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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fondamento della Cheonan

천안함, 증인의 몰인정에 놀란 방청객 1인

Daum 블로거뉴스
 


증인의 몰인정에 놀란 방청객 1인
-너무 다른 직업군인과 일반 병사들의 전우애 -



산 자는 죽은 자의 억울한 마음을 알아줄 필요가 없었던 것일까.

Daum view


천안함 사건 공판 자료를 정리하던 중 묘한 장면과 마주치게 됐다. 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법 서관 524호 법정에서 속개된 천안함 사건 공판도 여느때와 같이 증인석 뒷편에 마련된 방청석에 앉아 증인으로 출두한 증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기록해 두고 있었다. 증인과 방청객은 재판부를 향해 같은 방향(정면)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증인의 뒤통수만 바라보게 된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변호인측의 집요한 질문에 증인으로 나선 허순행 상사는 아예 변호인측으로 의자를 돌려 앉았다. 따라서 허 상사의 측면이 방청석에서 확인됐고 익히 알고 있던 문답에 대해 잠시 방청하며 옆 모습을 스케치 해 봤다. 

증언에 나선 허 상사의 얼굴이 시종 붉게 상기된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검게 그을린 덕분에 그 모습은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정도였다. 또 허 상사는 변호인 등의 심문에 "네, 그렇습니다."라며 당당하고 씩씩하게 답변했다. 그런데 방청객으로 나선 글쓴이에게는 오히려 씩씩한 모습이 마음에 걸렸다. 허 상사는 필요 이상으로 씩씩하고 군기가 바짝 든 모습이었다. 참 알 수 없는 산 자의 레퀴엠이라고나 할까. 
 

군대를 다녀온 대한민국의 건장한 사내들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지만, 군대를 다녀오는 동안 '사랑의 종류'가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테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성적 사랑을 말하는 에로스적 사랑이라 든 지.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을 말하는 스톨게적 사랑이든 지. 친구간의 사랑을 말하는 필레아적이든 지. 신의 영역인 아가페적 사랑이든 지...이런 건 군대를 안 갔다 온 사람들이 다 아는 사랑의 종류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건장한 장정들이 훈련소에 입대를 하는 순간 이렇게 평범한(?) 사랑의 종류는 또 하나의 사랑에 의해 모두 잊혀지고 만다. 그게 뭔 줄 아나. 천안함 사건과 관련하여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 포함 긴급 안보 장관회의에 참석했던 군 면제자 다수는, 죽었다 다시 살아났다고 해도 알 수 없는 '전우애'라는 끈끈한 사랑이다. 전우애란 전장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한 사람들 만 가질 수 있는 특권이자 영장류 만이 가진 고귀한 가치가 아닌가싶다. 세상에서 가장 폐쇄적이자 상명하복의 엄격한 규율과 규칙이 적용되는 군대생활이 만든 매우 특이한 사랑의 모습이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은 다 느끼는 사실이지만, 전우애를 통해 형제나 부모 자식간 내지 이성간에 느낄 수 없는 끈끈한 정 등, 병영 생활을 통해서나 전투에 나서면 백전불굴의 강한 의지가 동반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천안함 사건 공판을 통해 방청객 신분으로 공판에 나선 증인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있노라니, 천안함의 통신장 허순행 상사를 비롯한 직업 군인들은 근무 기간이 짧은 일반 병사들과 전혀 다른 전우애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가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전우애가 보통의 병사들과 다르다는 점 때문이며, 3군의 병사들이 목숨 걸고 사랑하는 전우들과 달리 부사관이나 장교들이 전우애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점이다. 

군대가 군의 무기와 전술.전략 등을 체계적으로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게 부사관 등 직업군인을 통해 가능하다고 판단했는 지 모르겠지만, 이들의 감성과 이성을 엿 본 결과 '팀스피릿'은 '빵점'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산 자 만을 위한 레퀴엠이 천안함 사건을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정 작전 중에 일어난 과정은 무시되고 결과만 중시된 결과,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산 자는 보다 더 긴 시간을 가족과 함께 살아야 하는 의무감 때문인 지. 전우애는 사라지고 가족애만 남아 증인석에서 목청을 돋우며 당당하고 씩씩하게 답변에 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방청객 1인의 가슴에 찬바람이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놀란 것이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희생된 46위의 영령들은 침묵하고 있는 동안 산 자들은 특정 정권 내지 천안함 사건에 가담한 군의 지휘관 등을 위해 전혀 불필요한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천안함 생존 장병 4명 '남다른 각오'라는 제하의 한 기사를 통해 "서해에 잠든 전우들을 지금도 꿈에서 만난다"며 "북한이 또다시 도발하면 목숨 바쳐 바다를 지킨 전우의 몫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또 아직도 일각에서 천안함 피격(?)을 둘러싼 의혹(?)을 제기하는 데 대해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뿐"이라며 "민·관·군 합동조사로 모든 결과가 나왔다"고 강조했다며 세계일보는 박연수 대위의 인터뷰를 실었다. 
 

 


 뿐만 아니라 공창표(24) 하사는 "당시 부상으로 무릎인대가 파열돼 3개월가량 치료를 받았다"며 "아직도 차가운 백령도 바다에 잠든 전우들이 종종 꿈에 보인다"고 말했다. 고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함께 근무했던 이용상 병장(하사 추서), 차균석 하사(중사 추서), 이상준 하사(중사 추서)…"의 이름까지 말하고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말을 잇지 못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들이 세계일보를 통해 인터뷰 한 시점은 천안함 침몰 사건 2주기를 앞 둔 불과 6개월 전 쯤(금년 3월 23일)이었다. 

그런데 천안함이 어뢰로 피격되었다고 보고한 천안함의 통신장 허순행 상사는 동료 전우들의 주검을 말하는 증언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연출해 보였다. 그는 천안함이 침몰한 지 2년 반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놀라운 평정심을 되찾으며 전우들의 주검에 대한 트라우마 모두를 떨친 모습이었다. 전우애란 눈꼽 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증언의 취지는 이랬다.


"증인은 백령도 앞 바다에 침몰된 천안함 함미 인양시 신원을 확인하는 업무를 맡았다.
증인이 확인한 천안함 승조원 30 여 명의 대원 중, 
(주검의 모습은)신체에 절단.화상 등 심각하게 훼손된 부분이 없었다"


변호인측이 허 상사에게 질문한 의도가 무엇인 지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것이다. 천안함이 북한제 1번 어뢰에 의해 폭침되었다면 외상 흔적이 나타날 것이며, 그 흔적은 고막이 터지는 등 심각한 폭발 후유증을 격어야 마땅했을 것이다. 그러나 허 상사의 증언에 따라 생존자는 물론 희생자들 한테 까지 어뢰에 의한 폭발 상흔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에 의해 폭침된 게 아니란 반증이며, 희생자들은 배 밑바닥에 구멍이 뚫리는 등 침몰로 모두 익사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 보다 더 큰 충격을 보태 준 건 허 상사의 증언이었다. 그는 증언을 통해 천안함 희생자(전우)들의 주검 30구 이상을 확인한 증인이었지만, 무슨 이유 때문인 지 놀라운 평정심을 보이며 증언에 임했다. 그는 생사고락을 함께 한 전우들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감정의 변화가 없는 몰인정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며, 이를 통해 다수 생존자였던 직업군인들과 단기 병사들의 괴리감을 보여준 것이다. 천안함의 진실을 감추고 있었던 또 다른 세력이라고나 할까.

이들을 통해 
보통의 병사들이 가진 끈끈한 전우애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직업군인들을 통해 폐쇄적인 군 조직의 경직된 모습을 다시한번 확인해 봤던 게 지난 27일 속개된 천안함 사건 공판의 모습이었다. 대한민국 해군이 '밥통해군'으로 불리울 수 이유 하나가 돌출된 셈이다. 하지만 이들 나름의 의지와 의사는 '천안함의 진실'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었다는 걸 언제쯤 알게 될까. 천안함 희생자 46위의 억울한 영령들을 뒤로 한 채, 산 자의 레퀴엠에 열중한 생존자들이 더욱 슬퍼 보이는 건 비단 글쓴이 만의 생각 만은 아닐 게다. 천안함의 진실은 이미 다 드러나 있는 데 말이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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