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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갤러리/도시락-都市樂

창동예술촌, 화폭에 담아낸 스토리텔링


Daum 블로거뉴스
 


화폭에 담아낸 스토리텔링
-오래토록 지우지 못할 골목길 풍경-



예술인들의 마음 속은 어떤 모습일까.


Daum view


얼마전 다녀온 마산 창동예술촌은 수 많은 아이콘들을 골목 곳곳에 숨겨놓은 듯 했다. 창동예술촌 골목길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마치 근사한 스마트폰의 어플을 만난 듯한 착각이 일 정도인데, 아무 데나 문을 열고 들어서기만 하면 닫혀있던 호기심들이 활짝 열리며 말을 걸어오는 것이다. 창동예술촌에 들러 맨 먼저 방문해 본 곳이 그런 곳이었다. 그곳에는 맑고 투명한 색채의 그림들이 화자가 되어 이방인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었다. 





"저기 요...저 좀 봐 주실래요?...^^" 

창동예술촌은 전국 최초로 예술을 통해 도심을 재생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곳이었다. 창동은 한 때 마산의 중심지였고 사람들의 발길이 넘치던 곳이었다. 그러나 인구감소 등의 이유로 쇠퇴일로에 접어들었다가 창원시가 빈 점포 50곳을 예술인들에게 2년 동안 무상임대 하면서 예술촌으로 거듭나게 됐다. 빈 점포에 예술혼이 깃들면서 창작공간으로 변해 이야기 보따리를 잔뜩 품은 채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나 할까. 
 




도시인들이 만드는 프로젝트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할지언정, 창동예술촌의 사활을 거머쥔 것은 이곳에 입주한 예술인들의 예술혼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 건 낮선 골목길에서 맨 먼저 마주친 한 사람 때문이기도 했다. 그는 화가 김성기님이었다. 글쓴이는 대뜸 김성기님 화실에 들러 인사를 건네고 김 화백의 작품에 대해 말을 걸었다. 아니 김 화백의 작품이 내게 말을 걸어와 무슨 말이라도 해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아서, 작품의 소재에 대해 '독특하다'며 '선생님의 마음씨를 느낄 수 있다'고 말을 건냈다.






김 화백은 작품의 소재가 '스토리텔링'이라며 이야기가 있는 그림이라고 소개했다. 작품을 대하는 분들이 그림 속으로 들어가 함께 대화를 나누며 즐길 수 있는 그림들의 색채는 하늘과 바다의 빛깔을 곱게 품고 있었는 데, 이런 색채를 가능하게 만든 것도 김 화백의 고향과 무관하지 않았다. 그는 마산 출신이었으며 그가 어릴 때 늘 바라봤던 하늘과 해안선이 그의 마음 속에 소묘를 해 두었다고나 할까. 
 




당신이 살아오면서 그 하늘과 해안선은 마음 속의 켄버스가 되고, 그 위의 삶의 족적을 얹어 놓고 보니, 그림 한 점에 삶의 괘적이 고스란히 박재되어 '가고파'의 마산이 김 화백의 화실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김 화백은 두 아들을 두고 있었는 데 작품 속에서 음악을 좋아하는 김 화백과 성악을 하는 큰 아들의 모습도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었다. 이은상님이 지은 '가고파'를 화폭에 옮겨놓은 듯 김 화백의 작품을 만나면 금새 '내 고향 남쪽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가 연상될 정도였다. 마산의 잃어버린 정취가 김 화백의 화폭 속에서 되살아나며 빈 점포가 생기를 되찾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한편 괜한 걱정거리고 생겼다. 도시를 재생(再生, regeneration)하기 위해 예술인들이 한시적으로 창동예술촌에 예술혼을 불어넣는 것 까지는 괜찮은 생각도 들었지만, 이분들의 생계가 은근히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창동예술촌 프로젝트를 기획한 창원시 관계자와 예술촌 설립 취지에 따르면 창동예술촌의 정체성이 모호해 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예술촌을 투어하는 동안 알게된 불편한진실(?) 속에는, 비록 창원시가 2년간의 무상 임대기간이라는 혜택을 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인테리어 비용 등 제반 비용은 예술인들이 부담하고 있었으므로, 창동예술촌을 방문하는 분들이 수준 높은 작품을 오래동안 볼 수 있을 건지 은근히 걱정이 되는 것이다. 






마치 노래말 속에만 존재하는 가고파의 고장 합포만이 매립지로 바뀌어 한 작가의 마음 속에만 존재하는 것 처럼, 창원시가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루지 않으면, 창동예술촌 조차 몇 안 되는 시민들의 가슴 속에만 존재하는 그런 풍경으로 남을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창동예술촌 골목길을 둘러 보면서 곳곳에서 발길을 붙드는 참한 장면들 때문이자, 오래토록 음미하면 할수록 맛이 진하게 우러나는 도시 속의 예술 아이콘들이 전해준 매력 넘치는 모습들 때문이었다.
 





얼마전 한 작품을 만나보기 위해 한걸음에 헤이리의 예술촌을 방문한 적 있다. 그곳의 한 갤러리(소금항아리)에서 서양화가 정우범 화백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는 데, 우리의 눈길을 끈 작품의 이름은 '환타지아'였다. 화려한 색채가 유난히 돋보이는 그 작품이 우리를 단숨에 헤이리 까지 가게 만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꽤 오래 기다린 끝에 정 화백을 만나 작품의 소재나 배경 등에 대해 호기심을 드러냈다. 정 화백은 "내가 살던 고향은 사계절이 뚜렷한 시골..."이라며 어릴 때 봤던 그 장면들이 훗날 예술가의 길을 걷게 만든 것이라 했다. 당신의 마음 속은 여전히 60년 전의 맑고 고운 고향을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며, 마음속에 생생하게 그려진 소묘 때문에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선 보인 창동예술촌은 빈 점포에 예술혼을 불어넣어 생기발랄해진 모습인데, 한 예술인의 작품 속에 녹아든 마음씨를 살펴보니 보다 더 잘 가꾸고 꾸준히 잘 보살펴야 할 귀한 장소가 창동예술촌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예술인들의 마음씨가 곱고 맑으면 그 분들을 만나는 시민들 또한 곱고 맑아지는 건 당연지사 아닌가. 모처럼 다녀온 팸투어에서 오래토록 지우지 못할 게 창동예술촌의 골목길 풍경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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