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 중에서 가장 영묘하고 뛰어난 능력을 지닌 게 영장류 중 사람이라는 말이다. 우리 인간이 반드시 그런 능력을 소유한 뛰어난 존재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천안함 침몰사건을 통해서 나타난 인간의 능력을 '만물의 영장'에 대입해 보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들 중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동물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인간이 가진 영묘하고 뛰어난 두뇌가 가져다 남다른 능력이 인간을 그렇게 부를 수 있도록 만든 것 같다.
예컨데 동물들이 인간과 같거나 비슷한 능력을 통해 인간들을 속일 수 있다면 별 희한한 일이 다 일어날 것 같은 우스광스러운 상황이 일어날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일은 별로 관찰되지 않고 있다. 거짓말을 통해 남을 속이거나 절망에 빠뜨리며 이익을 취하는 일은 주로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들의 전유물로 나타나고 있다. 오죽하면 인간들의 전유물과 다름없는 거짓말을 영화의 시나리오로 만들어 인간의 여러 유형을 함축해 놓고 있겠는가. 그래서 거짓말의 경중을 통해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을 분류해 놓고 권선징악을 통해 선을 장려하며 악을 징벌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세상에는 선과 악 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유형을 가진 인간도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는 게 영화 속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한 때 우리에게 널리 익혀진 영화 '황야의 무법자'를 통해 새로운 유형의 인간이 나타났는 데, 이를테면 그는 좋은 놈(善)과 나쁜 놈(惡)의 장단점을 비빔밥 처럼 절묘하게 섞어놓은 듯한 '더러운 인간'상이다. 이 세상에는 선과 악 그리고 더럽고 추잡한 인간상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게 만물의 영장이 가진 또 하나의 속성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가진 뛰어난 능력이 천안함 침몰 사건에서는 어떻게 작용하고 있었는 지. 국회 국방위회의록 등에 나타난 사실을 통해 각각의 유형을 살펴보도록 한다. 시간을 2년 반 쯤 거꾸로 되돌려 국회 국방위원회 현장에서 합참 정보작전처장 이기식 준장이 증언하고 있었던 천안함의 상태는 이런 모습이었다.
실종(사망)승조원이 갇혀 있었던 함미 침몰 위치와 동떨어진 故한주호 준위가 숨진 '제3부표' 위치 대략
2010년 3월 27일 오후에 개회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이진삼(전 육군참모총장 출신) 위원은 천안함 침몰사건 보고에 나선 합참 정보작전처장 이기식 준장에게 "그럼 배 앞 부분에서는 안 걸리고 뒤에서 걸린 걸렸다는 얘기 아니겠어요?"라고 물었다. 이기식으로 부터 천안함의 침몰상황을 보고 받은 후 문답으로 좌초된 상황에 대한 의문을 풀고있었던 것이다. 천안함은 당시 좌초된 상황이었으며 배 밑바닥에 구멍이 뚫려 기관실로 급격한 침수가 되고있었던 상황이었다. 이기식은 이진삼 위원의 물음에 대해 이렇게 증언했다.
"지금 스크루에 걸렸는 지 배 가운데서 걸렸는 지 그거는 지금 정확하게 식별이 안 되고 있습니다. 해난구조대가 들어가서 선저(배 밑바닥)에서 그것을 확인해야지 됩니다. 지금 저희가 얘기하고 있는 것은 함미부분이라고 했는 데 함미부분이라 함은 배 가운데서 부터 배 끝까지 제일 뒤에까지 그쪽을 지금 함미라고 저희가 통상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합참 정보작전처장 이기식 준장은 국회 국방위에 출석하여 새빨간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었다. 그는 이진삼 위원이 천안함의 좌초 상황에 대해 묻는 질문에 "해난구조대가 들어가서 선저(배 밑바닥)에서 그것을 확인해야지 됩니다."라고 증언했다. 이기식은 국민들을 통째로 속이고 있었다. 그가 국회 국방위에 출석하여 증언을 하고 있는 모습은 천안함 사건을 국민들에게 보고하는 절차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기식이 증언한 해난구조대는 사건 당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었을까.
이미 관련 포스트에서 언급했지만 천안함의 진실을 되찾기 위해 다시 한번 그 장면을 확인해 보면, 진해를 출발한 해난구조대는 천안함이 침몰한 다음날(27일) 백령도에 도착한 직후 이기식이 보고한 '구조작전 주안점'과 전혀 동떨어진 임무를 통해 백령도 용트림 바위 앞 '제3부표' 위치에서 잠수함으로 추정되는 괴물체 탐색에 故한주호 준위 등을 투입하고 있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故한주호 준위는 천안함 실종자 구조수색 작전에 투입돼 희생된 게 아니라 전혀 엉뚱한 위치에서 천안함 승조원 구조수색과 무관한 작전을 펼치다가 숨지고 만 것이다. 우리는 참 '좋은 사람'을 새빨간 거짓말에 의해 잃고 만 것이다.
아직도 적지않은 분들이 이런 사실을 잘 모르고 있을 것 같아 노파심으로 고한주호 준위가 숨진 '제3표' 위치와 천안함 승조원 46명이 수중에 갇혀있었던 함미침몰 위치를 그림 속에 표시해 봤다. 향후 천안함 (함미)침몰 위치와 해난구조대 고한주호 준위가 숨진 위치를 혼돈하지 말았으면 좋겠다.(위 그림 실종(사망)승조원이 갇혀 있었던 함미 침몰 위치와 동떨어진 故한주호 준위가 숨진 '제3부표' 위치 대략 참조)
이런 불행한 사태는 천안함이 침몰한 직후 소집된 긴급안보장관회의에서 결정 지어진 것으로 판단되는 바, 이기식이 국회 국방위에 출석하여 천안함 사건의 전말을 보고한 사실은 긴급안보장관회의가 열린 직후이며, 이때 부터 천안함 사건은 이 사건에 가담한 합참의 관계자 등에의한 참 '나쁜 놈'들에 의해 은폐.조작되며 오늘까지 이른 것이다.
그 중에는 사람들로 부터 '찌라시'로 불리우는 조중동이 직간접적으로 이 사건을 왜곡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었다. 그 중 '조선닷컴'은 사고 직후(26일 오후 10시 44분 부터 27일 오전 3시 44분) 기사를 통해 일찌감치 천안함 침몰 사실의 은폐.조작을 시도하고 있는 복선의 기사를 날려 보내고 있었다. 이들은 해군참모본부의 말을 빌어 "당시 선체 후미에서 폭발이 있었으며, 선체 뒤쪽 스크루 부분에 구멍이 뚫려 침몰했다"고 밝히면서, 한편으로는 천안함이 폭발에 의한 침몰 가능성 까지 열어두는 간교한 술책을 부리고 있었던 것일까.
조선닷컴은 이와 함께 청와대의 말을 빌어 "천안함이 침몰한 지점은 NLL에서 남쪽으로 상당히 떨어진 곳으로, 북한 함정 출몰 해역이 아니다"며 "북한의 공격 가능성은 현재로서 희박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 당국은 내부에서 폭발이 일어났거나, 기뢰 등 외부 폭발물에 의해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작성 시간은 천안함이 침몰한 직후(26일 오후 10시 44분) 부터 긴급안보장관회의가 열린 직후(27일 오전 3시 44분)에 보도(수정 보도)된 기사 내용이다. 조선닷컴의 기사 내용을 참조하면 긴급안보장관회의 결과 천안함은 <북한의 1번 어뢰에 의한 폭침>으로 일찌감치 결론지어졌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천안함이 좌초로 (긴급한)침수 상황을 겪으며 (추돌로)침몰에 이른 후 소집된 긴급 안보장관회의에는 어떤 사람들이 참석하고 있었을까. 천안함이 침몰 직후 사람들의 입방에 오른 건 긴급 안보장관회의에 참석한 이명박 정권의 지도자들이었으며, 이들은 한결같이 군 면제자 내지 군 미필자들이었다.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렇다.
천안함 침몰로 열린 '긴급 안보 장관회의' 참석자 명단
천안함 침몰 사건 직후 열린 긴급 안보 장관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의 면면 때문에 국민들이 한숨을 푹 쉬게 된 이유를 알만 했다. 이명박 정권을 이루고 있었던 지도자급 사람들 다수는 군 면제자였다. 국방부 장관과 차관을 제외 하면 군대 근처를 갔지만 되돌아 온 방통대군 최시중과 함께 다수 인물들은 군대 근처도 안 간 군 면제자들이었다. 이에 대해 당시 봉은사 주지였던 명진 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총 한번 안 쏴 보고 재식훈련 안받아 본 사람들이 앉아서 국가의 안위를 논하는 모습을 보면서...분노를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6.25 때 전쟁터에 끌려가서 죽어간, 우리 장병들이 죽으면서 빽,빽 하고 죽었다는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 빽이 없어서 군대를 가고 빽만 있었으면 살았을 텐데...있는 집 자식,권력있는 집 자식, 다 군대를 빠지는 거예요. 가난하고 힘없고 빽 없는 사람만 군대를 가고 죽었던 것도 그 당시의 현실이고...지금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석연찮은 이유로 군대를 면제 받고...또 계획적으로 징집영장을 기피해서 군대를 안 간 사람도 있고,...(큰소리로 호통치듯)국가의 지도층에 앉아 있으면서 어떻게 국가의 안보를 논하는 것인가?...이런 분노 때문에...피어 보지도 못하고 꺽인...젊은...청춘!...자식들을 생각하는 가족 부모들의 마음들이...애간장이 끊어지고...그 슬픔을...그 사람들이 알기는, 알 것인가?!!...참으로 비통한 마음으로 어제 하루를 보내고...오늘 부터는 제가 기도를 하고...<중략>"
천안함 침몰 사건은 낡은 초계함 한 척과 46명의 꽃다운 청춘만 잃은 게 아니었다. 천안함 사건을 통해 드러난 우리 사회의 모습은 참담했다. 나라 전체가 천안함 사건에 빠져 허우적 대며 패닉 상태에 빠져들며 국론분열을 가속화 시켰던 것이다. 그 속에는 국가의 지도자들이 군 면제와 같은 상식 이하의 짓을 버젓이 저지르며 변명을 일삼고 있었다. 명진 스님이 이 사건과 관련하여 우회적으로 비유한 우리 사회와 군대의 모습은 '빽의 사회'와 '빽의 군대'였으며, 천안함의 희생자들은 가난하고 힘 없고 거기에 '빽(배경)' 조차 없어 함미에 갇혀 숨진 사람들일까.
군대도 안 갔다 온 사람들이 모여 천안함의 침몰원인을 찾고자 결론을 내린 모습이, 하필이면 동족을 이간질 하며 정치적으로 이용한 <천안함 폭침설>이라니. 우리 사회의 근간에는 좋은 사람과 나쁜 놈은 물론 '더러운 인간'이 동시에 공존하게 된 놀라운 현실로 변한 것이다. 따라서 '권선징악'은 옛말이 됐고 권선징악에 더러운 인간을 추가해야 옳은 세상이 됐다. 그게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들이 만든 거짓된 세상의 단편 이자, 황야의 무법자 같은 인간들이 활보하는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다.
천안함 희생자 46위의 영령들이 호국영령들과 함께 이승에서 못다한 이야기가 있다면 합참의 은폐.조작 기록과 함께 무책임한 사람들이 함부로 사유화 하고 남용한 권력이 아닐까 싶다. 그게 더러운 인간들 내지 어둠의 세력들로부터 이루어지고 있었다니 얼마나 억울해 할까. 천안함의 진실을 되찾지 못하면 또 다른 우리 이웃이 영문도 모른 채 수장될 게 틀림없다. 불행하게도 천안함 희생자 46위는 국가를 위해 희생된 게 아니라 국가가 방치한 문제와 더불어 이명박 정권의 정치적 이해 관계 등으로 희생된 억울한 호국영령들이었다.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이 발사한 1번 어뢰에 의해 폭침되었다고?...누가 그래?!...<천안함의 진실 찾기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