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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IAGO

해외 체류 10개월이면, 여행일까 이민일까

Daum 블로거뉴스
 


해외 체류 10개월이면, 여행일까 이민일까  



이틀전 산티아고는 온통 안개 속에 갇혀버렸다.

마치 내일이 불확실한 여행자를 안개 속에 가두어 둔 

아스무리한 몽환적인 풍경이라고나 할까.


Daum view


거의 매일 오르내리는 산 끄리스토발 언덕의 산책길도 처음으로 은빛 실루엣을 걸치고 이방인을 맞이했다. 가을이 깊어가는 산티아고의 4월은 주로 이런 풍경이 계속된다고 현지인이 전했다. 다시 봄이 올 때 까지 긴 시간 동안 이렇듯 흐린 풍경이 지속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산티아고 시민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게 있다면 따사로운 햊볕이다. 별 거 아닌 것 같은 볕 하나가 산티아고 시민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산티아고에 두 달째 머물고 있는 글쓴이에게 땡볕은 반갑지 않았다.

 햋볕이 얼마나 강한지 마치 돋보기로 햋볕을 모아 쬐는 듯한 강렬한 빛 때문에, 볕이 강한날은 아예 외출을 삼가고 있는 것이다. 그 대신 느려터진 인터넷을 붙들고 시름하는 게 일상이 됐다. 오늘 이 포스트에서 끄적이고 싶은 이야기가 느려터진 인터넷이며 나를 붙들어(?) 두고있는 산티아고의 이야기다. 먼저 이곳의 인터넷 사정을 몇자 끄적여야겠다.


느려터진 인터넷 때문에 한국으로 가야하나?


참 배부른 여행자의 푸념 처럼 들리겠지만, 한국의 인터넷에 길들여진 꼬레아노가 지구 반대편 칠레의 산티아고에 머물면서 느낀 인터넷 사정은 거의 도를 닦는 수준이다. 요즘 도사의 조건이 무엇인지 어슴프레 알게되는 것이다. 도사가 되려면 맨 먼저 마음의 수양 내지 수련이 필요할 텐데, 그 때 도사가 되고 싶은 수련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참을 줄 알아야 한다. 거의 매 시간, 매 일, 매 주, 매 달, 매 년 또는 수 년 내지 다년간 가슴 속에 참을 인()자를 새겨 두고, 세상을 이해하고 인간들의 성품을 이해해는 등 내공을 길러야 겨우 도사 과정의 인턴수련자가 될 게 아닌가. ^^


요즘 글쓴이가 가슴에 품고 사는 게 있는데, 그게 하필이면 한국에서는 일상화 되고 흔해빠진 인터넷에 대한 불만인 것이다. 이틀전에는 자칫 자판 앞에서 깐죽거리는(?) 인터넷을 향해 칼을 빼들 뻔 했다. 주지하다시피 참을 자는 마음밭 위에 칼을 올려둔 형상인데 마음의 평정심이 흐트러지면 함부로 칼을 휘두르게 된다. 자판 앞에서 빌빌 거리며 깐죽거리는 모니터를 한 방 쥐어 박고 싶었던 것이다. 그게 어느새 두 달이 다 된 것이다. 그래서 문제점들이 무엇인지 컴맹이 두루 살펴본 결과 인턴 도사가 결론을 내렸다. 


그림은 다 익어 떨어인 선인장 열매와 우리눈에 익은 분꽃이 산책로 곁에 있는 모습이다.


"...흠...그럼 그렇지. 지구 반대편에서 한국으로 날아가는 신호가 얼마나 느리겠나..."


속으로 중얼거리긴 했지만 그게 말이나 될 법한가. 그래서 어떤 때는 잘 되고(속도가 그런대로 괜찮음) 또 어떤 때는 잘 안 되는 시간대를 조사해 가며 끄적거리는데, 글을 발행해야 하는 시각에 저장이 안되는 결정적인 오류가 생길 때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가슴에 품고있던 칼자루를 만지작이게 되는 것이다. 그런 기분 아실런지.ㅜㅜ 


우리가 뭔가에 빠져들고, 그게 생활을 지배하고 습관이 되면, 좀처럼 그 습관에서 빠져나오기 쉽지않다는 게 인터넷으로 증명되고 있었다. 그래서 인터넷 앞에만 서면, 느려터진 인터넷 때문에 귀국해야 하는 생각이 한 두번 드는게 아닌 것이다. 앞으로 그런 생각은  인턴 도사를 또 얼마나 괴롭힐까.




해외 체류 10개월이면 여행일까 이민일까?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산티아고에서 머물고 있는 두 달 동안은, 긴 여행으로 가뜩에나 느낌을 잃어버린 글쓰기가 평정심을 잃고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그건 마치 여러 날을 굶주린 사람이 뷔폐에 도착하여 눈이 휘둥그레진 상황과 비슷했다. 먹을 건 널려있지만 제한된 량이나 맛을 결정해야 하므로, 이것 깔짝 저것 깔짝 요리조리 깔짝깔짝대며 젓가락질을 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그래서 오늘 아침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 나름의 결정을 내렸다. 느려터진 인터넷을 붙들고 통사정 하며 친해지기로 하는 등 인턴 도사 과정을 마치고 싶은 것이다. 그런 결정을 하고 보니까 해외 체류 10개월이면 여행인지 이민인지 까지 나름대로 정리를 해 둘 필요가 있었다. 여행자인지 이민자인지 둘 다인지 나름의 결론을 내려야 느려터진 인터넷과 친하게 지내며 도사의 본분(?)을 지킬게 아닌가. 




글쓴이는 한국에서 남미 파타고니아 투어를 목적으로 칠레로 입국했다. 그리고 목적한 바 파타고니아 투어를 마치고 산티아고에 다시 들렀는데 그 기간이 어느덧 7개월의 새월이 흘렀다. 본래의 계획이라면 귀국 날짜를 3개월 정도를 남겨두었는데, 관련 포스트에서 언급한 바 우리는 칠레 정부에 10개월 짜리 장기체류권(예전에는 1년 짜리였지만 변경됨)을 신청했다. 이번 주에 주민등록증 처럼 생긴 체류증이 나올 예정이다. 따라서 4월 말을 기준으로 10개월이 더 연장되었으므로 우리는 칠레에서 1년 이상을 거주할 수 있게된 것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사업을 하는 등 세금을 납부한 실적이 없을 경우, 여전히 여행자 신분 내지 체류자 신분에 불과하다. 




글쓴이는 여전히 여행자 신분?


 하지만 10개월의 장기체류를 통해 현지에서 특정 업무를 통해 수입을 창출하고, 이 나라의 법률이 정한 세금을 납부한 경우, 다시한번 10개월 짜리 장기체류를 신청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총 20개월 동안 이 나라에 머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두 번의 절차를 거치고 나면 곧바로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 투자이민 등의 절차를 거치면 곧바로 영주권을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글쓴이의 경우 현지에서 7개월 머물렀고 향후 10개월을 다시 추가로 머물 수 있지만, 여전히 여행자의 신분과 다름없는 것이다. 

그러나 10개월의 체류기간 동안이라면, 여행자의 신분이면서 해외생활자와 다름없어서 이민자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처럼 여겨지니, 여행인지 이민인지 슬쩍 햇갈리는 것이다. 그게 요즘 산타아고를 뒤덮고 있는 몽환적인 풍경의 안개를 닮아 미래가 불투명해 보이는 것이다. 거기에 현지의 인터넷 사정이 한몫 더 거들어 한국으로 가야하나 말아야 하는 등 고민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사정 때문에 귀국해야 할까 아니면 느려터진 인터넷을 붙들고 아날로그 풍경 속으로 빠져들까. * 흥미로우셨나요?  채널고정! 추천 꾸욱~즐겨찾기 꾸욱~ 보다 알찬 포스팅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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