 외면(?)하고 있는 공간은 좁아터진 서울에서 온 여행자에게는 마치 보물과도 같은 존재였다. 늦가을 숲의 공원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장의자들은 그저 보기만 해도 편안해지는 것.




가을이 깊어가고 있는 숲의 공원 옆으로 아니 '리오 마포쵸(Rio Mapocho)' 강 옆으로 조성된 공원은, 마포쵸 강변을 따라 상류 지역의 '라스 꼰데스(Las Condes)' 구역 쪽으로 쭈욱 이어지고 있다. 산티아고에도 한국의 서울처럼 이 강을 중심으로 남쪽으로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산티아고의 강남에 숲의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 것.

그곳에 칠레의 국립미술관(
Museo Nacional de Bellas Artes)이 자리잡고 있어서, 산티아고 시민권(VISA: TEMPORARIA)을 취득한 직후 거처를 옮긴 곳에서 무시로 드나든 곳이 숲의 공원이었다. 그곳에 만추의 산티아고 풍경이 숲의 공원에 소리없이 찾아들고 있었던 것. 그 장면을 오고가며 한 컷씩 남겨 두었다. 사람사는 곳은 다 똑같은 것 같았지만 산티아고 시민들 한테 이런 공간은 그다지 흥미를 끌지못했던지 발길이 뜸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엔 너무 분위기 있는 곳 같아서 카메라 셔터에 손이 자주 간 것이다.

리오 마포쵸 강변의 호젓한 데이트 장소




오래되고 큼지막하며 자유롭게 자란 플라타너스가 잎을 떨구고 있는 이런 장소가 '한국의 한강변에 있었드라면' 하는 생각이 굴뚝같이 든 풍경이었다.(사진의 오른쪽 도로 너머가 숲의 공원) 우리는 숙소에서 빠뜨로나또의 지인을 만나러 갈 때나 '베가 중앙시장(vega central de santiago)'으로 장을 보러 갈 때 일부러 이 길을 따라 걷곤 했다. 정말 이런 장소을 한강변에 조성해 놓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parque forestal,Santiago CHILE
-장의자가 인상적인 숲의 공원- 

  
누가 말했던가. 부러우면 지는 거다라고...요런 거 보면 세상은 공평하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필자는 산티아고 시민들에게 별로 필요해 보이지 않는(...ㅋ) 텅빈 공원을 지나칠 때 마다 부러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가지지 못한 공간을 두고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사실 따지고 보면 서울은 공해도시 산티아고와 비교가 안 될 것이지만, 우리도 이런 공원 하나쯤은 가져보고 싶다는 바람이 든 것. 그 희망사항에 대못을 박은 풍경이 숲의 공원에 널려있는 장의자였다. 사람들은 뜸하고 장의자가 만추의 외로움과 고독 전부를 떠안고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그저 바라만 봐도 저절로 편안해 지는 풍경이다.
 



























 빠따고니아로 여행을 떠나신 분들 다수는 산티아고를 경유하게 된다. '패키지관광'을 선택하신 분들이 아니라면 일정으로부터 자유로울 텐데, 그 때 산티아고에 짐을 푸신 분들이라면 유명 관광지 외 '숲의 공원'을 꼭 한 번 둘러보시기 바란다.

숲의 공원은 당연히 여행 목적지가 안 될 것. 그러나 
국립미술관(Museo Nacional de Bellas Artes)을 산티아고 투어의 '타겟' 중 하나로 삼으면 바로 곁에 이 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그 시기가 가을이나 봄이면 금상첨화!!...연인과 함께(부부라면 더 좋을 것) 여행 중에 산티아고를 방문하게 된다면 꼭 숲의 공원을 걸어보라. 그곳은 인간이 조성한 공원이지만, 신(神)이 당신을 위해 마련한 특별한 공간으로 여겨질 것.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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