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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840년간 계속된 사랑, 아직도 식지 않았다!

840년간 계속된 사랑, 아직도 식지 않았다!


아마도...
우리가 천년을 사랑할 수 있다면 그건 '영원한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인생은 살아봐야 백년도 채 못살며 100년을 산다고 한들 사랑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열심히 사랑하며 산다고 해도 100년이라는 이야깁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사랑하는 시간은 길어봤자 몇십년?...아니면 몇년?...


 저 저 은행나무가 840살이나 된 은행나무 입니다.

진화론자인 찰스다윈이 '種의 기원'에서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칭한 '은행나무'는 1,000년 이상을 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별한 천재지변이 없는 한 은행나무는 1,000년 이상을 사랑하며 산다는 것이지요.

나무가 사랑하며 산다는데 선뜻 동의하지 못하시는 분들도 가끔 있지만
잘 알려진대로 은행나무는 뽕나무와 더불어 암수가 구별된 나무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숫나무는 열매를 맺지 못하며 암나무만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840살 된 나무를 지켜 온 작은동네 뒷산으로 가는 길


대게 알려진 바로는 '은행나무는 마주보고 있어야 열매를 맺는다'고 합니다만
은행나무가 마주보고 있기는 매우 힘듭니다.

은행나무가 좌향좌 내지 우향우 또는 뒤로돌앗! 같은 제식훈련에 익숙하지 않을 뿐더러
제 몸을 제 마음데로 움직이지 못하는 나무잖아요.^^



옛 마을의 흔적은 이곳에 남아있는 작은 연못 뿐입니다.


은행나무는 암수가 보통 수km(2km정도로 알려져 있음)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어도 수태가 가능한데
수꽃의 화분이 바람에 날려 암꽃에 전달되면 비로소 열매가 맺힌다고 합니다.
우리 눈에 띄지는 않지만  수꽃의 화분입자가 바람에 날려 암꽃에 수정된다는 재미있는 사실입니다.



바닥에 점점이 널려있는 게 은행열매입니다. 온통 은행열매 천지입니다.


 제가 찾아간 곳은 경기도 하남시(서울 송파구에서 지척에 있음)항동이라는 곳입니다.
그곳에 840년간 사랑을 해 온 은행나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서기 2008년)으로 부터 840년을 되돌리면 서기 1168년경에 이곳에서 태어난 나무입니다. 정말 까마득 하네요.
첫번째 그림은 이 나무가 서 있는 위치를 보기 위해서 뒷산으로 올라가서 내려다 본 그림이구요.



크기가 엄청납니다.


지금은 백제 위례성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이 주변에 작은 공장이나 창고가 가득하지만
얼마전 까지만 해도 이곳은 거의 논과 밭이었습니다.



이 은행나무가 저곳에 태어났을 때에도 논과 밭을 바라볼 수 있는 작은 산아래 촌락이 몇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이 은행나무는 이 마을 사람들이 대대손손 살아 온 모습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는 것입니다.



올려다 보니 아직도 가지끝에는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려있습니다.


한자리에 서서 이마을 사람들의 희로애락 모두를 지켜보며 살아왔던 것이지요.
개똥이엄마로 부터 논밭에서 돌아오며 땀을 닦으시던 짱구아비는 물론이고 그 할아버지와 손자들 까지... 



제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국내 최고령의 은행나무는 용문산에 있는 은행나무(수령1,100년이상으로 추정)였고
강화도 전등사에 있는 은행나무 두그루(수령 5~600백년)와 함께 은행의 열매를 보지 못한것으로 기억되는데
항동의 나지막한 산자락 아래에 있는 이 나무는 지금도 왕성하게 열매를 맺고 있었습니다.



지난 가을부터 겨울과 봄을 지나면서 지난주 3월현재 까지  나무아래는 온통 은행천지였습니다.
발을 옮길 때 마다 은행알이 톡톡 터져서 재미도 있었지만 어렵게 맺은 열매를 터드리는 일이 불경스럽게 여겼는데
이 마을 사람들은 이 은행열매을 취하지 않고 그대로 이 나무 곁에 두고 있었습니다.



영목靈木으로 생각한 민간신앙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 열매를 줏어가거나 따가면 벌을 내린다'는 전설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은행나무와 인간의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닐까요? ^^)
그렇게 해서 이 나무가 온전히 보전되기도 했구요.

일례로 강화도 전등사에 있는 은행나무는 조선시대때 관아에서 은행열매를 지나치게 많이 상납토록하자  
한 노승이 동자와 함께 나타나서 은행나무에 명하여 열매를 맺지 못하게 했다는 이해하기 힘든 전설이 전해져 내려 옵니다.
생물학적으로 이해 불가능한 이 전설은 아마 당시 '숭유억불'정책을 삼은 조선조에 대항한 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나무아래에는 은행열매가 가득 쌓여있지만 그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습니다.


이 은행나무는 또 얼마나 큰지 카메라에 전부를 담으려면 먼 발치에서나 가능했습니다.
나무 높이가 약 30m에 이르고 둘레는 9m 40cm나 되었습니다.  

저는 이 나무를 바라보면서 '나무도 사랑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는데
그렇다면 그 대상은 누굴까하고 주변을 살펴보았더니 이곳에서 500여m 떨어진 곳(교산동)에 사랑의 대상이 있었습니다.
'광주향교'가 있는 담장 곁에 서 있는 수령 500년 이상된 거목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연상의 여인을 사랑한 은행나무자 연하의 애인을 둔 은행나무였습니다.^^



 항동에 사는 은행나무의 연하애인(숫나무)격인 광주향교 곁 교산동의 은행나무입니다. ^^


저는 이 나무를 보면서 나무도 인간과 같이 사랑을 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사랑을 열정적으로 지속하면 젊음을 유지하며 오래토록 그 사랑을 간직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40년간 계속 이어져 온 사랑의 열매를 보시면서 한순간이라도 '사랑'에서 멀어지지 않으시길 기원합니다. 

 




 840년간 계속된 사랑의 열매...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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