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시골풍경 닮은 정겨운 5번 국도
한국에서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최남단에 위치한 파타고니아로 이동하는 루트는 크게 두 곳으로 나눌 수 있다. 글쓴이가 이동한 비행기 항로는 서울(인천)에서 호주의 시드니로 먼저 이동한 다음, 그곳에서 뉴질랜드의 오클랜드를 경유하여 칠레의 산티아고로 입성하는 항로였다. 그리고 또다른 항로는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북미 경유 노선이다. 케나다 뱅쿠버를 경유하여 멕시코시티로 이동하던지, 아니면 미국을 경유하여 남미의 리마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등지로 이동하는 노선이다. 물론 서울에서 유럽을 경유하여 부에노스아이레스 등지로 이동할 수도 있다.
그러나 파타고니아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선을 이용하든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나 칠레의 산티아고를 경유할 수 밖에 없다. 이때 부터 파타고니아로 향한 길고 긴 여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파타고니아 투어를 위해 아르헨티나로 입국하는 경우에는 꽤 복잡한 루트를 거쳐야 하며 칠레로 입국하는 것 보다 매우 힘들거나 비용을 더 지불하게 된다. 파타고니아의 대부분 지역은 칠레지역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아르헨티나로 입국을 하게되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서쪽 안데스자락에 위치한 맨도사나 바릴로체로 다시 장거리 이동을 하여 안데스(국경)를 넘어야 한다. 물론 산티아고로 입국하게 된다고 해서 곧 바로 파타고니아가 눈 앞에 펼쳐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산티아고로 입성하면 파타고니아로 이동하는 5번 국도변의 풍경을 통해 파타고니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칠레의 북쪽에서 부터 뿌에르또 몬뜨 까지 이어지는 5번 국도(우리나라의 경부선과 비슷하다)의 풍경은 한국의 시골풍경을 닮은 정겨운 장면들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길게 이어진다. 산티아고의 중앙터미널에서 부터 뿌에르또몬뜨 까지 시간은 대략 13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데, 버스를 타고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곧 펼쳐질 파타고니아의 풍경이 자연스럽게 다가오게 된다. 창 밖으로 펼쳐진 시골풍경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파타고니아 정취에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다. (본 포스트에 등장하는 그림들은 1박 2일 동안 산티아고에서 뿌에르또 몬뜨로 이어지는 5번 국도변의 풍경과 함께 뿌에르또몬뜨에 맨 먼저 도착하여 촬영한 그림 몇 장이 포함됐다.)
7년 전 약속 지킨 '전설의 땅' 파타고니아
2박 3일간의 비행을 마치고 산티아고에 입성한 우리는 파타고니아로 이동하기 위해 시차조절을 하고있었다. 산티아고의 한 호스텔에서 우리 교민들이 밀집한 빠뜨로나또(Patronato) 지역을 산책하거나, 숙소에서 가까운 베야비스따 거리와 산끄리스또발 언덕을 오르내리며 장도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칠레는 남쪽 파타고니아에서 부터 북쪽으로 4,350km에 걸쳐 있는 나라이다. 대략 남한의 10배 정도의 길이이며, 남위 17°30′~56°30′, 서경 66°15′~76°45′에 위치해 있다.
전설의 땅 파타고니아로 떠나고 싶으세요?
또 동서의 평균너비는 약 177km이므로 한국의 인천에서 속초로 이동하는 거리 보다 더 짧아, 산티아고에서 서쪽 바닷가에 위치한 비냐델마르나 발파라이소로 이동하는 시간은 대략 1시간 반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그러나 남북으로 이동하면 사정이 달라진다는 건 우리가 너무도 잘 안다. 산티아고에서 파타고니아로 이동하려면 '달라진 사정'에 따라 부지런히 이동해야 하며 몇 번 정도의 숨고르기가 필요하다. 파타고니아는 느리게 느리게 매우 느리게,...안단테로 감상해야 제 맛인 것이다.
우리는 산티아고에 도착한 다음 대략 1주일간의 시간을 보내며 다시 장도에 올랐다. 그동안 산티아고의 명소 몇 곳을 돌아본 것은 물론 천국의 계곡이 펼쳐진 발파라이소를 다녀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곳은 우리가 계획한 원래의 목적지가 아니었다. 우리는 우리의 의지와 함께 알 수 없는 자연의 힘에 끌려 조금씩 조금씩 파타고니아로 이동하고 있었다. 150일간의 파타고니아 투어가 막 시작된 것이다.
태초의 신비한 자연을 간직한 파타고니아로 이동하기 위해서 산티아고에서 5번 국도를 따라 뿌에르또몬뜨로 이동하면 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매우 정겹다. 동쪽으로 길게 펼쳐진 안데스를 따라 펼쳐진 비옥한 농토는 이방인을 늘 부럽게 만들고 있었다. 칠레의 인구 대비 농토는 너무도 넓어 좁아터진 나라에 살고있는 우리를 누눅들게 만들고 있었다.
버스내에서 촬영된 사진은 화질이 나쁘므로 양해 바란다.
세상에는 이 보다 더 넓은 땅을 가진 나라가 수두룩 하지만 왠지 모르게 파타고니아를 소유한 칠레가 더욱더 값져보였기 때문인데, 이 땅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수는 겨우 1700만명 정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칠레 사람들은 주로 산타아고에 모여 살고 그 수가 대략 650만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약 1천만명 정도가 칠레 전역에 퍼져살고 있는 셈인 데, 파타고니아 투어를 통해 글쓴이의 눈에 비친 칠레노들은 인구밀도가 가져다 준 스트레스를 전혀 느끼지 못한 채 자연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파타고니아 땅에 두 발을 담그다
7년 전 우리가 서 있던 뿌에르또몬뜨의 작은 언덕에서 바라본 걸프만, 그 언덕 위에는 작고 노란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자연이 주는 선물을 만끽하며 하루 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고 있었는데 인구가 많이 모여살고 있는 도시로 가면 갈수록 스트레스 정도가 심한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산티아고를 떠나 파타고니아로 향하고 있는 여정은 자연인으로 변하게 되는 과정이라고나 할까. 안데스에서 연중 쉼 없이 흘러 내리는 빙하수로 농사를 짓고 있는 농촌 풍경을 창밖 풍경을 통해 바라보고 있자니 한숨이 절로 나오는 듯 했다.
산티아고에서 저녁 7시경에 출발한 버스는 다음날 아침 뿌에르또몬뜨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침대버스를 타고 밤새 달려왔지만 귓전에는 아직도 버스의 소음이 징징 거리며 울리는 듯 했다. 그리고 7년의 세월이 경과하는 동안 늘 그리워한 뿌에르또몬뜨의 작은 언덕에 올라 바다를 바라봤다. 마침내 파타고니아에 두 발을 적시게 된 것이다.
언덕 위에서 바라본 뿌에르또몬뜨 터미널, 멀리 파타고니아가 구름속에 가려져 있다.
뿌에르또몬뜨에 도착하여 우리가 맨 먼저 가 본 곳은 7년 전 우리가 묵었던 숙소(민박집) 앞이었다. 그 언덕에 올라서면 걸프만 너머로 늘 구름과 안개가 서린 파타고니아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탱글로 섬(Isla Tanglo)이 평화로운 모습으로 작은 어촌을 품고있는 모습이 보인다.
썰물이 시작된 탱글로 섬의 풍경,벚꽃이 한창이다.
7년 전 우리는 이곳에 머물면서 거의 매일 바다 건너 안개와 구름속에 가려진 땅을 그리워 하며 다시 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게 파타고니아 땅에 서식하는 깔라파테라는 작고 검은 열매의 전설에 따라 이루어질 줄 누가 알았으랴. 우리는 뿌에르또몬뜨에 도착하자마자, 아예 파타고니아 전부를 품에 안은듯 설레이는 가슴을 주체하지 못했다. 우리는 운 좋게도 뿌에르또몬뜨 터미널에서 한 세뇨라를 만나 곧 펼쳐질 파타고니아 이야기를 잠시 엿볼 수 있게 됐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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