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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AGONIA/lago llanquihue

쥬라기 시대 '공룡의 밥'은 어떻게 생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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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시대 '공룡의 밥'은 어떻게 생겼을까
-로스라고스,빠따고니아의 낮선 식물들-

 


지금은 화석이 되어버린 공룡들...
그들은 무엇을 먹고 살았을까.



칠레의 기다란 국토를 종단하는 5번 국도 종점인 뿌에르또 몬뜨는 로스 라고스 주로 향하는 관문이다. 이곳에서 버스로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로스 라고스 주는 지각 변동으로 생긴 호수와 화산이 만든 특이한 지형이 즐비하다. 바다 처럼 넓은 호수와 사철 머리에 하얀 눈을 인 오소르노 화산은 물론 다른 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지형이 여행자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마치 딴 별에 온 듯 하다. 우리는 뿌에르또 몬뜨에 머무는 두 주 동안 가끔씩 도시락을 챙겨 '쨩끼우에 호수(Lago LLanquihue-'얀끼우에'로 읽던 표준어가 칠레식 스페니쉬로 바뀐 발음이다.)'로 이동했다.

쟝끼우에 호수에서 바라보는 오소르노 화산은 장관이다. 잔잔한 호수 너머 저편에 우뚝 솟아오른 화산...그 화산을 보고있는 것 만으로도 딴 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그 보다 더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식물들이 이 호수 근처에 널려있다. 마치 누구인가 일부러 식물원을 만들어 둔 듯 하다. 지구반대편 한국 땅에서는 단 한 번도 보지못한 식물들이 그것.

우리는 뿌에르또 바라스의 한 '까바냐(Cabaña-우리나라의 '펜션'과 비슷한 숙박시설)'에서 인간들이 만들었던 오래된 증기기관(차)과 함께, '쥐라기' 시대 때 공룡의 먹이로 이름 붙여진 한 식물 앞에서 묘한 마력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이파리 한 장의 지름이 1m는 훨씬 더 되어 보이고 꽃이라고 보긴 힘든 화석같은 식물이 눈 앞에 펼져진 것. 이 식물은 이름도 생소한 '군네라 띤끄또리아(Gunnera tinctoria)'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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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대한 식물이 공룡의 밥 Gunnera tinctoria!!...믿기시나요. ^^
 

Gunnera tinctoria

Common name: Nalca, Giant Rhubarb
Height: 2 m
Growing: fast
Foliage: extremely big green rhubarb-like leaves. 
Flowers / Fruits: forms an antenna-like spike filled with purpulish-brown flowers.
Site: light shade to shade
Soil: acidic to alkaline
Irrigation: abundant
Hardiness: hardy -15ºC


 



다 성장하면 폭이 1.5m에서 2m에 달하는 엄청난 크기의 군네라 띤끄또리아는 키도 3m 이상 자란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골리앗 같은 외형의 수치.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 영하 15도까지 견딜 수 있는 식물이다. 열대지방과 아열대지방 어디에서나 서식이 가능한 전천후 식물이랄까.

현지에서 이 식물의 이파리를 만져본 결과, 마치 프라스틱 제품으로 만든 것 같이 까칠까칠한 표면과 억센 가시 등은 이 식물이 살아남은 이력을 단 번에 보여주는 듯 했다. 나중에 뿌에르또 몬뜨를 떠나 빠따고니아에 발을 담근 순간에 만난 군네라 띤끄또리아는, 현지인들이 여린 줄기를 따 껍질을 벗겨 먹는 걸 봤다. 성장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자고나면 크기가 달라져 있을 정도.



쥐라기(Jurassic period)


위키백과에 따르면 "쥐라기(Jurassic period)는 중생대의 두 번째 시기로, 2억 년 전부터 1억 4500만 년 전까지 지속된 지질 시대를 말한다. 쥐라기(혹은 쥬라기)라는 이름은 독일과 스위스, 프랑스의 국경에 있는 쥐라 산맥에서 발견된 지층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이 시대의 지구는 초대륙 판게아가 서서히 남북으로 갈리면서 북쪽의 로렌시아(유라시아의 기원)와 남쪽의 곤드와나(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의 기원)가 분명해졌다. 기후는 복잡해진 해안선만큼이나 다양해졌으나 대체로 온난하고 습윤한 기후가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소철류와 거대한 침엽수가 삼림을 이루었으며 고사리와 속새류는 땅을 뒤덮었다."고 말한다. 

 
현생 인류가 대략 400만년 전부터 아프리카에서 탄생한 후 호모사피엔스와 현대인의 모습을 갖춘 정도인데 비해, 식물들은 인간의 상상력이 채 미치지 않을 시공 속 지구별의 주인이었던 것. 여행자의 눈에 띈 군네라 띤끄또리아는 공룡의 먹이였을지 모르겠지만, 오래전 공룡들과 함께 지구별의 주인이었다. 


영화속에서 설정된 시나리오에 따라 인간이 공룡과 함께 사는 모습이 연출되었을 뿐, 공룡이나 쥐라기 시대의 식물은 인간들에게는 매우 낮선 식물. 그 식물이 로스 라고스 주 쟝끼우에 호수 곁에 있는 뿌에르또 바라스에서 이방인과 마주쳤던 것이다. 공룡과 
군네라 띤끄또리아의 운명적 만남 같은 것일까. 궁금했다.

 



쥐라기의 기후와 생물
 
 

위키백과를 통해 쥐라기의 기후와 생물에 살펴보니 "쥐라기의 시작은 트라이아스기 말의 멸종에서 부터 시작되었다. 멸종은 지상과 해양 양쪽 모두에서 일어났으며, 지상이 수백만 년 빨랐다고 추측하고 있다. 해양 생물의 20%로 공룡 이외의 조룡, 수궁류가 사멸했고, 마지막으로 거대한 양서류도 이때에 자취를 감추었다. 이 멸종은 원인은 여러 가지 설이 주창되고 있지만, 모두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서 해명은 되어 있지 않다.

트라이아스기부터 서서히 시작된 기후 변화로는 해양생물의 갑작스런 사멸 원인을 설명할 수 없다. 또 《거대 운석의 추락설》도 있지만, 트라이아스기와 쥐라기의 경계선이 확실치 않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낮다. 《화산폭발설》에서는 폭발 후 대량의 이산화탄소와 이산화유황
이 방출되었다고 주장하지만, 그 근거가 되는 지층은 발견되고 있지 않다.

  


멸종에서 살아남은 공룡은 중생대를 주름잡았다. 쥐라기는 현재보다 따뜻하고, 강수량도 많으며, 습도도 높았다. 그 때문에 동물, 식물 모두가 종류가 증가해 대형화되어 갔다. 식물로는 은행나무,소철 등의 《겉씨식물》이 크게 번영하였고, 그때까지 식물이 없었던 내륙부까지 생육 범위를 넓혀 갔다. 

또 쥐라기의 후반에는 《
속씨식물》도 나타났다. 해양에서는 《암모나이트》나, 《플랑크톤》이 번성하였고, 지상에서는 공룡이 다종 다양한 진화를 이루었다. 작은 공룡에서 거위류에 이르기까지 진화를 완수하였고, 《시조새》가 나타났던 것도 이 시대이다. 쥐라기에 가장 진화한 생명은 해양에서의 어류와 해양에서 사는 파충류(어룡, 수장용 등)이다. 또 무척추동물에는 여러 가지 새로운 그룹이 나타났다."고 말하고 있다. (* 인용문 중에서 필자는 '진화(론)'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임을 참고 바람. 그렇다고 해서 바이블에 따른 '창조론'은 더더욱 지지하지 않음. 당장 모순에 빠져들 것 임.)



이 중 필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부분은 '공룡의 멸망 원인'이었는 데, 학계에서는 거대운석의 추락설을 주로 인용하고 있는 듯 했다. 그러나 그 어느것도 명확하지 않다는 게 위키백과의 짧은 설명이었다. 그게 옳을 것 같다. 인류가 발명해낸 과학의 잣대로 해명할 수 있는 일이 적지않지만, 해명해 내지 못한 게 다수인데 지구별의 역사 끄트머리에서 겨우 수 백 만년 정도 살고있는 인류가 그런 일에 얽매여 산다는 것 자체가 우스광스럽기도 하다. 

다만, 필자의 생각은 공룡이 멸망할 당시 육지의 사정은 생물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못 된 것 만큼은 사실인 거 같았다. 그 기간이 얼마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기간 동안 식물의 씨앗들은 (바다)물 속 등지에서 떠다니다가(혹은 땅 속에 묻혀) 재난을 피한 것 같다는 생각. 그 씨앗들이 어느날 파도에 떠 밀려 육지 근처에서 발아를 했던 지. 또는 지축이 융기되어 생긴 호숫가에 살아남았던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것.




뿌에르또 바라스,낮설고 반가운 식물들
 

그 이후 지구별 전체를 혹독한 추위와 얼음으로 뒤덮은 빙하기와 간빙기를 거쳐, 대략 2만여 년 전 바이칼호수 근처에 살던 몽골로이드들이 베링해를 거쳐 아메리카 대륙에서 살 던 때 모습은 주로 이러했을 것. 16세기 초 스페인 군대 내지 서구인들이 이 땅을 침탈하기 전까지 아메리카대륙은 거의 독자적인 자연생태를 보존하고 있었다. 우리는 로스 라고스의 쟝끼우에 호수 곁에서 그 모습 일부분을 보고있었던 것이다. 그게 쥬라기 시대의 공룡의 밥이었다니. 참 묘한 느낌.




그런데 쟝끼우에 호수 곁에는 쥐라기 시대 때 공룡들의 밥만 있는 게 아니었다. 우리에게 봄의 요정 처럼 알려진 '버들강아지'가 뽀송뽀송한 털 사이로 노란 꽃가루를 털어내고 있었던 것. 이 땅에서 필자에게 낮익은 식물은 몇 되지 않았다. 겨우 버들강아지 내지 흔하디 흔한 벚꽃과 사과나무꽃 등이었다. 얼마나 반갑던지.

그러나 버들강아지 마저도 우리나라의 버드나무꽃과 달랐다. 비슷한 모습이지만 크기가 더 크고 억셀 뿐만 아니라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지구 반대편 10월의 로스라고스의 봄은 바람이 많이 불고 날씨는 차가웠으며 무시로 빗방울이 흩날리고 있었다. 이들은 혹독한 환경에 잘도 적응해 내며 생존을 거듭하고 있었던 것. 그 반갑고 낮선 식물들의 모습은 이랬다.
 




로스 라고스의 낮선 식물들


























쟝끼우에 호수 곁에 핀 유채꽃













철쭉도 우리가 늘 마주치던 철쭉이 아님.










곁에 있으면 하나가 된다.




낮익은 듯 생소한 로스 라고스의 풀꽃








언덕 위, 뜰 안을 엿보니












뿌에르또 바라스의 어느 담장에 핀 풀꽃들




물웅덩이에 자생하고 있는 수생식물

 




뿌에르또 바라스에서 뿌에르또 몬뜨로 돌아오는 길, 차 창 밖의 모습










지금으로부터 대략 1년이 조금 더 지난 시간, 우리는 '문명과 원시'의 시공을 동시에 만나고 있었다. 한국에서 지구반대편으로 이동했을 뿐인데, 그곳에서 인류가 만들었던 증기기관(차)과 쥬라기 시대 때 공룡의 밥 등 오래되고 낮선 풍경을 동시에 만나게 됐다. 두 모습 다 우리에게는 오래되고 낮선 풍경이지만, 생각의 프레임을 조금만 바꾸면 우리는 수 억년 전 어느 공간으로 여행을 떠난 듯 하다.

어쩌면 우리 인류에게 이런 풍경은 처음이자 마지막 일지 모르겠다. 한 때 지구별을 지배했던 공룡이 화석만 남기고 전설 속으로 사라졌던 것 처럼, 우리 또한 언제인가 '공룡의 밥'만 남긴채 과거 속으로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것. 우리는 로스 라고스를 여행 중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보일 듯 말 듯 한 지구별의 역사 끄트머리에 매달려 있었던 셈이다.

여행이란, '나' 또는 '우리'와 닮거나 같은 공간에 살고 있던 동일한 개체를 만나는 게 아니라,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거나 살았던 과거의 흔적을 만나는 시간여행일 지도 모른다.


** 150일간의 빠따고니아 여행기는 계속 이어진다. 채널 고정!!...Feliz Año Nuevo, Feliz Navi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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