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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AGONIA

파타고니아, 뜸들이면 더 맛있는 풍경들

Daum 블로거뉴스
 

뜸들이면 더 맛있는 풍경들  
-바다와 호수가 분간이 안 된다-




뿌에르또몬뜨에 가면 꼭 봐야할 명소는 어느곳일까.
 

Daum view


150일간의 파타고니아 투어를 통해 적지않은 여행자들을 만났다. 그 분들은 국적에 관계없이 만날 때 마다 '즐거운 여행'이 되길 빌어주었다.  여행을 위해 낮 설고 물 선 먼 나라 까지 여행자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헤아려 줄 사람들이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그 중에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는데,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의 다른 여행자들 보다 바빠 보였다.

어디 한 곳에 지긋이 눌러 앉아 여행지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그분들은 목적지를 향해 쫒기듯 다니고 있었는데 여행길에 만나 대화 몇 마디를 나눈 것 외 그분들은 스치듯 지나치고 말았다. 그분들의 관심사는 곧 마주치게 될 관광명소가 전부인 듯 했다. 여행자라기 보다 관광객이라고나 할까. 남미 투어에 나선 관광객들은 우리에게 익히 잘 알려진 몇 군데의 관광명소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이를테면 페루와 볼리비아에 가면 마추피추와 우유니 소금사막 투어를 보는 게 고전 처럼 여기고 있었고, 산티아고나 뿌에르또 몬뜨는 다음 여정을 위해 대략 하룻밤 정도 잠만 청하고 떠나는 곳 정도로 인식되어 있었다. 그분들은 그렇게 바쁘게 이동하여 또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이나 엘챨텐 내지 빼리또 모레노와 띠에르라 델 푸에고 및 땅끝 도시 우수아이아로 이동한 다음 이과수 폭포를 만나 곧 귀국길에 오르는 것이다. 그 여정이 대략 한 달 남짓했으니 그럴만도 했다. 

그러나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월등한 선진국에서 온 여행자 뿐만 아니라 아내와 나는 이런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이해해 줄 수 조차 없었다. 그 비싼 비용과 노력을 통해 지구반대편 남미땅을 밟았으면 본전(?)은 뽑아야 할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것이다. 한 달간의 남미 투어를 위해 그분들이 지불한 비용은 왕복비행기 값 포함하여 대략 1000만원 내외였다. 이 정도의 비용이면 최소한 3개월 이상의 남미투어를 알차게 할 수 있는 비용이었지만, 바쁘게 움직이는 관광객들에게는 그 비용이 별로 탐탁치 않았던 것일까. 


전설의 땅 파타고니아로 떠나고 싶으세요? 
 

파타고니아를 지킨 칠레의 영웅(?)들이 뿌에르또 몬뜨 바닷가에 흉상을 남겼다.
  

그분들은 가이드를 동반한 관광에 나선 이후 끊임없이 호텔의 숙식 문제를 따지는 등 여행지에서 전혀 불필요해 보이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물론 생활이 바쁘고 제한된 시간 때문에 할 수 없이 패키지 여행을 선택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150일간의 파타고니아 투어 내지 그동안 쌓인 남미투어 내공을 총동원해 보니, 생각하면 할수록 아까운 생각이 드는 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여행지에서 조금만 뜸을 들일 시간만 있다면 죽을 때 까지 행복한 추억을 고이 간직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특히 뿌에르또 몬뜨 근처는 오소르노 화산이나 칠로에섬 등 볼거리가 지천에 널려있는 곳이라서, 가능한한 여행지 주변을 잘 살펴보면 두고두고 그리워질 아름다운 곳이자 파타고니아의 향기 일부를 잘 맡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는 수영장에 들어가기 전 가슴부위에 물을 적시듯 뿌에르또몬뜨에 머물면서 장차 맞이하게 될 파타고니아 투어를 오래토록 뜸들이고 있었다. 


 
 
7년 전 약속 지킨 '전설의 땅' 파타고니아 

-뜸들이면 더 맛있는 풍경들-

[Flash] http://tsori.net/attachment/fk050000000005.swf


산티아고에서 뿌에르또몬뜨에 도착한 우리는 가까운 곳을 살펴보는 한편 뿌에르또 몬뜨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의 뿌에르또 바라스로 이동해 봤다. 그곳은 7년 전에 가 본 뿌에르또 옥타이(Puerto Octay)와 지천에 위치해 있으면서 전혀 다른 풍경을 선사했는데, 그곳은 육지에 갇힌 호수였지만 마치 호수 처럼 잔잔한 뿌에르또 몬뜨 앞 바다의 걸프만과 흡사해 보였다. 바다와 호수가 분간이 안된다는 말이다. 먼저 푸에르또 몬뜨에 도착한 후 어둠이 짙게 깔릴 당시 뿌에르또 몬뜨 항구 모습을 17mm 렌즈로 담아봤다. 이곳이 정녕 바다란 말인가.


호수처럼 잔잔한 뿌에르또 몬뜨의 저녁 풍경
-PUERTO MONTT-



산티아고에서 뿌에르또몬뜨에 도착한 첫 날 우리는 뿌에르또몬뜨 항 주변을 산책했다. 바다가 빤히 내려다 보이는 언덕 곁의 민박집에서 걸어서 10분 정도면 바닷가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뿌에르또 몬뜨는 꽤 긴 우기를 막 끝내려는 찰라였다. 하늘에는 여전히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고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 바닷가에는 사랑에 눈 먼(?) 청춘들이 서로 부둥켜 안고 떨어질 줄 모르고 있었다.

(흠...우리도 저런 시절이 있었던가...^^)



뿌에르또 몬뜨 앞 바다는 바람 한 점 없이 잔잔하여 누군가 '이곳은 바다'라고 말해주지 않는한 호수라고 느낄 정도로 면경같이 잔잔했다.




그 바닷가는 노을 조차 먹구름 너머로 비켜가고 있었다.




길다란 배수관을 드러낸 썰물 때의 뿌에르또 몬뜨, 그 너머로 구름속에 갇힌 파타고니아 땅이 어렴풋이 보인다. 7년 전 우리가 이 바닷가를 거닐 때 엄두도 못 낸 파타고니아 투어였다. 그저 떠나면 되었을 텐데 무엇 때문에 주저하고 있었는 지.



뿌에르또 몬뜨 바닷가를 산책할 때 마다 괜히 웃음이 나는 작품 하나. 슬픈 표정을 한 두 남녀가 이별을 아쉬워 하는 듯한 이 작품은 유치한 듯 매우 진진해 보인다. 누구나 한 때 사랑을 열병 처럼 경험했을 텐데,...꽤나 긴 세월을 지내놓고 보니 사랑 조차 유치해 보인 것일까. 무엇이든 진심이 깃든 행동은 유치함 이상으로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하다. 그게 사랑인 지. 사람들은 이곳에 오면 슬픈 표정 앞에서 미소 지으며 기념 촬영을 남긴다.


산티아고에서 뿌에르또 몬뜨에 도착한 첫 날 우리는 아무런 말도 없이 바닷가를 서성거렸다.


산티아고에서 쫒기듯 부지런히 남쪽으로 내려온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파타고니아에 찾아 온 봄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게 확연히 드러나 보였기 때문이다. 지구반대편 남반구에 찾아온 봄은 칠레 전역을 꽃밭으로 만들고 있었는데 그 빛깔은 노란꽃 일색이었다. 우리는 파타고니아에 무리지어 피어있을 야생화와 함께 눈을 하얗게 머리에 인 고봉을 그리워 하고 있었던 것이다. 





멀리 탱글로 섬이 보이고 뿌에르또 몬뜨 항의 불빛이 어렴풋이 보인다.


뿌에르또 몬뜨에서 지내는 동안 언덕 위에서 습관 처럼 늘 내려다 보던 풍경, 저 너머에 파타고니아의 비경이 숨겨져 있다.

뿌에르또 몬뜨 터미널 빤히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노오란 풀꽃들이 무리지어 피어있다.



바다처럼 변한 뿌에르또 바라스의 먹구름 드리워진 호수
-PUERTO VARAS-





이틀 후, 바닷가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짐을 꾸렸다. 뿌에르또 바라스로 가 보기 위해서였다. 그곳은 뿌에르또몬뜨에서 약 30~40분 정도면 당도할 수 있는 가까운 곳이었다. 언급한 바 뿌에르또 몬뜨에 머물면 오소르노 화산 지역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대략 우리돈으로 만원 정도의 비용만 들이면 두고두고 잊지못할 풍경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바둑이 두 녀석이 흐드러지게 핀 철쭉 곁에서 망중한을 달래고 있는 곳, 그 곳이 뿌에르또 바라스의 여유로움인 지.(ㅋ...귀연 녀석들... ^^)


 뿌에르또 바라스에 도착하여 호수 곁을 거닐면서 맨 먼저 눈에 띈 버들강쥐.



그리고 호숫가에서 바라 본  뿌에르또 바라스의 풍경은 이곳이 바다인지 호수인 지 분간이 안 될 정도였다.



끝이 보이지 않는 호수에 정박해 있는 범선 한 척 


구름만 걷히면 금방이라도 모습을 드러낼 오소르노 화산이지만 이날은 결코 오소르노의 봉우리를 보여주지 않았다.


이곳은 장끼우에 호수(Lago llanquihue)다. 그런데 뿌에르또 몬뜨에서 바라본 바다와 뭐가 다른가.


뿌에르또 몬뜨에서 대략 1만원 정도의 비용과 발품만 들이면 가 볼 수 있는 맑고 아름다운 호수를 그냥 지나치는 게 얼마나 아쉬운 일인가.



뿌에르또 몬뜨에 가면 꼭 가 봐야 할 명소가 장끼후에 호수의 뿌에르또 바라스다. 물론 시간적 여유가 더 있으면 좀 더 멀리 진출해 보는 것도 괜찮다. 뿌에르또 옥타이에서 바라보는 오소르노 화산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아름다운 곳이기 때문 아닌가.


먹구름이 드리워진 하늘 아래 정박한 범선 한 척이 금방이라도 우리를 태우고 파타고니아를 향해 항해에 나설 듯 하다.


우리는 이 호수 곁에서 생전 여행 한 번 떠나지 못한 사람들 처럼 꽤 오래 서성거렸다. 수정처럼 맑고 아름다운 호수와 호텔들이 즐비한 뿌에르또 바라스는, 동시에 파타고니아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식물들을 호수곁에 거느리고 있었기 때문일까. 내셔널지오그래픽으로 부터 지구상 최고의 낙원 10경 중에서 으뜸으로 치는 파타고니아는,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 마다 게으르게 만든다는 속설이 있다.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도무지 떠날 생각을 못하게 만드는 신비로운 자연 때문이다. 우리가 꽤 오래동안 뿌에르또 바라스에서 서성인 이유가 그랬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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