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ATAGONIA/Hornopiren

일일투어,타임머신 탄 듯한 묘한 기분


Daum 블로거뉴스
 


타임머신 탄 듯한 묘한 기분
-대폭발한 '셔터' 이유는 뭘까-



만약 '타임머신'이라는 기계가 존재한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마음대로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운명을 조작할 수 있을 것. 정말 대박날 수 있는 기계다. 이 공상의 기계 '타임머신(Time Machine)'은 영국의 소설가 웰스(Wells, H. G.)가 1895년에 발표한 공상 과학 소설의 제목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인간들은 참 쓸데없는 욕망과 망상에 사로잡힌 동물같기도 하다. 타임머신은 없다. 




그러나 타임머신은 존재하지 않지만 과거의 한 장면들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포착하거나 촬영해 두면 최소한 과거의 모습은 고스란히 회상할 수 있는 기막힌 기술이 넘쳐나고 있다. 사진이 그런 것. 필자는 사진첩(외장하드)에 담긴 여행사진을 열어보는 순간 당시의 기억이 거의 전부 되살아났다. 


바닷가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비릿한 바다냄새가 났고 풀꽃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풀냄새가 코 끝을 스쳤다. 그리고 먼지길 사진을 보면 먼지 냄새가 코를 간지럽히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물 맛을 본 것은 물론 음식 맛까지 어느 한가지 빼놓지 않고 기억해 내는 인간의 메카니즘에 새삼스럽게 놀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여행사진을 펼쳐놓으면 이미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난 듯 타임머신을 탄 듯한 묘한 마력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Carretera Austral, Patagonia CHILE



슬라이드쇼는 뿌에르또 몬뜨-오르노삐렌으로 이어지는 칠레의 7번 국도 '까르레떼라 오스뜨랄'의 모습


[오르노삐렌 여정
중에 담은 포스트]
                                                                                                                     
                                                                         
神의 나라 '빠따고니아'로 가는 길
                                                                          원시의 빠따고니아 루트 7번 국도
                                                                          해묵은 갈증 풀어준 '오르노삐렌'의 대자연
                                                                          Patagonia,7번 국도 '먼지길' 트레일
                                                                          Patagonia, 전설에 이끌린 먼지길 트레일
                                                                          Patagonia, 남의 집 앞을 서성거린 까닭
                                                              리오블랑꼬,다른 행성에 온 듯한 착각
                                                                          Patagón, 톡톡 튀는 'A자형' 출입구 신기해
                                                                          길 위에서 만난 오래된 타임켑슐
                                                                          유년기 추억 되돌려 준 꿈 같은 마을
                                                                          [남미여행] 이해 안 되는 '고액 투어'의 허와 실
                                                                          [남미]SF영화 떠올린 나만의 테마 사진들
                                                                          여행자의 피곤 덜어준 환상적인 언덕
                                                                          죽어도 잊지못할 그 바닷가


지난 두 주 동안 14편의 포스팅은 그렇게 쓰여졌다. 그곳은 칠레 남부지역 뿌에르또 몬뜨에서부터 '깔레따 또르뗄(Caleta Tortel)'까지 이어지는 7번 국도 '까르레떼라 오스뜨랄'을 따라 오르노삐렌에 도착한 다음 하루동안의 기록이다. 풀프레임 카메라가 400컷 이상 500컷에 달하는 사진을 기록한 것.

이 포스트는 이른 아침 동 틀 때부터 뿌에르또 몬뜨에서 출발하여 오르노삐렌에 도착한 다음, 하루의 일정을 마치고 다시 뿌에르또 몬뜨로 돌아가는 마지막 여정을 담았다. 숙소로 되돌아 가는 길은 이미 앙꾸드만 너머로 해가 진 뒤였다. 그 때는 몰랐다. 그러나 당시를 회상하며 기록을 들추어보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여행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오르노삐렌에서 뿌에르또 몬뜨로 돌아가는 길



우리는 버스를 타면 주로 앞자리에 앉았다. 이유는 두가지. 하나는 장거리 이동시 아내가 멀미끼를 느껴 앞좌석을 선택하게 됐고, 또 하나의 이유는 앞좌석에 앉으면 차창 밖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거나 잘 볼 수 있어서 별 일이 없는 한 매표를 할 때 앞좌석(1.2번이 아니면 3.4번)을 선택했다. 오르노삐렌을 오갈때도 그랬다. 그런데 이번에는 문제가 생겼다. 먼거리를 달려온 버스의 앞유리가 먼지 투성이. 와이퍼가 왔다갔다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가뜩에나 통통 튀는 비포장도로에서 차창 밖의 피사체는 춤을 추곤 했다.(양해하시길...^^)




칠레 남부로 이어지는 7번국도 까르레떼라 오스뜨랄에 몸을 싣고 뿌에르또 몬뜨로 돌아가는 길이다. 길 옆에 낮익은 군네라 띤끄또리아가 길게 이어지며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자동차 한 대가 지나가면 이런 모습...




다시 앞유리를 닦으며 먼지길을 달린다. 관련 포스트에서 언급했지만 이렇게 달린 버스 짐칸은 먼지투성이 정도가 아니다. 또 버스가 덜컹거리면서 자동으로 열린 창틈과 문짝 등지에서 침투한 먼지는 버스 안을 자욱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누구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다. 당연히 여긴다. 그래서 숙소로 돌아오면 맨 먼저 카메라(렌즈)에 달라붙은 먼지를 펌핑하여 청소하는 일은 일과가 됐다. (대략 짐작 가시는지요. ^^)




그러나 초행길의 낮선 여행지는 그런 거 따질 겨를도 없다. 매의 눈으로 호기심을 충족시켜야 직성이 풀리는 것. ^^




어둠이 새까맣게 내려앉은 7번 국도에 버스의 전조등이 뿌엘체 산착장까지 거리를 비쳐주고 있다. 10km...다 왔다.




뱃머리 앞으로 보이는 저 곳이 이른 아침에 처음 발을 디뎠던 미지의 땅이자 필자가 신의 땅이라 부른 오르노삐렌으로 이어지는 선착장이다. 우리는 앞으로 저 곳을 두 어번 더 오가는 여정을 남겨두고 있었다. 잊지못할 추억이 저 선착장에서 벌어지기도 했다. 버스를 태운 훼리호는 선착장으로부터 점점 멀어지면서 앙꾸드만 속으로 사라졌다.




일몰이 장관이다...!




우리를 태우고 온 버스...7번 국도 까르레떼라 오스뜨랄의 묘미는 버스를 타면 훼리호를 반드시 타게된다는 것. 국도와 국도 사이의 피오르드를 잇는 교통수단이 훼리호며 이 선박은 버스 시간표와 함께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물론 특정 선착장에서 훼리호를 탈 수도 있다. 그러나 배낭여행자 내지 초행길에 나선 여행자들은 버스시간표 내지 훼리호 운행 시간표 등을 꼼꼼히 챙겨둘 필요가 있다.  




다시 훼리호 선상...




뱃머리에 부딪치는 파도 소리 외 침묵의 바다




넘실대는 너울은 보여도 파도는 안 보이는 침묵의 바다




앙꾸드만의 일몰은 장엄했다.




그리고 별 하나...태양계의 한 호흡이 앙꾸드만 위에서 멈춘다.




뒤를 돌아보니 어슴프레 잡히는 태고적 피오르드...




이른 아침부터 하루종일 걷고 또 걸으며 셔터를 눌러댓는 데도 지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언급한 바 우리의 육신을 지탱해 준 원동력은 삶은 달걀과 치즈버거와 햄버거와 생수가 전부. 그러나 우리의 피곤한 육신을 온전하게 지켜분 자양분이 있다면 오르노삐렌의 대자연이었다. 먼지길을 다녀도 먼 길을 다녀와도 우리 곁에는 늘 풀꽃의 요정들과 맑고 고운 태고적 대자연이 함께 했다.

시름을 잊고 대자연의 품에 마음을 빼앗겼던 것. 우리는 그곳을 '신의 땅'이라 부르며 놀라워 했다. 그곳은 어쩌면 평범한 풍경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 곁에 그런 천혜의 풍경은 이미 사라지고 없거나 상처투성이로 남아있었던 것. 우리가 삭막한 세상에서 살아가게 만드는 신앙같은 원천이 그곳에 있었고, 장차 머리를 뉠 만한 곳이었다.
<계속>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내가 꿈꾸는 그곳의 PhotОтправить сообщение для Марта с помощью ICQ 이야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