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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AGONIA/lago llanquihue

파타고니아, 하늘을 삼켜버린 장끼우에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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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삼켜버린 장끼우에 호수



우리는 어디로 가고있는 것일까.

Daum view


칠레에서 두 번째로 큰 로스라고스의 쨩끼우에 호수(lago llanquihue)는 7년 전 우리가 뿌에르또 옥타이(Puerto Octay)를 여행하면서 들렀던 곳이다. 그곳의 나지막한 언덕에서 바라본 오소르노 화산은 머리에 눈을 하얗게 이고있었다. 우리는 파타고니아 투어에 나서면서 그 장면을 늘 머리속에 그리고 있었다. 그곳에 서면 아무런 할 말도 없어지며 그냥 호수만 바라보게 된다. 푸르디 푸른 호수가 마음 전부를 앗아갔는 지, 호수를 돌아보는 동안 말을 잊고 있었다. 뿌에르또 바라스도 그랬다. 

아내와 나는 뿌에르또 바라스의 아담한 휴양지를 돌아보는 동안 아무런 말이 없었다. 가끔 한마디 말을 할 때는 누구를 향해 들어보라고 한 말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나직히 속삭인 말이거나, 호수곁에 지천에 피고지는 풀꽃들을 격려하는 정도의 혼잣말이나 다름없었다. 마치 예쁜옷을 잘 차려입은 아이들을 귀여워 하는 모습정도라고나 할까. 호숫가에는 봄을 만끽하는 요정들이 활짝 웃고 있었다. 우리는 스스로의 존재를 까마득히 망각한 채 로스라고스의 일원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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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봄을 만끽하는 쨩끼우에 호수 곁의 요정들

뿌에르또 몬뜨의 숙소에서 이곳으로 이동할 때는 30분 남짓한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호수를 거니는 동안 많은 시간이 흘렀다. 24인승 버스 창을 잠시 때리던 비가 그치고, 호수 위 하늘을 시꺼멓게 덮고 있던 구름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호수 저편 오소르노 화산(Volcan Osorno)과 깔부꼬 화산(Volcan Calbuco)도 덩달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뿌에르또 몬뜨에서 늘 바라보이던 두개의 봉우리는 호수 곁으로 다가와도 여전히 멀리 보였다. 아직은 차게 느껴지는 바람이 살랑거리며 불고 있었고, 봄볕이 수면 위로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한국을 떠난지 겨우 일주일 남짓인데 우리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해바라기를 하며 호수가를 걷고 있었다. 우리가 뿌에르또 몬뜨나 뿌에르또 바라스에서 여유롭게 거닐 수 있었던 건, 파타고니아 투어를 위해 꽤 긴 시간을 배정해 두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시간 조차 언제든지 바꿀 수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대략 10개월 정도의 여정으로 긴여행을 떠난 것이므로 거의 이민 수준이나 다름없었다. 




따라서 마음 내키면 언제 어느곳에서든지 짐을 풀어놓고 무작정 그곳을 즐기기로 마음먹은 터였다. 그러니까 대략 한 달 남짓한 여정으로 남미투어에 나선 분들은 우리를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부러워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분들과 우리는 전혀 마음가짐 부터 달랐다. 우리가 선택한 여행 루트는 일반에 잘 알려지지도 않아서 여행정보가 매우 빈약했다. 그리하여 대부분 남미 투어에 나선 분들이나 여행사에서 회피하는 루트였으므로, 우리는 여행자라기 보다 차라리 <모험가>라는 말을 붙여야 옳을지도 몰랐다. 

그래서 길고 험한 여정을 코 앞에 두고 차근차근 마음의 준비를 거치며 뿌에르또 몬뜨 주변을 서성거리고 있는 것이다. 언제인가 죽기전에 마음 먹고 파타고니아 투어를 하실 작정을 하신 분들은 차근차근 글쓴이의 포스트를 눈여겨 봐 주시기 바란다. 정말 "죽기전에 꼭 가 봐야 할 여행지가 이곳이구나" 하는 걸 실감하시게 될 것이니 말이다. 그 서곡이 뿌에르또 바라스에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먹구름을 한 점 한 점 집어삼킨 호수는 다시금 쪽빛 하늘을 한 웅큼씩 집어삼키며 호수 곁에 앙증맞게 작은 풀꽃들을 드러내 놓고 있었다.
 




그 뿐 아니라 한국에서 늘 봐 오던 버들강아지들이 만개하여 봄이 무르익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아주 어릴 적 까까중 머리를 하고 뒷동산 계곡에서 신기해 하며 바라보던 버들강아지와 조금은 다른 모습이지만, 호수 곁에서 뽀송뽀송한 꽃봉오리를 드러낸 버들강아지를 보자마자 '삶은 한 순간이구나' 하는 게 절로 느껴지기도 했다. 아마도 공자는 이런 순간을 위해 그 유명한 말씀 하나를 우리들에게 화두로 던졌는지 모르겠다.
 



"아침에 도를 깨우치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맑고 고운 호수가에는 샛노란 꽃잎을 드러낸 작은 요정들이 장차 다가올 여행지의 모습을 선보이고 있었다.



그 곁으로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파편들이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었다.


우리는 호수 곁에서 뭍으로 올라 뿌에르또 바라스를 굽어 보기로 했다.


그 언덕 위에 서면 철쭉을 닮은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고지고 있었다.


산티아고에 발을 디딘 이후 봄은 빠른 속도로 남하하고 있었던 것이다.


장끼우에 호수가 발 아래로 펼쳐지는 언덕에 오르자 언덕위에는 작은 풀꽃들이 지천에 널려있었다.


녀석들은 작은 소리로 우리를 부르는 한편, 발길을 붙잡고 놔주질 않았다.



언덕 위로 이어지는 오솔길 곁에는 온통 꽃밭이었다. 이런 꽃들이 아무도 가꾸지 않고 마음대로 피고지는 꽃이란 말인가.


현재 위치,뿌에르또 몬뜨에서 지척에 위치한 뿌에르또 바라스는 파타고니아로 들어서는 길목에 있다.



#2. 하늘을 삼켜버린 장끼우에 호수

언덕위에 올라서자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 호수 전경이 눈 앞에 드러났다. 



어디가 호수인지 하늘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토록 장엄해 보이는 하늘을 본 적 없었다. 수평선 끄트머리에 위치한 오소르노 화산은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지만, 차라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게 더 나아보일 정도였다. 언덕 위에서 호수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속이 뻥 뚫린 듯한 느낌이 절로들었다. (참 이상도 하지.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장면 앞에 설 때 마다 '속이 시원하다'라고 말했던가.)
 


호수는 하늘을 집어 삼키고 하늘이 다시금 호수를 집어삼킨 그 언덕을 걷는 것 만으로 발길이 가벼워지는 것이다.


아무런 말이 필요없는 곳...


우리는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길을 걸식들린 사람들 처럼 천천히 걷고 또 걸었다.


우리는 그저 발길이 닿는대로 바람처럼 거닐고 있었던 것이다.












그 걸음은 150간의 파타고니아 투어가 끝날 때 까지 이어졌다. 우리는 파타고니아의 대자연에 온 몸을 맡긴 채 길을 나서고 있었던 것이다. 그 시발점이 오소르노 화산과 깔부꼬 화산이 두 봉우리를 드러낸 로스라고스의 장끼우에 호수였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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